美-中 힘겨루기…셈법 복잡해진 정부
美-中 힘겨루기…셈법 복잡해진 정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6.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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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시진핑 면담 놓고 엇갈리는 평가, 중국 보수화 우려

[더피알=안선혜 기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한 가운데, 미국이 같은 날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을 놓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은행과 거래를 계속 하려면 북한과는 일절 거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중국이 대북 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자 미국이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베트남·일본 방문 등을 통해 미국이 대중 견제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한 중국 측의 대응에 다시 미국이 급제동을 건 시도라 볼 수 있다.

주요 언론은 중국과 미국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외교력도 시험대에 올랐다며, 정부의 대북 정책에 유연성을 당부했다.

▲ (위부터)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수용(왼쪽)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 있다. 신화통신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의 스타셰프 앤서니 보딘과 분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앤서니 보딘 트위터/뉴시스

<주요 신문 6월 3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사내유보금 11조 현대중, 2000억 절감하자고 감원할 건가 / 미·중은 조율된 대북정책으로 북한 변화 유도해야 / '모두에게 300만원씩' 스위스 국민투표를 주목한다

▲ 동아일보 = 與, 소수당 되고도 ‘靑오더’ 받고 국회의장직 요구하나 / 北 ‘국제적 돈줄’ 막는 것도 한국은 시진핑 눈치 보는가 / 은행 부실채권 15년 만에 최대치…중국보다 위험하다

▲ 서울신문 = 시진핑, 국제사회 북핵 폐기 노력 외면하는가 / 특수부가 강력부 비리를 제대로 캐겠나 / 리퍼트 美 대사가 꺼낸 통상압력 전주곡

▲ 세계일보 = 당정 엇박자에 ‘산으로 가는’ 미세먼지 대책 / 혁신과 거리 먼 혁신비대위로 여당 개혁하겠나 / 일본 미쓰비시, 피해국 가려가며 사과하는가

▲ 조선일보 = ‘동남권 新공항’ 정쟁 그만두고 ‘결과 승복’부터 약속하라 / 용역 회사에 ‘낙하산’ 보내고 인건비도 빼먹은 서울메트로 / ‘軍 침낭 비리’, 생활관 교체비 7조원은 다 어디 썼나

▲ 중앙일보 = ‘신 샌드위치’ 국면의 한국 경제…전방위 대응책 마련하라 / 새누리 비대위, 이런 면면으로 혁신할 수 있겠나 / 군납 비리에 30년 전 침낭에서 떨며 자는 병사들

▲ 한겨레 = 북-중 관계 개선, 비핵화 대화 시작 계기로 / 국회 원구성에 ‘여당 프리미엄’ 고집은 옳지 않다 / ‘꼬리 자르기’로 끝내선 안 될 홍만표 구속

▲ 한국일보 = 미중 파워게임에서 더 복잡해지는 북핵 해법 / 기업 투자·가계 소비 빙하기 풀 대책이 급하다 / 침낭까지 손 뻗친 군납 비리, 근절책 정말 없나

▲ 매일경제 = 영남권 신공항 경제효과·편익만으로 입지 정해야 / ‘비리 복마전’ KT&G, 정부 관리감독 강화 방안 찾아라 / WTO 중립성 훼손한 美의 상소위원 연임 반대 결정

▲ 한국경제 = 시진핑의 중국, 보수 회귀 조짐에 주목한다 / 20대 국회, 특권 내려놓기엔 왜 아무 말이 없나 / 장승화 WTO 상소위원 연임 반대, 미국 왜 이러나

경향신문은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엇갈린 조치를 취하면서 북핵 문제를 양국간 갈등 구조 속으로 밀어넣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문은 “한국과 미국은 이(중국과 북한의 유화적 움직임)를 두고 대북 제재 이완을 우려했지만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중국을 통해 국제 고립에서 탈피하려고 시도한다면 이를 적극 돕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北 ‘국제적 돈줄’ 막는 것도 한국은 시진핑 눈치 보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대북 제재에 보다 힘을 실었다.

이 신문은 “정부 일각에선 ‘첫 번째 제재 동참국’이 될 경우 중국이 반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당사자인 우리가 미적거리면서 국제사회가 북 돈줄 죄기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결연하게 제재에 동참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신문도 시진핑 주석의 이번 면담에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돌수록 북핵 문제 해결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에 자금을 쏟아 붓는 북한의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는 “북한이 이번 방문을 통해 노렸던 대중 관계복원과 국제고립 탈출이라는 효과가 얼마나 성과를 거뒀을지 의문”이라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미묘한 변화에 주목했다. 껄끄러운 핵 문제를 ‘일관된 입장’이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기 때문.

한국은 “3년 전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방중한 최룡해 당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비핵화를 세 번이나 거론하며 강력 경고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며 “상황 여하에 따라 중국은 추가 핵실험을 유예하는 낮은 단계의 비핵화 조치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미국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것을 놓고 오는 6일부터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 대화를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려는 조치이나 “미국의 이런 모습은 미-중 협력 및 대북 접근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북-중 관계 개선이 핵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우리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경제는 중국의 보수 회귀 조짐에 대한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간 해빙 무드는 간단히 넘길 사안은 아니다”며 “마오이즘 즉, 보수로 회귀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한경은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을 선전하는 간판도 베이징 시내 곳곳서 눈에 띈다”면서 곳곳에서 발견되는 보수 회귀 흐름을 지적하고, “권력 집중을 통한 개인 권력의 강화는 중국 정치의 갈등만 심화시킬 것이 확실하다”면서 “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보편가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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