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불허 SK-CJ ‘충격·당혹’…KT-LGU+ ‘표정관리’
합병불허 SK-CJ ‘충격·당혹’…KT-LGU+ ‘표정관리’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7.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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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장지배적 지위 강화 우려…전원회의 결과에 촉각

[더피알=문용필 기자]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관련기사:SK-CJ 빅딜, 각기 다른 ‘선택과 집중’)

아직 소명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완전한 무산’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이동통신·케이블TV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한 양사는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통보에 따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적신호가 켜졌다. 뉴시스

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회사 측에 심사보고서를 보내 CJ헬로비전 주식취득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합병법인 출범 시 권역별 방송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가 강화될 우려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는 것.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을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인수합병 이후 대규모 콘텐츠,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도약에 일조하고자 했던 계획이 좌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CJ헬로비전 역시 공정위의 결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5일 입장자료를 통해 “합병뿐 아니라 인수조차 불허한 이번 심사결과는 케이블업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최악’의 심사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경쟁력을 잃어가는 케이블 산업 내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아 고사위기에 몰아넣는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 추진을 공식 발표했으며 12월에는 정부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계약을 승인한 바 있다.

물론, 아직 공정위가 최종적으로 불허결정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달 중 열리는 공정위의 전원회의 전까지 소명자료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공정위로부터 전달받은 심사보고서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여러가지 후속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세부적인 대책안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현 단계에서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종 승인권한이 주무부처인 미래통신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있는 만큼 인수‧합병 무산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까지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 18조에 따르면 미래부 장관은 인수합병 인가를 위해 공정위와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공정위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한다는 강제조항은 없다. 게다가 양사의 인수합병이 이동통신과 케이블 방송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빅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허로 결론내리기엔 어느 정도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정위가 양사의 소명자료를 받고도 불허결정을 고수한다면 미래부와 방통위의 결정에도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SK텔레콤 측이 인수합병 인가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근 8개월간 정부는 승인여부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그간 SK텔레콤의 시장 독과점을 우려해 CJ헬로비전과의 합병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KT와 LG유플러스는 ‘표정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양사는 지난 3월 공동자료를 내고 공정위를 향해 ‘엄격한 심사’를 당부한 바 있다.(관련기사:SKT-CJ헬로비전 인수…이통업계 여론전 격화)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초지일관 불허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면서도 “아직 공정위가 심사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전원회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구체적 입장은 최종 결정이 난 후 밝히겠다”고 전했다.

KT 관계자 역시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이 있지만 아직 공정위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공정위 전원회의 이후 완전한 결론이 나면 그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입장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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