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개·돼지” 나향욱이 간과한 것
“민중 개·돼지” 나향욱이 간과한 것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7.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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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접점 중요 인사들의 반복되는 잘못

“개·돼지 중 돼지를 담당하는 사람입니다”
“개발바닥 돼지 앞발로 타자 치려니 힘드네요”

“99%의 개·돼지들에게 아들 딸 많이 낳게 하려는 국가정책은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생각인가?”

▲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안선혜 기자] 경향신문 보도로 촉발된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 사회적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지면서 교육부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 채널은 이른바 ‘개·돼지 드립’으로 도배되고 있다.

공식 페이스북은 특별한 활동이 없음에도 댓글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커피를 상품으로 내걸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간단한 퀴즈 콘텐츠에조차 개·돼지 풍자글이 끊이지 않는다.

“정답은 [해고조치]입니다. 개돼지 사육을 하는 유형은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개돼지를 밤낮으로 사육하시고 우매한 개돼지들에게 커피를 먹여주시려는 정성에 감복하고 갑니다 #개돼지사육부”와 같이 다소 격한 표현으로 나 기획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교육부는 물의를 일으킨 나 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사를 통해 조사결과에 상응하는 엄중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더피알>은 전문가 좌담을 통해 위기시 조직을 대변하는 VIP의 돌발적 말실수나 태도 논란의 원인을 진단한 바 있다.

당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나 정책기획관의 발언을 짚어보면, 고위 인사들이 미디어(기자) 대면시 종종 하게 되는 잘못이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다.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고위공무원은 대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자기도취에 빠져들 있는데 늘 하던 방식대로 말이나 행동이 툭 튀어나간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제일 위험한 VIP가 ‘자기만’의 논리를 갖고 주장하거나 개인적인 비유나 예시를 드는 분들이다. ‘기자 설득만 잘 하면 내 페이스대로 따라 오겠지’하고 속단 하는 순간 일을 그르친다. 

“공무원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을 편하게 얘기한 것”

→ 정 대표 : 고위공무원들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실수하는 이유의 99%가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 습관 때문이다. 미디어 트레이닝 없이 원래 스타일대로 하다 보니 실수하거나 본의 아니게 곡해되는 일이 생긴다. 

“(구의역 사망 사고 관련)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 종종 ‘상대가 이렇게 생각할거야’ 하고 자기 확신에 차서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꼭 있다. 문제는 그런 짐작이 잘 안 맞는다는 거다. 자기중심적 이야기로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덧붙인 촌철살인.

→ 김 교수 : 어떨 땐 말을 안 하는 게 위기관리가 되기도 한다. 

→ 강 대표 :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달리는 경우엔 인터뷰를 안 하는 편이 낫다.

→ 정 대표 : 인터뷰 스킬은 반복적인 트레이닝과 지속적인 학습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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