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_브랜드의_조건1
#넘사벽_브랜드의_조건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6.08.17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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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나이키는 런던올림픽서 아디다스를 어떻게 제쳤나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정지원] 예상을 깨는 반전은 없었다. 어느 시점부터인가 사람들은 ‘쇼미더머니5’ 우승자를 예상했고, 결국 존재감이 남달랐던 ‘비와이’가 1위를 차지하며 프로그램은 막을 내렸다.

경연자들 가운데 남다른 아우라를 뿜어내던 비와이는 말 그대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 벽)이었다. 어느 레벨에 올라가면 그 때부터는 노래, 랩, 연출력 등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특유의 강한 기운, ‘이 사람이다’라고 여겨지게 하는 강한 존재감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 지난달 종영한 '쇼미더머니5'의 최종 우승자인 래퍼 비와이. cj e&m 제공

만약 이런 넘사벽 후보자가 없다면 그 경연의 평가는 방향을 잃게 되고 우승을 하고도 궁극적인 존재감을 갖지 못한다.

브랜드 중에도 있다. 어떤 측면은 A가 낫고 어떤 면은 B가 낫고가 아니라 그냥 완전 다른, 게임이 안 되는 것들이다.

이런 브랜드는 카테고리와도 무관하다. 유통을 조사할 때도 거론되더니 IT에서도 거론되고 금융, 푸드 서비스에서도 벤치마킹하게 되는 어떤 특정 경지를 뛰어넘은 브랜드들이다. 이를테면 애플, 구글, 아마존, 스타벅스, 최근의 츠타야(Tsutaya) 등일 것이다.

필자가 주목한 넘사벽 브랜드는 나이키다. 지난 런던올림픽, 월드컵 등에서 치열하게 광고경쟁을 했던 모습이 겹쳐져서 일수도 있다. 나이키를 통해 넘사벽 브랜드가 되는 조건을 생각해 봤다.

감출 수 없는 자기 확신

스스로 확신이 있어서 말을 하는 건지 아닌지는 자신이 제일 잘 알겠지만, 본인 못지않게 상대방에게도 그대로 전달이 된다. 얼마 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밀레니아 트럼프가 8년 전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카피한 사건이 이슈가 됐다.

비교영상을 잘 보면 굳이 연설의 문구 하나하나를 비교하지 않아도 누구의 말이 진심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 둘의 눈빛, 어조, 제스처 하나하나에 감출 수 없는 확신이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우리가 속한 사업은 진정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진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키는 마케팅에 기반한 회사다. 그리고 상품이 바로 우리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도구이다.(Nike is a marketing-oriented company, and the product is our most important marketing tool)”

나이키는 운동화라는 제품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고무하는 사업’으로 규정하면서 이들 사업의 본질을 더욱 확장해나간다. 3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은 그들의 자기 확신을 공고하게 보여준다.

슬로건의 역할을 뛰어넘어 그 어떤 ‘신념’이 돼버린 저스트 두 잇은 오늘도 자신만만한 얼굴로 다가와 다양한 상황에 있는 우리들을 격려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지속적인 정서적 연대

최근 나이키는 플러스 사이즈 여성모델을 기용해 화제가 됐다. 날씬하게 정돈된 몸매가 아니라 사람마다 다른 신체사이즈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들을 기용한 것이 남다른 화제가 된 것은 나이키가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

나이키는 다른 사례들처럼 호들갑떨지 않고 ‘별일도 아닌 것처럼’ 이들의 사진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사진을 설명하는 그 어떤 부분에서도 ‘플러스사이즈’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나이키의 이런 태도는 다양한 고객들과의 공감도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게 된다. 제품을 뛰어넘는 정서적 연대를 맺기 위해 고객의 기대를 재정의하며 산업범주의 전통적 통념에 도전한다.

▲ 최근 나이키는 플러스 사이즈 여성모델을 기용해 화제가 됐다. 나이키 인스타그램 게시물.

나이키의 제품과 기술은 항상 소비자들과 공감할 ‘열망’과 ‘성취’와 같은 가치와 연계된다. 북미 디자인 디렉터 헤더 아뮤니 데이는 “나이키는 성능(Performance)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나이키는 혁신, 스타일, 스토리 그리고 경험에 초점을 맞춘 정서적 연대를 창출한다”고 말한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전세계 많은 이들을 숨죽이게 했던 감동적인 메시지를 기억할 것이다, 그 어떤 화려한 기교도 없이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을 그린 영상 ‘파인드 유어 그레이트니스(Find your greatness, 당신의 위대함을 발견하라)’는 나이키가 추구하는 정서적 연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 때 런던올림픽의 공식 스폰서는 아디다스였고 화려하고 활기찬 광고로 무려 1억5500만달러 이상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나이키광고가 15배 이상 더 회자된 결과가 나왔다.

시시각각의 진화

나이키는 디지털 기술을 절묘하게 잘 결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늘 꼽혀왔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매장에 찾아온 소비자 경험의 패턴을 완전히 혁신시키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또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나이키플러스를 출시했고 이를 나이키 퓨얼밴드(Fuel Band)와 연동시켰다.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나이키 런(Nike Run)과 같은 일반인 마라톤 이벤트를 온라인과 연동해 개최, 많은 이들의 참여와 체험을 창출해왔다.

나이키의 스테판 올랜더 부사장과 나이키의 모든 디지털 기획과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했던 광고회사 AKQA의 아자드 아메드는 모든 활동을 하나의 단어로 요약하면 ‘벨로시티(Velocity·속도)’라고 답한다. 속도혁명의 시대에서는 언제나 예민한 상태를 유지하며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속도혁명의 시대에서는 언제나 예민한 상태를 유지하며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사진=나이키 홈페이지

실제로 나이키는 ‘새로운 것’을 기회로 바라보고 시대의 변화가 요구하는 것을 집요하고 기민하게 찾아내 디지털 혁명을 만들어냈다. 이를 위한 소비자와의 연결된 플랫폼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을 관리하고 활성화하는 플랫폼이 없다면 그 기업은 척추가 없는 기업일 것이라고 말하는 스테판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상에서의 유일한 솔루션은 브랜드 각자가 시시각각 진화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한다.

끊임없는 일상에의 개입

자신의 상황과 상대방의 니즈를 잘 이해해 행동하는 사람들을 ‘센스있다’고 말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의 시대,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게 쌓여만 가는 데이터 속에서 맥락을 읽고 적절한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는 브랜드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포브스가 발표한 ‘2016 세계 브랜드 가치 평가’ 명품·패션 부문에서 수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루이비통이 나이키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저스트 두 잇이라는 강력한 자기 확신의 메시지를 통해 어떤 라이프스타일이 나이키스러운지를 꾸준히 제시해온 결과다. 우리에게 루이비통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모호하지만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말하는 삶의 가치와 제안이 무엇인지는 너무나 간단, 명료하다.

넘사벽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연적으로 개입되는 브랜드로서 소비자와의 삶의 순간순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가 되는 것 말이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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