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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모든 것, 언어로 보고 즐긴다
광고의 모든 것, 언어로 보고 즐긴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08.10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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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광고 언어의 힘’ 전시 관람기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더피알=이윤주 기자] 시대가 지나도 머릿속을 맴도는 광고가 있다. 대개 시각과 청각적 요소가 절묘하게 합쳐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경우다.

이같은 광고의 힘을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장이 마련됐다. 국립한글박물관은 ‘광고 언어의 힘’을 주제로 역대 광고에 나타난 말과 글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는 11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시대별 다양한 광고 언어를 실물자료로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두 벽면에 펼쳐지는 대형 영상이 시선을 압도한다. 길거리 간판부터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1+1’ 전단까지 일상광고의 모습이 빠르게 재생되면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시대를 표현했다.

▲ 광고의 홍수 시대를 대형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윤주 기자

신하영 학예연구사는 “소비자들은 평소 많은 양의 광고를 무의식 중에 접한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 언어에 있다”며 광고 언어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광고는 1886년 2월 22일자 <한성주보>에 실린 ‘덕상세창양행고백’이다. 독일의 무역 상사인 ‘세창양행’이 당시 조선에서 취급할 물품의 목록을 광고로 낸 것. 이를 통해 국권을 빼앗기기 전까지 ‘광고’ 또는 ‘고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잡지 <신동아>에는 ‘살결이 젊어지는’ ‘비단결 같은 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여성 소비자를 공략한 화장품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신 연구사는 “(변천사를 보면) 초기에는 상품의 정보를 알리는 것이었다면, 점차적으로 사실 확인이 어려워도 소비자를 혹하게 하는 문구를 사용하는 요즘 광고 같은 형태를 띈다”고 말했다.

신인섭 중앙대 초빙교수는 국내 광고계 1세대이자 원로학자로서 이번 전시에 많은 도움을 줬다. 따로 마련된 ‘대한민국 광고 1세대 신인섭, 광고를 말하다’ 영상 코너에서는 신 교수가 직접 등장해 10분 남짓한 시간동안 국내 광고계의 역사를 조명하고 광고 언어의 발달과정을 세부적으로 짚는다.

“1달러 중 80센트는 헤드라인에 써라.” ‘현대 광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의 말이다.

광고에 있어 한 줄의 힘을 강조한 것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들어온 카피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2부 ‘광고 언어의 말맛’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인기를 끌었던 광고 음악들을 몇 가지 법칙에 묶어 소개하는 한편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도 있다. 

▲ 전시장 곳곳에는 광고 음악을 듣거나 카피 문구를 그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윤주 기자

가령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아이 손 어른 손 자꾸만 손이 가”(새우깡) “이러니 반하나? 안 반하나? 바나나맛 우유”(바나나맛 우유) 등은 제품명을 반복하면서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입혀 각인시킨 경우다.

현대에 들어서는 디지털 매체를 중심으로 정보를 빠르고 재미있게 전달하면서 말과 글을 변형하는 광고가 나타나기도 한다. SK텔레콤이 LTE를 세로로 적으면 ‘눝’처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눝’ 광고나, 신세계닷컴의 약자 SSG가 ‘쓱’이라고 읽히는 것을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광고가 보다 강렬한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요소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에 따라 3부 ‘광고 언어의 글멋’에서는 타이포그래피 등을 레터링한 초판 종이와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글자의 종류, 크기, 배치와 글자 사이 간격 등 적절한 디자인을 통해 표현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 '광고 언어의 글멋' 코너에서는 글자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윤주 기자

마지막 ‘광고 언어, 우리들의 자화상’ 코너에서는 공공 및 상업광고를 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을 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시대별로 변화상을 담았다.

80년대에는 가부장적 문화를 탈피하고 새로운 아버지상을 얘기한 ‘아빠가 60점?’ ‘일요일은 아빠가 세탁하는 날’ 등이, 90년대에는 외환위기를 가족 사랑으로 극복하자는 ‘여보, 요즘 많이 힘드시죠?’ ‘이 시대의 남편을 응원합니다’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가 20만명을 넘어선 2000년대에는 ‘옆집에 외국인이 살아요’ ‘모두 살색입니다’가,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2010년대에는 ‘노인은 위대한 스토리텔러다’ 등의 광고 언어가 각각 나타났다.

미니인터뷰 김철민 관장

▲ 김철민 관장. 이윤주 기자

‘광고 언어’를 주제로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광고 스토리를 창의적으로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제공하려는 취지입니다. 광고는 글자 자체의 멋스러움을 보여주며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등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에요. 더욱이 광고 자체가 대중적이다 보니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획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국내 광고 역사를 전반적으로 훑고 광고의 산증인인 1세대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그야말로 시대적인 변화까지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640여점의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고, 당시 실물 자료를 전시하는 등 규모만으로도 광고 전시회 중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시대를 풍미한 유명 광고나 카피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카피가 뭔지 궁금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는 ‘벌꿀비누 3000번’입니다. 제가 중학교 당시 만들어졌는데, 요새 젊은 사람들이 광고를 패러디하는 것처럼 당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많이 변형해 불렀어요. 카피자체도 중요하지만 소리, 즉 귀에 들어오게끔 하는 리듬이 오래 기억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관람객들이 꼭 봤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3부에 500여개 광고 언어자료를 제품 종류와 시대별로 나눠 디지털화해 놓은 모니터가 있습니다. 광고의 추세를 한 손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그 당시 어떤 제품이 나왔는지 산업적으로 조명할 수 있을뿐더러 광고기법, 광고언어의 변화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 제품 종류와 시대별로 광고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모니터.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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