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 대표]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대 활짝”
[마가렛 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 대표]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대 활짝”
  •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12.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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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어…PR 본질 명심해야

“Back to the basics.”

마가렛 키 버슨-마스텔러 코리아 대표는 2011년 글로벌 PR 트렌드를 조망하는 강연에서 “기본으로 돌아가라”며 “미디어 환경이 변했다 해도 PR 업무의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셜미디어 같은 뉴미디어가 PR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PR인들은 PR 본연의 목적과 업무를 기억하면서 언론 및 대중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게 키 대표의 강연 핵심이다.

간단한 자기소개로 말문을 연 키 대표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버슨-마스텔러의 창립자 해럴드 버슨의 말을 빌려 “PR은 사람들의 인식이나 관점을 과학적 근거 자료에 기반을 두고 다루는 산업” 이라며 “예전에는 기자들을 직접 만나 언론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등 원시적인 방법으로 홍보 업무를 진행해 왔다면, 지금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보다 기술적이고 과학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홍보 방식이 아날로그적이어서 일처리가 느린 데다 홍보 업무가 ‘텍스트’ 위주로 펼쳐졌던 반면, 최근엔 디지털화로 기업과 매체 간 정보교류가 쉽고 빠르게 이뤄지며 자료에 ‘이미지’가 강조된다는 게 특징”이라고 홍보 방식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키 대표는 버슨-마스텔러가 실시한 미디어 관련 조사들의 결과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27개국 유력매체에 소속된 115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펼친 미디어 트렌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취재원을 만나거나 정보를 찾는 시간이 줄었다고 답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경제위기 이후 업무량은 늘었다고 밝혔다. 미디어 환경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언론사가 재정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미국 내 300여개 신문사와 8개 잡지사가 폐간했으며 600여 기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 상황도 마찬가지. 한국 신문사들의 발행부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현상에 대해 키 대표는 “중앙일간지의 발행부수가 줄어든 반면 연예스포츠나 타블로이드 신문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뉴스 수준이 낮아지며 양은 감소하고 언론에 대한 신뢰도 또한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과 소통할 방법 찾아야

키 대표는 2010년 4월 원유유출 사고 이후 PR에 실패해 기업 이미지가 급격하게 추락한 영국 석유회사 BP의 사례를 예로 들며 “이젠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기업이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등을 통해 부정적 메시지가 쉽게 퍼지는 데다 매체가 기업이 전달한 모든 메시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 키 대표는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 버슨-마스텔러가 기업의 보도자료와 블로그, CEO의 연설문 등을 바탕으로 기업의 메시지가 유력매체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그 결과 매체는 기업으로부터 전달받은 메시지의 48%만 수용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수치로, 기업의 메시지가 블로그에 포스팅 되는 비율은 전 세계 평균 69%. 이처럼 매체와 블로그가 기업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는 것.

키 대표는 PR에 뛰어난 기업으로 글로벌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를 꼽았다. 그는 “스타벅스는 ‘개발도상국을 힘들게 한다’, ‘가격이 비싸다’, ‘미국 문화를 강조한다’, ‘비만환자들을 늘린다’ 등 부정적 메시지를 PR의 힘으로 극복해낸 대표 기업”이라며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빵과 과자, 초콜릿 등 여러 음식과 음악 CD 등 문화를 파는 매장으로 거듭났으며 CSR이나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부정적 이슈를 긍정적 이미지를 바꿔놨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미국에 본사를 뒀지만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 특색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고 맥도날드와 달리 고급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한다”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한다는 점도 다른 기업들이 유심히 살펴보며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키 대표는 “소비자들이 광고를 믿기보다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며 “소셜미디어를 PR에 잘 활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소셜미디어가 PR에 적극 활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 최근 버슨-마스텔러가 기업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정도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의 60%가 소셜미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24%가 하나의 소셜미디어를, 8%가 두 개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한다. 한국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한국 기업들은 일본이나 중국, 홍콩 기업들에 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의 수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 PR 산업이 희망적임을 보여줬다.

기본에 충실한 PR할 것

그러나 키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상품이나 브랜드를 소개할 때만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뿐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하는데 이슈가 있을 때만 소셜미디어를 관리하고 시간이 지나면 업데이트를 하지 않거나 운영을 중단한다는 게 문제라고. 키 대표는 또 “외신기자들은 한국 기업이 소셜미디어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외국 기업들의 모습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며 “한국은 디지털 산업이 발달한 만큼 PR산업도 이끌어야하 는데 정작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키 대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해야한다”면서도 “온라인이 발달했다 해도 PR인은 기자와 만나 계속 말해야 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되며, 이미지나 배너 등을 만들어 매체 특성에 맞도록 정보를 가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구글이나 야후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검색엔진 보다 네이버나 다음, 싸이월드 등 한국 특유의 사이트가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며 “BRIC에 (‘K’orea의) K가 더 붙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온라인 시장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워풀하게 형성돼 PR산업에 있어서도 세계 선두주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연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국 기업이 가진 PR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키 대표는 “한국 기업에 문제가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PR 전문가들은 창의적이고 실력도 갖췄다. 단, 위기가 닥쳤을 때 겁을 먹는 게 문제다. 위기 상황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 기업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마케팅툴이 아닌 PR툴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광고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지만 PR은 쌍방향 소통으로 이뤄진다. 소비자 의견을 듣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LG전자의 경우 필리핀에 사는 소비자가 페이스북에 불만을 올리면 필리핀 지사 관계자가 내용을 검토한 뒤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에게 직접 연락해 도움을 준다. 이 같은 사례가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 라고 설명했다.

kjyoung@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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