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베끼기 논란의 다른 대응
스타트업 베끼기 논란의 다른 대응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7.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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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과’, SK컴즈 ‘오해’…그 결과는?

[더피알=조성미 기자] 스타트업 서비스를 베꼈다는 의혹을 받은 네이버가 신속한 대응으로 이슈를 조기 진화했다. 여러 측면에서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 플리토와 네이버 ‘참여번역q’의 소개 이미지.

발단은 7일 저녁 플리토 이정수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었다. 그는 네이버의 ‘참여번역Q’가 자사 서비스와 ‘UI 및 Flow가 너무 같다’고 지적하며 대기업의 스타트업 서비스 베끼기 행태를 고발했다. 플리토는 네이버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네이버는 긴급회의를 통해 사태를 파악,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8일 오전 11시 공식블로그 ‘네이버다이어리’를 통해 김상헌 대표 명의로 입장을 밝혔다. ‘참여번역 Q’ 서비스와 관련해 말씀 드립니다

네이버는 플리토에 사과의 말을 전하는 동시에 7월 중 관련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공표했다. 아울러 “상생의 약속과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더 깊이 있게 고민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개선 의지를 덧붙였다.

네이버의 공식 대응과 입장 표명에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세 가지 포인트에서 ‘잘 된 위기관리’라고 평가했다.

첫째,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과 및 즉각적인 서비스 중단 표명

파트너사로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플리토’ 담당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참여번역Q’서비스는 일정 기간 이용자 공지를 통해서 안내 후에 7월 중에 서비스를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 누구에게 커뮤니케이션(사과)하고 있는가가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핵심 이해관계자와 직간접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것을 즉각 수렴하거나 그 이상을 제안하게 되면 해당 이슈는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매번 알면서도 내부 시스템이나 상황, 이해관계자 문제로 쉽지 않은 딜레마)

둘째, 구체적인 사과 이유

저희가 지난 몇 년 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온 바 있는 상생의 약속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3년 전에 밝힌 바 있듯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할 때 거치기로 한 관련 업계에 대한 서비스영향평가 등의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 무엇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사과)하는가 또한 중요한 요소다. 커뮤니케이션 목적의 기반은 기업의 ‘원칙’이다. (네이버의 경우) ‘상생의 약속’이라는 원칙에 반했으며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커뮤니케이션 목적과 사과 이유를 표현했다. 

셋째, 리더의 빠른 결정

안녕하세요, 네이버 대표 김상헌입니다. 7월 7일 ‘참여번역Q’가 ‘플리토’ 서비스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 긴급 회의를 진행하며 이 사안에 대해 파악해 보았습니다.

→ 7월 7일(목) 오후 8시 43분 중앙일보 단독보도 이후 7월 8일(금) 오전 11시 8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대응이 빨랐으며 CEO의 리더십이 부각됐다.

네이버의 이같은 조치에 문제를 제기했던 이정수 대표도 “회사는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중략) 네이버의 서비스 종료글에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들이 몇가지 있지만 공론화하지 않고 따로 팀에 물어보려고 한다”며 사과를 수용한다는 내용의 글을 다시 페이스북에 올렸다. 네이버에서 참여번역 Q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용자들 역시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입장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도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메라’ 도용 논란이 그것이다.

▲ 싸이메라의 필터 도용을 고발한 장두원 오디너리팩토리 대표의 트윗.

플리토-네이버 사건과 유사하게 이 역시 아날로그 필름을 서비스하고 있는 오디너리팩토리의 장두원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단 도용을 주장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싸이메라가 자사 앱의 필터 및 홍보 이미지를 도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시점이 지난 5월이었는데 양사간 다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SK컴즈 측은 도용 의혹 당시 해당 이미지가 첨부된 페이스북 게시물을 삭제하며 유사 필터로 인해 오해 소지가 생긴 부분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논란 직후 논의를 시도했으나 연휴 등을 이유로 접촉이 늦어져 약 일주일만에 해당 필터를 서비스 종료하게 됐다는 것. 이후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큰 입장 변화가 없다.

SK컴즈 관계자는 “필터의 색감이나 효과는 각 사업자의 프로그램 내에서 색감 설정 값의 변화시도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어서 기술적 독창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논란이 된 유사한 필터 효과와 관련해선 인지 시부터 대면 협의 시도 등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오디너리팩토리 측과 1차로 만나 직접 의견을 들었으며, 정서적 충격에 공감해 해당 아이템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오디너리팩토리측은 최근 SK컴즈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컴즈 측은 <더피알>에 “아직 수사기관으로부터 정식으로 통보 받은 내용이 없어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며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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