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소비자들 스마트하지만 ‘편식’ 심하다
뉴스 소비자들 스마트하지만 ‘편식’ 심하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6.07.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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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공동연구 결과

[더피알=강미혜 기자] 매체 과잉, 뉴스 홍수의 시대다. 온라인과 모바일로 실시간 날아드는 각종 뉴스를 접하다 보면 조금 과장을 보태 압사될 지경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뉴스, 필요한 뉴스는 줄고 가십거리나 나쁜 뉴스가 범람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언론들은 변화된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외치지만 여전히 트래픽 올리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이런 한국 뉴스 생태계의 구조를 직·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공동으로 내놓은 ‘디지털 뉴스 보고서 2016’이 그것이다.

한국과 미국, 독일, 브라질 등을 포함한 총 26개국 뉴스 소비 현황을 비교한 해당 보고서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 국내 뉴스 유통·소비 패턴 및 특수성을 데이터에 근거해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 통한 뉴스 소비율 최고…이용자 관여도 낮아

예상대로 온라인뉴스 소비시 스마트폰 이용률은 26개국 중 우리나라가 최고로 나타났다. 한국은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뉴스 이용 비율이 48%로 컴퓨터(41%)를 넘어섰다.

한국과 함께 스웨덴(46%)과 스위스(42%)도 온라인뉴스 소비에서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추월한 가운데, 그 외 대부분의 나라에선 아직까지 컴퓨터 활용 비중이 높았다.

다만,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 이용자들의 ‘관여도(engagement)’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상에서 뉴스 관여 행동, 즉 기사에 대한 좋아요나 추천 클릭, 댓글 작성, 공유 활동에 대한 물음에 한국은 58% 응답률을 나타내 일본(40%)과 네덜란드(52%), 독일(58%)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뉴스 관여 행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터키(90%)와 브라질(90%)이었으며, 그리스도 86%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스마트폰 보급률과 무선 인터넷 속도에 비해 한국 이용자들의 동영상뉴스 소비는 ‘중간’ 수준이었다. 평소 온라인에서 뉴스 동영상을 본다는 응답이 26개국 합산수치 24%였는데, 한국은 이보다 소폭 높은 26%였다.

뉴스 동영상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33%)과 캐나다(32%)였으며, 반대로 낮은 나라는 독일(17%)과 일본(16%), 덴마트(15%) 등이었다.

동영상 뉴스 재생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26개국 전체)는 ‘텍스트를 읽는 것이 빠르고 편리해서’(41%)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프리롤 광고(영상 시청 전 5~15초 가량의 짧은 광고) 때문에’(35%), ‘동영상을 띄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20%), ‘텍스트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없어서’(19%) 등이 꼽혔다.

뉴스 신뢰도 하위권…‘편식 현상’ 두드러져

뉴스 신뢰도는 26개국 중 하위권을 기록했다. 5점 척도로 볼 때 한국은 2.89점으로, 24위 프랑스(2.86)와 25위 미국(2.85)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뉴스 신뢰도는 전반적으로 35세 미만의 젊은층에서 더 낮게 나타났는데 한국은 그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35세 미만 응답자 중 10%만이 ‘대부분의 뉴스를 거의 항상 신뢰한다’는 데 찬성했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4배 많은 41%에 달했다.

뉴스 내용에 있어선 ‘편식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국 뉴스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라이프스타일, 연예/문화, 건강/교육 분야 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경성뉴스(국제, 정치, 경제, 건강/교육 등)와 연성뉴스(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연예/스타, 예술/문화 등)로 구분했을 때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경성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낮고 연성뉴스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뉴스는 50%로 26개국 합산 수치(22%)와 가장 큰 격차를 보였으며, 국제 및 정치 뉴스에 대한 관심도 역시 26개국이 각각 51%, 48%인 데 비해 한국은 34%로 현저히 낮았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국내 뉴스 유통시장에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힘은 막강하다. 그에 비해 뉴스를 생산하는 개별 언론사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이는 연구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유통파워 >생산파워, 뉴스 유료화 전망 ‘흐림’

뉴스를 소비할 때 어디서 시작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포털 및 검색 서비스’라는 응답 비율이 한국은 60%로, 26개국 중 터키와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반면, 언론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이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라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이는 26개국 중 일본(12%)과 더불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셜미디어가 뉴스 이용의 출발점이라는 응답도 한국은 18%로 일본(14%) 다음으로 낮았다. 반면, 그리스(55%)와 브라질(52%), 헝가리(51%) 등은 소셜 이용률이 대단히 높았다.  

‘뉴스 애독자’(뉴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하루 5회 이상 뉴스를 접한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26개국 전체 뉴스 애독자 비율이 18%인데 반해, 한국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8%로 조사됐다.

언론사 개개의 브랜드 인지도 또한 낮았다.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덴마크를 대상으로 포털과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이용할 때 브랜드를 어느 정도 인지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7개국 중 한국이 가장 낮았다.

포털과 소셜에서 뉴스 이용시 미디어 브랜드를 항상 또는 거의 항상 인지한다는 응답률이 우리나라는 각각 24%, 23%인 데 비해 독일(포털 52%, 소셜 55%)과 미국(포털 52%, 소셜 49%) 등은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온라인뉴스 유료화에 대한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뉴스 유료 구매 경험에 대한 응답률이 한국은 6%로 26개국 중 최하위였다. 뉴스 유료 구매 경험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27%)였고, 폴란드와 스웨덴이 각각 20%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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