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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PR 3건 중 1건 ‘유찰’…왜?
공공PR 3건 중 1건 ‘유찰’…왜?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6.13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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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공공PR 용역입찰 조사] 주요 특징과 시사점
정부가 1년 동안 발주한 공공PR 예산은 얼마일까. 어느 부처가 가장 많은 용역을 맡겼고 어떤 홍보를 원했을까. 광고, 디자인, 컨설팅 등 각 분야에서 정부 일감을 많이 따낸 PR회사는 어디일까. 공공PR의 1년 현황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목조목 살폈다.

① 정부부처·기관 및 지자체 현황
② PR회사 수주 현황 및 예산별 과업 내용
③ 주요 특징과 시사점

[더피알=박형재 기자] 공공 부문 입찰 데이터에 나타난 주요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유찰이 대단히 많다. 지난해 공공PR 975건 중 무려 29.6%인 289건이 유찰됐다.

구체적으로 ‘광고·홍보· 디자인·광고대행’ 517건 중 178건(34%), ‘영상홍보 동영상 제작’ 378건 중 72건(19%), ‘학술·연구·경영·컨설팅·특허’ 80건 중 39건(49%)이 대행사로부터 외면당했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기업 PR예산이 급감하며 공공PR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 (자료사진). 뉴시스.

둘째, 용역 기간은 대체로 짧았다. 6개월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1개월 미만 용역도 38개나 됐다.

PR은 기본적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전략 커뮤니케이션인데 공공PR은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져가기 어려운 구조다. 매번 PR회사가 바뀌면 전체적인 홍보나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정부 회계 시스템이 1년 단위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토목, 건설 등은 계속사업으로 분류돼 3~5년까지 장기계약할 수 있지만 PR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유재웅 을지대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는 “제대로 (정책을) 홍보하려면 충분한 사전 조사와 기획을 통해 광고 타깃에 맞는 메시지를 개발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 형식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셋째, 입찰제안요청서(RFP)에서 요구하는 수행업무의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고 세분화돼 있어 PR회사가 창의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일례로 미래부에서 발주한 ‘기업공감 원스톱 서비스 구축운영 및 기술사업화 통합 홍보’ 입찰 제안요청서에는 ▲홍보 전략 및 수행 계획수립 ▲SNS 및 주요 포털 연계 등 온라인 홍보 ▲언론사 연중기획 캠페인 연계 기획 및 실행 ▲대국민 참여 이벤트 기획 및 실행 ▲모니터링 및 이슈 관리 등 15건의 과업 수행 범위가 빼곡히 적혀있다.

넷째,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홍보’가 대부분이다.

지자체 홍보는 “도시를 멋있게 드러내는 세련된 영상 제작”이란 목적 아래 단체장 얼굴과 주요 성과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됐다. 정부부처 홍보는 여기에 언론대응이나 온라인 홍보 등이 추가된 형태다. 일부 부처는 전년도 용역에 내용만 조금 바꿔 재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분석 결과 가운데 공공PR 유찰율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은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민간 부문이 위축돼 다들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정부 용역은 왜 자꾸 유찰될까?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다시 데이터를 살펴봤다. 지난해 유찰된 공공PR 용역 289건 중 정부가 재공고를 낸 사례는 124건이다. 재공고 중 일부는 파트너를 찾았지만, 47건은 이마저도 외면당해 다시 유찰됐다. 아무도 원치 않았다는 뜻이다.

“공정성이 크리에이티브 집어삼킨다”

이들 용역에선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추상적 주제, 무리한 종합PR, 짧은 기간, 저렴한 수임료가 그것이다.

한식재단은 무리한 종합PR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례다.

재단은 ‘해외 우수 한식당 추천제’ 용역을 통해 ▲홍콩, 싱가 포르, 두바이에 있는 우수 한식당 선정 ▲한식당 가이드북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제작 ▲현지 PR대행사 활용 홍보 ▲현지 관광객 대상 홍보활동 ▲타깃 지역 내 매체 중심 기획기사 및 스트레이트 기사 게재 등을 해주는 대가로 4억7500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식당 선정부터 PR까지 외국에서 진행돼 매력이 떨어졌다.

짧은 기간에 애매한 수임료, 어려운 주제까지 ‘3단 콤보’가 빛난 경우도 있다.

해양수산부는 ‘수산업의 미래성장 산업화 정책홍보 실행’ 용역에서 “박근혜정부 주요 이슈인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등의 메시지를 수산업과 연계하여 매체에 전달, 효과적 콘텐츠 실행” 등을 과업내용으로 적었다. 그러면서도 업무기간 3개월, 사업비 1억원을 책정해 눈총을 샀다.

추상적인 주제들도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농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곤충산업 가치확산을 다룬 지상파TV 프로그램 제작 및 4회 송출’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공정위는 ‘홍보관 등 특설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실태 및 피해예방 방안 연구’ 용역을 내놨다 재유찰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실제 공공PR을 진행 중인 모 PR회사 대표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PR업무가 너무 방대해 1억, 2억짜리 용역은 직원들만 축나고 남는 게 거의 없다”면서 “용역을 따내도 머리만 아프고 실익은 없으니 유찰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공정한 심사를 한다며 공고문에 각종 PR업무를 적어놓고 그대로 하지 않으면 감점을 주는 평가 방식”이라며 “시스템으로 창의력을 재단하는 통에 틀에 박힌 PR활동만 반복된다. 역설적으로 공정성이 크리에이티브를 잡아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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