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극 ‘라이어’ 1탄
국민연극 ‘라이어’ 1탄
  •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12.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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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거짓말이 만든 ‘웃음핵폭탄’ 속으로…

‘12년 4500회 공연, 100만 관객 돌파.’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연극 ‘라이어’. 인기로 보나 재미로 보나 가히 ‘국민연극’으로 불릴 만하다. 경기침체로 공연계가 불황에 빠져 대학로 일대에 찬바람이 불지만 ‘라이어’는 연일 매진행진을 기록하며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롱런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는 물론 추위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라이어’가 선사하는 웃음폭탄으로 확실하게 날려보자.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폭소를 몰고 온다.’

‘라이어’는 제목 그대로 ‘거짓말쟁이’가 등장하는 연극이다. 1탄은 마음 약한 한 남자가 자신의 이중생활을 감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기막힌 해프닝을 다룬다. 공연기획사 파파프로덕션 작품으로 레이 쿠니의 ‘Run for your wife’가 원작이며 연출은 김효중 감독이 맡았다.

주인공은 택시 운전사 존 스미스. 마음이 여리고 친절한 인물이다. 다만 ‘두 집 살림’을 차렸다는 게 문제. 스미스는 윔블던과 스트리트햄에 위치한 두 집에서 각각 메리와 바바라라는 부인과 살고 있다. 메리와 결혼했지만 결혼 사실을 숨긴 채 바바라와 만나다 바바라의 사랑 고백을 거절하지 못해 양쪽에게 비밀로 또 한 번 결혼한 것.

수첩에 자신만의 암호로 표시해놓은 스케줄에 따라 두 집을 오가며 바쁘게 생활하던 스미스에게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위기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스미스가 가벼운 강도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스케줄이 꼬여 지금껏 힘들여 유지해온 이중생활이 탄로 날 상황에 놓이게 된 것.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시작된 스미스의 작은 거짓말이 다른 거짓말을, 또 다른 거짓말을 낳으면서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커지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하게 꼬인다.

꼬리를 무는 황당 거짓말

조그만 거짓말이 마치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팽팽하게 부풀어 끝내 진실이 거짓처럼 되고 거짓이 진실처럼 돼버리는 상황이 정신없이 펼쳐진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숨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된다는 점이 이 공연의 매력. ‘라이어’ 스미스의 어쩔 수 없는 거짓 발언과 당황함 속에 묻어나는 어리바리한 행동이 황당하면서도 폭소를 자아낸다. 그의 실업자 친구 스탠리 가드너가 스미스의 거짓 행각에 원치 않게 말려들어 몸 바쳐(?) 메리와 바바라를 속이는 모습은 눈물 나게 재미 있다.

이밖에 사건을 파헤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젊은 형사 트로우튼과 수더분한 형사 포터하우스, 이웃집 호모 패션디자이너 바비 프랭클린이 무대 위를 누비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무엇보다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돼도 대사나 연기에 조금의 흐트러짐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로 하여금 공연에 더 빠져들게 한다. 관객들이 환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나의 소파를 가운데 두고 한 집 같아 보이지만 두 집의 상황을 보여주는 무대가 혼란스럽기보다 극의 몰입을 돕는다. 관객들도 작품의 흥행을 거든다. 이미 본 관객들이 입소문을 내는 등 다른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그동안 대학로에서 떨친 유명세만큼 많은 인기 배우들이 무대를 거쳐 갔다. 개성 넘치는 연기파 영화배우 정재영과 명품조연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문식이 라이어 초연 멤버로, 정재영은 트로우튼 역을, 이문식은 가드너 역을 맡은 바 있다.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연극배우 안내상도 초연 멤버로 스미스와 가드너 역을 차례로 맡았으며, 영화 ‘말죽거리잔혹사’ 등에 출연한 이종혁은 트로우튼 역과 프랭클린 역으로 열연한 바 있다.

‘그 후 20년’ 2탄…3탄은 ‘튀어!!’

‘라이어’는 총 3탄까지 나왔다. 2탄과 3탄 모두 레이 쿠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2탄의 원제는 ‘Caught in the net’로 ‘그 후 20년’이 부제다. 여전히 윔블던과 스트리트햄에서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는 스미스의 20년 뒤를 다룬다. 스미스가 각각의 아내에게서 낳은 딸 비키와 아들 케빈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게 되면서 사건이 다시 터진다. 남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남매 사이인 비키와 케빈의 만남으로 20년 동안 지켜온 스미스의 이중생활이 또 한 번 탄로 날 위기에 처하자 그가 양 쪽 가족 모두를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3탄의 원제는 ‘Funny Money’, 부제는 ‘튀어!!’다. 자신의 생일에 우연히 100억이 넘는 돈이 든 마피아의 가방을 바꿔 들게 된 평범한 회사원 이영호가 아내 은영과 해외로 도주할 준비를 하다 일어나는 해프닝이다. 은영이 자수하자고 영호를 붙잡는데 때마침 두 형사 최성진과 김태식이 이들의 집에 들이닥치면서 골치 아픈 상황이 전개된다. 형사들을 따돌리기 위한 부부의 거짓말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호의 생일을 축하하러 왔다가 상황을 알게 된 친구 부부 현준과 선혜가 영호와 은영을 도우려 애쓰는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공연은 ▶라이어1탄=대학로 해피씨어터1관, 강남 동양아트홀 ▶라이어2탄=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1관 ▶라이어3탄=해피씨어터 2관에서 볼 수 있다. 공연 관련 기타 자세한 사항은 파파프로덕션(02-747-2070·2090)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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