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디지털 디톡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디지털 디톡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7.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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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놓으니 딴 세상…금단현상이 관건

[더피알=이윤주 기자] 레몬 디톡스, 토마토 디톡스에 이어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 PC에 시달리는 것에 반발해 단식 투쟁을 결심한 것. 스마트한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 지친 몸과 마음을 해독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분함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멀티태스킹을 하지 말지어다.
▲‘윌핑’(검색 목적을 잊고 인터넷을 헤매는 것)을 하지 말지어다.
▲운전 중에는 문자를 하지 말지어다.
▲안식일에는 스크린 사용을 금할지어다.
▲침실은 미디어 금지 구역으로 유지할지어다.
▲이웃의 업그레이드를 탐하지 말지어다.
▲계정은 ‘비공개’로 설정할지어다.
▲저녁 식사 자리에 미디어를 가져오지 말지어다.
▲미디어에 저녁 식사를 가져오지 말지어다. 그리고 온 마음을 다해 진짜 삶을 사랑할지어다.

이 십계명은 <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이라는 책에 나오는 ‘디지털 운동의 10가지 방법’이다. 거창한 계명까지 만들어 ‘로그아웃’을 도전하는 까닭은 그만큼 디지털이 삶에 깊숙이 침투해있고 끊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하루는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끝난다. 스마트폰 알람에 눈을 뜬 뒤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와 음악을 소비한다. 딱히 연락 올 때가 없어도 스마트폰이 주위에 없으면 불안하고, 일하는 도중 짬짬이 SNS나 ‘카톡’을 확인한다. 혹시라도 배터리가 방전될까 두려워 충전기를 갖고 다니는 것도 일상이다.

이처럼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지며 피로도가 쌓인 소비자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의식적으로 디지털과 멀어지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단식, 언플러깅(Unplugging), 디지털 다이어트 등이 그것이다.

생활 속에서 일정 기간 혹은 몇 시간만이라도 디지털을 끊고 생활하자는 이들의 의지는 금단현상을 이겨낼 수 있을까.

똑똑해진 사회, 멍청해진 개인

디지털은 삶의 모습을 빠르게 바꿔 놨다. 스마트폰과 PC의 발달로 생활은 편리해졌고, 업무 효율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생각할 시간조차 없이 ‘빨리빨리’에 쫓기다보니 피로감은 배가 됐다.

실제로 디지털로 인한 부작용은 상당하다. 미래창조과학부 ‘2014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은 11.3%로 전년 대비 2.4%p 증가했다. 특히 20대 5명 중 1명(19.6%)은 중독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는 1일 평균 4.2시간(256분), 중독위험군은 5.3시간(318.5분)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독위험군의 경우 한번 켤 때마다 13분씩 24.5회를 이용한 수준이다.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9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전체 활동시간의 3분의 1을 스마트폰에 쓴 것이다.

디지털 과잉이 개인의 정신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치매’다. 지나치게 디지털에 의존한 나머지 일상생활에서 쓰는 단순한 기억력까지도 감퇴되는 상태를 뜻한다. 머리를 쓰지 않아도 정리, 계산해주는 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뇌기능이 퇴화한 것이다.

일본 고노 임삭의학연구소에서는 ‘7가지 디지털 치매 자가진단법’을 발표했다.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치매’를 의심해 볼만하다.

▲외우는 전화번호가 회사 번호와 집 번호뿐이다
▲주변 사람과의 대화 중 80%는 이메일로 한다
▲전날 먹은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
▲계산서에 서명할 때 빼고는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처음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전에 만났던 사람인 적이 있다.
▲“왜 자꾸 같은 얘기를 하느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뒤 지도를 보지 않는다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중독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스마트폰·비디오게임·인터넷 등을 사용하며 발생할 수 있는 뇌와 신체의 문제를 ‘전자스크린증후군’이라고 명명했다. 주요 증상은 과도하게 발끈하고 참을성이 줄어든다, 숙면을 잘 못 취하고 학습능력이 저하되며 기억력이 나빠진다, 짜증을 잘 내고 감정변화가 심해진다 등이다.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의 모습이 마치 좀비와 같다고 해서 생긴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스몸비(Smombie)’다.

심지어 그들만을 위한 신호등도 생겼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기차역에는 앞을 보지 않고 바닥만 쳐다보고 다니는 스몸비들을 위해 바닥에 LED 불빛을 박은 신호등을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고개를 들지 않아도 빨간불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학 기술이 인간 사이의 소통을 뛰어넘을 그날이 두렵다. 세상은 멍청이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알버트 아이슈타인이 미래를 예측하며 남긴 말이 현실화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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