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넘은 PR업계, 확대 또 확대
PR 넘은 PR업계, 확대 또 확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7.05 1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고·마케팅 역량 흡수…디지털은 기본, 제작·IMC 부문 강화

에이전시 업계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광고회사는 ‘콘텐츠’를 키워드로 기술과 결합한 실험적 조직을 신설하는 추세고, PR회사들은 디자인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비주얼 제작 역량 강화에 나섰다.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는 양측의 공통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디지털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변신하는 이들 조직은 어딘지 닮아있다.

디지털발 광고업계 변화 (←클릭)
② PR 넘은 PR업계

[더피알=안선혜 기자] 요즘 PR회사들은 부쩍 광고로의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광고회사 인력을 끌어오는가하면 디자인팀 혹은 스튜디오 조직을 강화해 제작 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디지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지난해 레오버넷 코리아 출신의 광고·마케팅 전문가 김동욱 대표를 영입한 프레인글로벌은 올해 안으로 디자인팀을 크리에이티브팀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에이티브팀은 광고회사에서 제작을 담당하는 부서라고 볼 수 있다. 당장 광고회사처럼 전문화된 조직으로 키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디지털 분야에서 영상과 광고를 배제할 수 없기에 외주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자체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김동욱 대표는 “PR과 광고의 영역이 없어짐에 따라 능동적인 대처 방안을 계획 중”이라며 “다른 영역의 마케팅 에이전시들과 긴밀하게 협조할 뿐 아니라 융합형 인재들을 영입해 내부 인력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디자인팀은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팀과 함께 사장 직속의 지원본부에 속해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회사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프레인은 그밖에도 올해 중국 진출, 광고역량 강화, 스타트업을 위한 서비스, 뉴미디어 사업 검토, 글로벌 에이전시와 협력체계 구축 등을 추진, 다방면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는 방침이다.

CD, 디자이너, 스튜디오 PR회사 품으로

디자인 조직 강화는 주요 PR회사들의 전반적인 추세다. 피알원은 최근 DCS(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스튜디오)팀을 신설, 광고·온라인 디자인을 비롯해 모바일 콘텐츠 등 각종 비주얼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온라인과 뉴미디어를 담당하던 디지털커뮤니케이션팀을 ‘디지털커뮤니케이션 솔루션’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이백수 대표는 “예전에 디지털팀이 온라인쪽 콘텐츠 개발이나 채널 운영담당자로만 이뤄져 있었다면, 지금은 온라인 광고 전문가, 전체 기획자, 캠페인 수행 경험 전문가 등을 추가 영입해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커뮤니크도 올해 디자인 스튜디오 소속 포토스튜디오를 새롭게 오픈했다. 모바일 콘텐츠, PR 콘텐츠 등을 위한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곳이다. 역시 제작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을 확충한 시도다.

외국계 PR회사인 웨버샌드윅 코리아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디자이너, 모션그래픽 담당자, 영상 감독 등의 인력으로 구성된 스튜디오팀을 갖추고 있다. 웨버샌드윅과 소셜 링크가 합병하면서 신설된 팀으로, 매년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 웨버샌드윅 소셜스튜디오 소개 이미지. 영상(연출, 촬영, 편집), 디자인(인포그래픽, 웹, 편집), 컴퓨터그래픽(모션그래픽, vfx, 3d), 애플리케이션(모바일앱, 페이스북앱) 등 디지털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와 콘텐츠 개발을 담당한다.

지난해 함앤파트너스와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이 합병해 출범한 함샤우트 역시 별도의 디자인본부를 갖추고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비주얼 콘텐츠 제작에서부터 아이덴티티 컨설팅, BI·CI 개발, 패키지 디자인, BTL(Below the Line·옥외, 프로모션 등) 물품 제작까지 포괄적인 크리에이티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엔자임은 5년 전부터 디자인 조직을 육성, 현재 크리에이티브 부서로 발전시켰다. 광고 및 아이덴티티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해 모션그래픽과 카피라이팅, 일러스트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종합적인 행사 현장 송출을 PR회사에서 담당하기도 한다.

신성인 KPR 대표는 “지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여러 클라이언트들이 참여하면서 사진·영상PR팀을 파견해 현장에서 영상을 만들어 바로 유튜브나 여타 SNS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며 “온라인PR팀이나 디지털팀에도 영상과 비주얼 담당자가 있지만, 사진 영상팀은 보다 전문적인 부분이 필요해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하면서 외부 협력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시도들이 펼쳐지는 가운데 뭐니 뭐니 해도 PR회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IMC 경쟁력 확보다. 광고회사와 지향점이 겹치는 부분이다. 디지털 분수령을 맞이한 시대 기존 강점인 영역에 신사업 경쟁력을 더해가려는 흐름 속에서 일어난 필연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KPR은 지난해 김주호 제일기획 전 마스터를 영입해 IMC브랜드인 ‘콜라보K’를 출범시켰다. 기업 간 마케팅 관점의 협업은 물론 스포츠마케팅·디지털·이벤트·전시·PR 등 말 그대로 IMC 차원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전개해 나간다.

신성인 대표는 “PR과 마케팅, 광고 산업 간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고객 니즈에 따라 보다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을 위해 외부와 협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며 “이전에는 PR만 담당했다면 이제는 개막식, 창립 기념 홍보영상 제작, 광고 등 보다 넓어진 영역에서 내·외부 역량을 동원해 참여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분수령, IMC 무한경쟁

미디컴은 최근 한 본부 내에 IMC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본부 내 팀장들보다는 젊은 인력들이 투입됐다. 인원수도 늘려 일반 팀들은 많아봐야 8명이나, IMC부문은 12명이다.

언론홍보를 비롯해 디지털 마케팅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미디컴 관계자는 “과거에는 클라이언트들이 온라인홍보는 A사, 언론홍보는 B사식으로 따로 의뢰를 했다면 최근에는 비딩을 붙이더라도 한꺼번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트렌드가 복합적이고 다 연계돼 있다 보니 이런 흐름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에델만 코리아도 PR위주였던 기존 업무에 광고와 뉴미디어를 근간으로 하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디지털 부문에 부쩍 힘을 싣고 있다.

전체 120여명의 인원 중 1/3에 달하는 40여명이 에델만디지털코리아 소속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트 디렉터, 미디어 플래너, 에디터, 조사, 디지털 전문가 등 여러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는데 TBWA 코리아 출신 박하영 상무가 이를 총괄한다.

에델만 역시 기존 PR업무와 디지털PR을 동시에 맡기는 흐름 가운데 서로 간 공조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프로모션 업무가 많은 소비재팀은 디지털 영역에서 소화할 일이 많다 보니 아예 디지털 부문에 편입시켰고, 다른 팀들도 디지털 전략과 관련해서는 이 부서와 이야기해 제안서를 진행하는 구조로 재편했다.

웨버샌드윅 코리아는 지난해 11월 디지털 콘텐츠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AE인력을 반으로 쪼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부서로 편입시켰다.

디지털 파트를 한 데 모으는 것과는 다른 행보지만, 보다 원활한 IMC 서비스 제공을 위한 결단이라는 점은 결을 같이 한다. 빠른 의사결정과 고객사에 대한 이해를 한 부문의 리더십 아래 이뤄지게 하겠다는 방향성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밖에 많은 PR회사들이 별도 조직을 두거나 디지털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서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IMC 경쟁력을 가져가고 있다.

미디컴은 지난해 디지털PR과 해외PR만을 담당하는 조직을 따로 떼어 분사시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미디컴의 신규 자회사인 포스트커뮤니케이션즈는 소셜 채널 운영이나 광고 집행 외에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 및 솔루션 제공 등을 담당한다.

기존 PR회사들이 하지 않던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매체기획과 프로덕션(제작) 분야 등과의 연대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의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보다 큰 단위 디지털 프로젝트 비딩에 참여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종업 간 협업은 소규모 PR회사들이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내부에서 인력을 키울 여력이 없을 경우 아웃소싱 혹은 협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은 PR컨설팅을 위해 빠져서는 안 될 분야로 꼽힌다. 광고회사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는 이유다.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의 경우 디지털 애널리틱스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데이터 분석을 전공한 인력까지 영입한 상태다.

박영숙 대표는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뽑는 게 모든 크리에이티브의 핵심(key)인 것 같다”며 “그걸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전략을 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