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선진국형 정치PR 태동”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선진국형 정치PR 태동”
  • 염지은 기자 (senajy7@the-pr.co.kr)
  • 승인 2010.12.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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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의 힘 커지고 전문화 가속

‘PR의 전문화…’.

제 1세션 주제발표자로 나선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2011년 홍보 트렌드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2011년 PR트렌드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요약해달라는 질문에 ‘언론의 비전문화와 PR의 전문화’를 제시했다.

신 교수는 올해 각종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한 사건과 사고, 소셜미디어 영향력, PR과 언론간 힘의 변화 등을 분석하며 기업과 정부의 홍보 활동 변화 방향을 설명, ‘PR의 전문화’와 함께 ‘PR인의 경영 참여’를 요구하기도 했다.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둔 ‘선진국형 정치 PR의 태동’도 내년 PR트렌드로 제시됐다. 신 교수는 선전·환심 사기, 참정보 전달, 쌍방 설득, 상호 이해커뮤니케이션 등 PR발전의 4단계(Gruiing & Hunt) 중 현재 한국의 PR발전 단계를 2단계로 규정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조직에서 공중들로의 일방향적 정보 전달에 그치고 있을 뿐이라며 공중들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조직과 공중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하는 3, 4 단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중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홍보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보니 각종 소통 부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 신 교수는 연평도 사건 및 천안함 침몰, 나로호 발사 실패, 배추 파동, 서울시 낙지 중금속 발표 논란, 유명환 장관 자녀 특채 파문, 4대강 논란, 통일세 및 행시 개편안 논란, 롯데마트 치킨 파동, 오은선 칸첸중가 등정 논란 등의 근본 원인을 모두 홍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위키리크스 폭로, BP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도요타 급발진 사고 등 세계적인 사례들도 마찬가지로 예시됐다. 신 교수는 특히 올해 터진 도요타 급발진 사고를 무비판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규정,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도요타가 환경(사원, 고객, 지역사회, NGO, 외국정부 등의 태도)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았으며, 비판과 호소, 불만, 항의를 받아들이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조직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난 사태였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홍보발전 2단계…커뮤니케이션 오작동 사고 속출

우리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상황도 도요타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지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됐다. 신 교수는 우리의 현 상황을 생산원가 절감 및 글로벌화를 추진하며 근로자의 희생을 동반하고 현지화에 실패했던 도요타의 1990년 중반과 비슷하다고 분석하고 직원(협력사, 주주), 지역사회(정부, 언론 포함), 고객(NGO 포함) 등 다양한 공중을 동시에 고려해야하는 ‘Human & Communication'의 패러다임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를 위해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생각함으로써 오류를 만들지 않는 경영으로 가야 하고(Think Different→Think Critical), 기술과 마케팅이 아닌 인간을 생각해야 한다(Think Technology & Marketing→Think Human)고 일갈했다. 또 국제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는 것에서 국제적으로 생각하고 국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Think Gobally, Act Locally→Think and Act Internally and Internationally)고 강조했다. 또 커뮤니케이션은 통합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관리해야 한다(Think Communication→Think Integrated Comunication Management)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PR과 언론 간 파워 변화의 세계적 추세에도 주목했다. 미국의 전통 저널리즘 스쿨이 죽어가고 있는 반면, 홍보를 가르치는 힘은 커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인의 실무자화 현상 지속 △언론의 비전문화(de-professionalization)와 PR의 전문화 △라틴아메리카, 구소련 연방국가 등의 언론과 PR관계 타락 △언론과 PR관계 지수=국가 부패 지수 △스위스 언론의 홍보 콘텐츠 의존도 증가 △스위스 PR의 유리규정 실천과 고등교육 강화로 전문화 촉진, 1980년대부터 언론으로부터 독립 시작 △기업·정부·NGO의 주요 사회 이슈 프레임 선도 △언론과 PR의 다양한 융합으로 새로운 정체성(a new hybrid) 형성 등을 지적하며 날로 커지고 있는 PR의 힘을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형 정치 PR 태동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신 교수는 “미국 백악관 직원 70%가 홍보인 출신으로 차기 대통령은 캠페인을 잘하는 후보자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2012년 한국 선거도 역사상 최초로 어느 후보가 전략적 정치 PR을 구사해 논쟁을 선점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선진국형 정치 PR태동의 이유로는 △최근 20년간 계속된 정책홍보 및 기업 홍보의 붐 △언론대학원에서 홍보인 재교육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에서 양질의 미래 홍보전문가 교육 △홍보인 의식 민주화 및 홍보 노하우 선진화 △다수의 고급 홍보 실무자, 사회 곳곳에서 활동 △사회 분열과 불신에 대한 반작용으로 홍보의 시대정신 부각 등이 지적됐다. 그는 “외교도 퍼블릭 디플로먼시로 바뀌고 있다. 일례로 월드컵 유치 실패는 그쪽 국가 여론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중요 업무 중 하나도 PR이며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보담당, 경영활동 참여해야

홍보 실무자들의 다양한 경영활동 참여도 요구됐다. 신 교수는 “홍보를 단순한 프로모션 및 메시지 전파수단으로 여기기보다 전략경영으로 발전시켜야 홍보실무자들이 전략 경영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다”며 “홍보 실무자들이 경영권을 위임받아 다양한 경영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평도 사건 후 주요기업 주가가 5~8% 하락한 것도 단순한 재무적 가치가 아니라 신뢰적 가치로 봐야 하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 명성을 얻기 위해선 홍보실에서 이 같은 경영적 측면도 신경쓰도록 빨리 교정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 신 교수의 주장이다. 현재의 인적자원관리, 채용시스템, 마케팅, 연구 등 PR이 관여해 변화시킬 부분이 너무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신 교수는 “PR이 비지니스보다 공중 중심의 프레임으로 변화해야 하며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커뮤니케이션은 기업 목적과 일치시키도록 소비자와 미래 사원 등에 초점을 맞춰서 수행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PR실무자가 3.0이 되지 않으면 경영 3.0을 따라가지 못하고 계속 언론관계만 가져가게 된다. PR 3.0시대로 규정한 올해도 PR1.0과 2.0을 반복하고 있다”며 “책상위 분석이 아닌 투자를 통해 PR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과학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 교수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관련해 “중시해야 하지만 소셜미디어 때문에 신뢰를 얻는 PR 고유업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때문에 전통 미디어가 강력하게 위협받고 있고 트렌드가 되고는 있으나 천리안이나 싸이월드처럼 잠깐 인기를 끌다 주춤해질 수 있으므로 너무 소셜미디어에 매달리기보다 프로젝트시마다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유럽에 비해 한국조직들이 소셜미디어 모니커링과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제작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향후 미국처럼 담당 홍보실무자 채용을 늘리겠지만, 이를 PR실무의 변화로 여기지 말고 통제 불가능한 채널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그래야 공중의 다양한 요구, 사건 및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PR3.0시대를 견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enajy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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