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혁신논의 대신 밥그릇 싸움만
새누리, 혁신논의 대신 밥그릇 싸움만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6.13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솎아보기] 첫 정착워크숍서 상임위 자리 다툼 벌여 ‘빈축’

[더피알=이윤주 기자]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준엄한 민의’는 잊은 것일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혁신’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듯한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소속 의원 122명 전원이 모인 가운데 경기도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20대 국회 첫 정책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육·복지, 주거·환경, 일자리·경제, 청년·소통 같은 정책과제를 놓고 1시간 30분씩 분임토론을 실시했다. “이 순간부터 계파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며 ‘계파청산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계파 청산문제와 탈당파의 복당, 향후 국회 운영 방안 등 당 최대현안에 대한 토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여당 몫 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희망 의원들의 경쟁구도가 달아오른 자리가 돼버렸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도전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급기야 정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명칭은 정책워크숍이었지만 사실상 상임위원장 경쟁을 위한 물밑접촉의 장이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각 상임위는 발의된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을지를 가늠한다. 당연히 국회 내에서 상임위원장의 위상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수활동비가 매월 1000만원 가량 지급되는 등 특권을 누릴 수도 있다. ‘의정활동의 꽃’ 혹은 ‘꽃보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13일자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상임위원회 신경전으로 인해 핵심적인 계파 청산을 위한 토론과 반성의 자리는 온데 간데 없고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하기위한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 새누리당 의원들이 10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2016 정책워크숍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6월 13일자 사설>

▲ 경향신문 = 3년 연속 최저등급 기록한 한국 노동자권리의 현실 / 2060년 한국 대기오염 사망자 1위 지켜만 볼 것인가 / 정부는 금리 인하 효과만 기대지 말고 특단의 대책 세워라

▲ 국민일보 = 비리 의혹으로 새정치와 더 멀어진 국민의당 / 이 판국에 경영권 다투는 롯데 일가, 그룹 이끌 자격 있나 / 서울광장의 동성애 축제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 동아일보 = 안전사고 빌미로 서울메트로의 덩치 키우려 하다니 / ‘구조조정 반대 파업’ 조선사에는 혈세 지원 못한다 / 계파청산 선언 이틀 뒤 “친박 해체” 요구… 與혁신 불가능인가

▲ 서울신문 = 40년 후 미세먼지 사망 1위 된다는 OECD 경고 / 나랏돈으로 로스쿨생 연수까지 보내려 하나 / 20대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 세계일보 = ‘새 정치’와는 멀어도 너무 먼 국민의당 추문 / 부실감사 철퇴… 회계업계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 구의역 사고 ‘네 탓’ 공방 벌이는 정치권 꼴불견

▲ 조선일보 = 史上 최저 금리 부작용 무서울 수 있다 / 한文 전 대표 요즘 '선동 여행' 중인가 / 또 美 대입 문제 유출, 이번에도 '한국 사건'이라면

▲ 중앙일보 =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여당의 상임위 집안싸움 / 외교장관의 방러, 적극적 다원외교 계기 되길 / 롯데 수사가 ‘국면전환용 검찰 정치’ 논란을 피하려면

▲ 한겨레 = 폭탄주 건배로 ‘계파 청산’ 끝내려는 새누리당 / 정치적 고려 없이 비리 핵심 파헤치는 수사 돼야 / 영남권 신공항 갈등과 정치·언론의 책임

▲ 한국일보 = 한강 하구 중국어선 단속, 단호하고도 신중하게 / 보건의료 산업에서 희망을 본다 / 새누리당 비대위, ‘혁신’이름에 부끄럽지 않아야

▲ 매일경제 = 네이버 라인 해외상장, 기업 글로벌 영토확장 큰 의미 / 中어선 퇴거작전 한강 넘어 서해에서도 상시 전개하라 / SAT 이어 ACT 취소, 국제망신 방지책 시급하다

▲ 한국경제 = 난무하는 대기오염 경고, 진실은 무엇인가 / 금리 내려도 돈이 돌지 않는다는 한은의 분석 / '좀비기업'이 중국보다 많다는 한경연 보고서

한겨레는 “반성과 혁신은 뒤로하고 새로 개원한 국회의 떡고물에만 정신이 쏠린 것이다. 이게 두 달 전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한 정당이 맞나 싶다”라며 “이런 집권여당에 당원과 지지자들이 어떤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며 일침했다.

또한 친박과 비박의 핵심 인사들이 정책워크숍 뒤 음식점에서 폭탄주 돌리며 ‘화합’다짐한 것을 두고 “미사여구의 선언문으로 계파를 없애고 폭탄주 건배로 화합을 이룰 수 있다면,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그 난리를 치면서 사생결단의 이전투구를 벌인 이유는 뭔지 아리송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계파 문제란 곧 ‘친박’ 문제”라며 “친박 핵심 인사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박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을 차단하는 실질 조처를 해야만 비로소 계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도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여는 첫 워크숍이면 이 같은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끝장토론이라도 벌여 반성과 개혁안을 도출해내고, 그 결과물로 계파 청산 선언을 내놓았어야 옳다”며 “그런데 친박계에선 총선 참패 책임을 따지는 것이 계파 조장 행위라는 무책임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혁신 논의가 실종된 것을 문제 삼아야 할 비박 의원들도 상임위 배정을 받기 위해 친박의 심기를 건드리려 하지 않았다니 ‘웰빙 새누리’의 행태는 친박이나 비박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못 박았다.

“당의 계파는 친박계 하나뿐이다. 새누리당에서 계파를 해체하라고 한다면 친박이 해체하면 된다”는 김용태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선언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나온 정면 반박은 ‘계파 청산’이 관제(官製) 선언과 다름없는 이벤트였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는 “(새누리당) 혁신비대위가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를 보지 않고, 계파적 이해관계에 묶여 위상과 입지를 스스로 좁히고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이대로라면 혁신비대위는 쇄신의 방향도, 초석도 다지지 못한 채 7월말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당내 갈등만 봉합하는 잠정 관리기구로 전락할 게 뻔하다”며 “혁신비대위가 이름값을 못하면 새누리당의 앞날은 지금보다 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시각을 드러냈다.

중앙일보는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들의 복당을 포함해 국민이 요구해온 개혁 과제들은 완벽하게 실종됐다. 대신 노른자위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인기 상임위에 배치되려는 의원들의 로비전만 치열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관례상 상임위원장을 맡아온 3~4선 의원 24명은 워크숍 내내 “내가 적임자”라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며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전반기에 한해 2년인 상임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줄여 24명 전원이 돌아가며 자리를 맡게끔 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문성이 중요한 상임위원장 임기를 반 토막 내면 상임위의 생산성이 급락할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자리 욕심이 워낙 강하니 이런 꼼수가 나온 것이다”며 “당이 뿌리까지 흔들리는 마당에도 자리 챙기기에만 급급한 여당 중진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