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못지않은 재미로 소통…극장가의 ‘GV 변신’
영화 못지않은 재미로 소통…극장가의 ‘GV 변신’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6.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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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교수, 번역가 등 분야별 전문가와 이색 소통

[더피알=이윤주 기자] 요즘 극장가는 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주는 ‘특별한 대화’로 관객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일명 ‘GV(Guest Visit·관객과의 대화)’의 변신을 통해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의 격언이 영화 속 명대사처럼 극장가로 고스란히 옮겨온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GV는 영화 상영 이후 갖는 평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말한다. CJ CGV아트 하우스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이동진의 라이브톡’이 대표적인 예다.

▲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 '아가씨' gv를 스타 라이브톡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의 작품 해석은 전국 16개 지정된 CGV에서도 실시간으로 동시에 볼 수 있다. 티켓 예매는 30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CJ헬로비전 티빙은 지난달부터 ‘이동진의 라이브톡’ 다시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객 반응도 좋다. 매달 GV 행사에 참석한다는 취업준비생 강정은(26) 씨는 “영화를 체계적으로 볼 수 있도록 훈련된 전문가에게 해설을 들으면 한 쪽으로 치우쳐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쉽게 정리된다”며 “개인적 취향 때문에 건너뛸 수 있는 좋은 작품들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화 주제에 맞춰 특정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GV를 마련하기도 한다.

영화 ‘데드풀’의 경우 지난 2월 개봉 당시 자막을 번역한 황석희 씨를 초청했다. 데드풀은 주인공 특유의 입담으로 ‘구강 액션’이라 불릴 정도였는데, 그런 작품의 특징을 번역의 힘으로 살릴 수 있었던 까닭. 황 씨는 자막을 번역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관객에게 들려주고 작품 속 숨겨진 포인트를 짚어주는 등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화성에서 홀로 고립돼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탐사 연구원을 그린 영화 ‘마션’은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를 초청, 영화적 상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과학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편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 열린 유럽단편영화제(EUSFF)에서는 ‘가족놀이’를 주제로 여행 작가 태원준의 유럽 만나기 GV가 진행됐다. 그는 엄마와 여행을 다니며 에세이 <엄마, OOO!>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로, 여행지에서 만난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눴다.

▲ '유럽단편영화제' 여행작가 태원준의 유럽 만나기에서 태원준씨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유럽단편영화제 페이스북

예술영화전용관 KU시네마테크에서는 격월로 ‘시네마테라피’ GV를 진행 중이다. ‘테라피’라는 콘셉트에 맞게 건국대병원 정신과 하지현 교수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소통한다는 의미다.

하 교수는 “(시네마테라피는) 영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평론하는 시간이 아니다. 단지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라며 “미술관에서 큐레이션 체험을 하는 것과 동일하게 영화에 대해 한층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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