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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그림 앞두고 한쪽선 ‘한정판 담배 마케팅’화려한 패키징의 콜라보 제품 선봬…금연 분위기 역행 vs 업계 영업 활동
승인 2016.08.17  18:30:22
문용필 기자  |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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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문용필 기자] 올해 말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담뱃갑에 흡연 경고그림 부착이 예정된 가운데, 한쪽에선 담배회사들이 화려한 한정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가격·비가격 정책을 동원해 흡연율을 낮추려는 사회적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 KT&G가 출시한 한정판 담배 '더원 맥심 매거진'. KT&G

KT&G는 자사 제품인 ‘더원’을 세계적 남성 매거진 ‘맥심’과 콜라보레이션한 ‘더원 맥심 매거진’을 3주간 한정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2013년 첫 협업이 이뤄진 이래 3번째로 나온 제품이다.

앞서 KT&G는 지난 3월 아프리카 대표 야생동물의 무늬를 패키지에 적용한 ‘아프리카 와일드’ 한정판을 1개월간 판매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하드케이스 한정판으로 제작된 ‘에쎄 수 명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 진출한 3개 글로벌 담배회사 역시 한정판 마케팅에서 예외가 아니다. JTI코리아는 지난해 7월 ‘카멜 컬러 네온 에디션’을, 한국필립모리스는 11월 담배 개비에 금박 문양을 적용한 ‘버지니아 S, 럭셔리 한정판’을 각각 내놓은 바 있다. BAT 코리아는 지난달 여름 한정으로 ‘던힐 스위치’ 제품을 출시했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시기에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영업 중인 4개 담배회사에서 일 년에 한 두번은 한정판을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제품군이라면 별반 이상할 것도 없는 마케팅 경쟁이지만 건강에 유해한 ‘담배’라는 점이 문제다.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금연 열풍’과는 사뭇 대비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공익 광고와 각종 캠페인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인체에 미치는 담배의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금연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관련기사: ‘헬스리얼리즘’에 주목하자

국회는 지난해 담뱃갑에 의무적으로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23일부터는 국내에 시판되는 모든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도입된다. ▷관련기사: 12월에 만나게 될 담뱃갑 디자인

보건복지부가 올해 6월 마련한 시행령 등에 따르면 경고그림은 담뱃갑 앞 뒷면 상단에 30% 이상의 크기로 배치된다. 복지부는 10종의 경고그림도 이미 마련해둔 상태. 흡연자들이 설 자리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흡연구역을 규제하려는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담배회사들의 경쟁적인 한정판 마케팅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한정판 담배들은 기존 제품 패키지에 비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변화를 더한 것이 대부분이다. 시각적 부분에 민감한 청소년 등에게 흡연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예를 들어 맥심과 콜라보레이션한 ‘더원 체인지’는 원색의 알록달록한 패키지로, ‘더원 임팩트’는 남성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묵직한 패키지로 만들어졌다. ‘카멜 컬러 네온 에디션’은 패키지에 네온 효과를 더했다.

물론 담배회사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담배업계 역시 엄연한 경쟁이 존재하는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TV광고는 물론 신문 등의 인쇄매체 광고에도 상당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자사 제품의 패키징을 이용한 한정판 마케팅까지 비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브랜드 관리 개념으로 봐주기를 바란다”며 “한정판이 나온다고 해서 (담배) 소비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매출이 (크게) 증가해서 담배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금연정책으로 인해 국내에서의 담배판매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타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파워를 갖출 수 밖에 없다. 글로벌 담배회사들의 제품은 변화를 시도하는데 제품을 만들어 10년이든 20년이든 똑같은 디자인만 고수한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고그림 도입 등 (금연정책에) 반한다기 보다는 (브랜드) 관리차원의 한 부분”이라며 “법적으로 제재받을 수 있는 부분들은 다 반영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편의점에 진열돼 있는 담배들. 뉴시스

담배업계 한 관계자 역시 “(한정판 출시까지 안된다면) 담배회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하며 “금연단체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담배회사들도 경쟁을 계속해야 하고 시장점유율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경고그림 도입 등 금연정책이 강화된 것이 3~4년 정도라고 본다면 여기에 맞춰 한정판마케팅을 한 것은 아니다. 10년전에도 한정판 담배는 출시됐다”고 전했다. 즉, 기존의 마케팅 방법을 이어가는 것일 뿐 금연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공공적인 시각을 갖고있는 정부는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담배회사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이라고 보면서 “불법이라면 문제가 되지만 단순하게 마케팅 활동을 했다고 해서 비판받을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90년대에 미국 정부는 담배회사들과 협약을 맺었는데 담배 판촉과 광고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라며 “하지만 담배회사들도 마케팅을 해야하지 않느냐. 그래서 편의점이 담배광고의 천국처럼 돼버렸다. 국내에서도 점점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편의점, 그곳은 ‘담배광고 천국’

아울러 유 교수는 “단순히 (담배회사들을) 비난하는 것은 스마트 컨슈머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인 금연 캠페인이 필요하다. 담배회사들의 마케팅을 능가하는 적극적이고 현명한 전략들을 계속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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