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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_정교한_반전을_ 준비하라1[브랜드텔링 1+1] 자기다움 지키며 매력 어필하는 법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원충렬] 10년 전엔 분명히 그랬던 것 같다. 심지어 5년 전까지도 다를 게 없었다. 다들 ‘차별화(differentiation)’를 외쳤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모든 전략과 실행이 차별화로 계획되고 차별화로 평가됐다.

   

그런데도 정작 차별화에 성공한 브랜드는 언제나 소수에 불과했다. 모두가 그토록 떠들었음을 기억한다면 결과는 의아할 정도다. 왜 그랬을까.

요즘은 이렇게 말하는 게 맞다. 최소한 5년 전부터는 이렇게 말했어야 옳다. ‘맹목적인 차별화’를 하지 말라.

어떻게 달라 보일지를 고민하기 전에 스스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게 더 중요하다. 콘셉트를 무작정 차별화하려는 노력보다 설령 남들과 똑같은 콘셉트라도 자신의 목소리와 생각을 어떻게 더 정교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2차원의 포지셔닝 맵에서는 아무리 빈자리를 찾아도 도무지 빈 땅이 없을 것이다. 죄다 레드오션일 뿐이다. 하지만 3차원으로 생각해보면 깊이(depth)의 차이가 보인다.

누군가는 말뿐이고 누군가는 진짜배기다. 소비자도 이미 알거나 곧 눈치 챌 것이다. 그렇기에 여전히 비어 있는 좌표는 넘친다. 레드오션의 심해는 아직 피로 오염되지 않았다. 차별화를 목표로 삼기 전에 반드시 ‘자기다움’을 찾는 게 먼저다.

‘자기다움’은 거들 뿐

그런데 정말 자기다움으로 무장한 브랜드라면 시장에서 쉽게 성공할까? 모두의 관심과 찬사를 받으며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럴 리 없다. 너무 유아적인 발상 아닌가. 세상살이가 얼마나 험한데… 의외로 자기다움에 도취돼 그저 기본에 충실할 뿐이라면 실상은 좀 지루하기 십상이다. 혹은, 돈을 지불할 고객 입장에서의 정서적 만족을 등한시할 수도 있다.

실제로 건강을 위해 딱 필요한 재료만으로 양념이나 조미 없이 만든 음식은 맛이 너무 심심한 경우가 많다. 물론 ‘타협하지 않는 자신만의 신념’은 매우 가치 있지만, 거기에 모두가 동조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주장하기 보다는 제안하거나 권매(勸買)하는 것이 장사치의 본령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팔고자 하는 것에 매력을 담는 일은 필수다.

그 매력이라는 것 중 하나가 희소성이나 차별성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차별화의 이슈는 마치 우로보로스(Ouroboros,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으로 무한반복을 상징하는 신화 속 존재)같이 자기다움과 앞뒤로 연결된 과제가 되곤 한다.

그래도 여전히 우선순위를 선택해야 한다면 자기다움이 먼저다. 내가 말하는 자기다움의 메시지가 남들이 이미 시장에서 이야기한 것과 똑같은 동어반복이어서 브랜드의 매력이 떨어질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 반전 귀요미 매력을 발산하는 마동석이 등장한 배달통 광고.

매력 중에서도 공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반전 매력 어필의 찬스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요즘 특히 유행하는 ‘츤데레(겉은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하다는 뜻의 신조어)’ 캐릭터들이나, 우락부락한 겉모습과 달리 ‘마요미, 마쁜이, 마블리’로 불리는 배우 마동석의 인기처럼 반전 매력은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맥락 위 반전매력

필자가 경험했던 가장 강렬했던 반전 매력은 다름 아닌 러쉬(Lush)였다. 국내에 들어온 2002년, 러쉬 매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치 눈과 코를 타격하듯) 강렬했던 컬러와 향기들은 ‘친환경을 추구하는 의식 있는 브랜드’에 대한 천편일률적 인상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적힌 글과 전하는 말이 아니라 눈과 코의 감각을 통해 직격탄을 날리니 분명 짧지만 대단한 경험이었다.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철저하게 식물 성분과 핸드메이드를 고수하는 장인정신 같은 공정은 짐짓 브랜드의 톤앤매너조차 점잖음이나 진지함으로 가둘 것 같지만, 유쾌한 총천연색과 화려한 향기 그리고 발랄한 유머로 가득하다.

중요한 것은 그 반전매력에 맥락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같은 먹을거리처럼 보이게 한 제품 이미지는 무방부제의 짧은 유통기한을 은유한다.

매장을 가득 채운 향기와 컬러는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며 포장을 최소화하는 ‘네이키드 패키징(Naked Packaging)’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뜬금없는 반전은 생명력이 없지만, 이유가 명확한 반전은 해당 브랜드의 고유한 매력으로 강화되기 마련이다.

마침 핸드메이드를 추구하는 브랜드 중 거부하기 힘든 반전매력을 지닌 사례가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에르메스(Hermès)다.

에르메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지만, 평에 대한 CEO 반응부터가 반전이다. 자신들은 결코 럭셔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럼 그 비싼 가격은 도대체 무엇인가? 일부러 고가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생산 비용과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즉,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완성하기 위해 든 비용만큼 받는다는 설명이다. 자신들의 철학을 유지하다 보니 우연히 가격이 비싸졌다는 이 브랜드에서는 확실히 장인정신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하지만 다소 답답하고 까다롭거나 외골수의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빠질 수도 있겠다.

   
▲ 에르메스 ‘르 마니페스트(Le MANifeste)’ 홈페이지에 게재된 동영상 중 일부.

그런데 에르메스가 온라인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선입견은 금세 사라진다. 스카프 연출법을 알려주는 ‘에르메스 실크 노츠(Hermès Silk Knots)’ 앱이나 스카프 온라인샵인 ‘라 메종 데 까레(La Maison des Carrès)’, 남성복 고객을 위한 온라인샵 ‘르 마니페스트(Le MANifeste)’를 보면 그 어떤 브랜드들보다 더 젊은 감각과 위트로 가득하다.

자신들의 장인정신은 고수하지만 럭셔리로 포장되기는 거부하고, 전통과 시간의 가치는 중시하지만 동시대의 젊은 감각도 반드시 유지하려 한다. 이렇듯 에르메스의 반전매력은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의 영속성과 깊이 관련돼 있다.

사실 맥락 없는 반전은 예상되는 반전만큼이나 매력이 떨어진다. 반전의 순간 “오(Oh)!”했던 반응이 그 이후에도 “와우(Wow)!”로 계속 이어지려면 반드시 앞뒤의 맥락 위에서 이유를 설명해주거나 단서를 제시해야 한다.

2시간짜리 영화도 그러한데, 훨씬 오랜 시간 고객과 공명해야 할 브랜드는 당연히 더 단단한 맥락을 설계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을 실현한 브랜드들은 자기다움의 진정성 위에 차별화보다 더 큰 매력을 심을 수 있을 것이다.

   

 

원충렬

브랜드메이저, 네이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 등의 회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브랜드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있음.

 

원충렬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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