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불편러’를 대하는 자세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불편러’를 대하는 자세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7.27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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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하다 되레 화 키워, 차이 인정하고 귀 기울여야

‘프로불편러’를 이야기하다에 이어...

[더피알=조성미 기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편을 전문적으로(?) 토로하는 이른바 ‘프로불편러’들이 빅마우스로 떠오르는 일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용어 사용뿐만 아니라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이 대중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뤄지는 지금, 여차하면 기업들의 행위 하나하나가 불편함의 대상으로 지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모바일전공 교수는 “기업이나 정부 기관에 대해 사람들은 권력화돼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공격)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앞서 이야기한대로 온라인상에서 자기과시적 성향으로 볼 때 강력한 대상에 문제를 제기할수록 내가 더 돋보일 수 있다”며 “특히 기업은 나를 포함한 내 글을 읽는 다수의 사람들과 밀착된 것이 많은 영역이기에 훨씬 더 공감대를 얻기 쉽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최근 기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불편함을 드러낸 사례가 있다. 스타벅스가 진행한 군인 무료 커피 증정 행사다. ‘스타벅스가 대한민국 군장병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9월 30일까지 특별휴가 56만 군장병에 오늘의 커피를 증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미지 한 컷에서 불편함이 출발했다.

이를 두고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커피 전문점의 주 소비층은 여성인데, 여성을 통해 돈을 버는 기업이 남성인 군인에게만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반발한 것.

이같은 지적에 스타벅스는 자사 트위터를 통해 “‘군장병 쿠폰’은 대통령 특별 휴가를 나오는 군장병을 위해 전경련과 64개 기업이 작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지급한 것”이라며 “스타벅스는 특정 성별을 지원하거나 특정 성향을 지지하지 않고 다양한 종교, 사상, 성별 등을 모두 포용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슈 조기에 취해진 빠른 조치로 스타벅스의 경우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듯하지만, 잘못된 대응이 이뤄질 경우 기업의 위기로 비화될 수도 있다.

▲ 여성차별 문제를 촉발시킨 스타벅스의 보도자료용 이미지와 트위터리안들의 항의에 대한 스타벅스의 트윗.

일단 인정하고 즉각 대응하라

그렇다면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불편함이 지적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불편한 이야기’라도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하고 즉각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기본적인 원칙들을 당부했다.

민경배 교수는 “기업이 자기 상품이나 서비스 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를 당할 때 보통의 대응방식은 회피를 하거나 수위가 높아지면 반론을 제기하는 식”이라며 “문제제기 내용 자체를 1차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한 이후 2차 폭풍으로 이어지는 온라인 위기관리 선례를 쉽게 볼 수 있기에 일단은 빠르게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응하더라도 그 내용이 반론 제기나 적대적 방식보다는 공감하고 수용하는 형식이어야 한다. 단순히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에 압박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빠르게 사과하는 경우 바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역시 “모든 것을 100% 객관화할 순 없겠지만 누구는 불편하고 누군가는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그 자체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지적되는 문제를 맞다 틀리다의 논쟁으로 가져가면 답이 안나온다”며 “항상 기업, 공인,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는 대중들과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Case 생리대 가격 논란

▲ 생리대를 통한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증언이 이어진 트위터와 이에 대한 제도개선 소식을 전하는 sbs 뉴스화면.

국내 여성 위생용품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1위 기업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많은 이들이 비판대열에 가세했다.

현재 국내의 생리대 가격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편인데다, 정부가 2009년 생활필수품 가격 안정을 목표로 부가세를 감면해 줬는데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특히나 이 문제는 저소득층 여학생에 대한 복지 사각지대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비싼 생리대를 살 수 없어 겪어야만 했던 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드러나며, 지금껏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던 문제의 공론화를 이끌어냈다.

결국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 인상안을 철회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들의 저소득층 청소년에 대한 생리대 제공을 정책적으로 고민하게 만들며, 불편함에서 시작된 사회의 변화라는 순기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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