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방송 시대 히트 팁
라이브방송 시대 히트 팁
  • 한승재 (mhan@webershandwick.com)
  • 승인 2016.08.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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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재의 Techtory] 360도 영상부터 홀로그램까지

[더피알=한승재] 10여년전 제네바 모터쇼와 푸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모 자동차 기업의 행사를 진행하며 가장 긴장했던 시간이 있다. 자동차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는 프레스 타임(press time)이다. 각 회사의 대표들이 나와 신차를 발표하는 만큼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행사 진행 요원들은 초긴장 상태가 됐고 주변 상황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기록, 전송했다. 당시의 라이브스트리밍 장비는 방송국을 옮겨놨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회사에서 방송장비에 투자하는 금액도 상당했다. 모터쇼 한번을 진행하는데 최소 몇십억에서 몇백억씩 쓰는 기업들에게 이 정도 금액은 아무것도 아닌 셈이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어떨까?

360도 영상, 멀티샷 촬영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F8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2016에서 10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눈길을 끈 제품이 있다.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라이브스트림(Livestream)에서 제작한 개인방송용 최적화 카메라 ‘미보’(Mevo)와 페이스북 360VR을 위한 카메라 ‘서라운드 360’(Facebook Surround 360)이다.

서라운드 360은 최대 8K의 해상도, 총 17대의 카메라로 연결, 웹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360도 영상을 촬영 및 합성하는 하드웨어 제품이다. 촬영한 영상은 오큘러스 리프트나 기어VR과 같은 VR헤드셋과 페이스북에서 360도 영상을 플레이 할 수 있다.

▲ 페이스북 360vr을 위한 카메라 '서라운드 360'(왼쪽)과 개인방송용 최적화 카메라 '미보'. 사진:페이스북 뉴스룸, 라이브스트림 홈페이지

미보는 150도 광각렌즈를 장착했고 사람 얼굴인식이 가능하다. 개별 포커스와 멀티샷 촬영 기능이 있어 한 대의 카메라로 7개 이상의 장면을 동시 촬영할 수 있으며, 모든 조작은 아이폰을 이용해 손쉽게 할 수 있다.

또한 별도의 코딩과정 없이 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스트리밍 송출이 가능하다. 영상을 시청 중인 페이스북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1시간 연속 촬영을 할 수 있으며, 스텐드와 부스터를 장착하면 최대 10시간까지 가능하다. 방송국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이 제품의 무게는 고작 130g에 불과하다.

1인 미디어 인터넷방송은 해외 MCN을 시작으로 국내 공중파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회사들이 뛰어들며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발 늦게 시작한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라이브스트림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고 시장 우위 선점을 위해 둔 묘수가 바로 하드웨어 제품들이다. 페이스북은 플랫폼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부분에 있어서도 많은 준비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웹 플랫폼에서 모바일 앱으로

라이브스트리밍을 위한 시스템은 크게 촬영장비, 녹화장비, 입출력, 미디어 플레이어, 자막기, 멀티뷰, 프리셋, 비디오 스위쳐, 오디오 믹서, 인코딩 시스템 등이 있다. 어떤 장비를 쓰느냐에 따라 단계가 축소되거나 하나로 묶이기도 한다.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라이브스트림에서 통합 방송 솔루션을 지향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그밖에 인터넷 플랫폼으로는 유스트림(Ustream)과 유튜브 등이 있다.

▲ 이미지 제공: 한승재

유튜브의 경우 간단히 로그인만으로 프로그램 안에서 이벤트 생성과 인터넷 방송이 가능하다. 별도의 서버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리얼 타임 메시징 프로토콜(RTMP) 전송 지원 및 다양한 서버를 지원한다. 또한 최근 출시된 갤럭시S7 기본 카메라앱에 로그인 연동만으로 직접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 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라이브 스트리밍 장비는 점점 작아지고 휴대가 간편하며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발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더 빨리 확장되는 영역이 모바일앱 시장이다.

▲ 페리스코프 라이브방송 화면. 사진: 공식 홈페이지

채팅을 통해 라이브스트리밍에 가장 먼저 뛰어든 스카이프를 시작으로 라이브스트림, 저스틴TV, 유스트림TV, 유나우(YouNow) 등 다양한 앱들이 등장했다. 몇 년 전부터는 비디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라이브 기반의 비디오 소셜 네트워크 앱들이 주목 받고 있다. 라이브미(Live.me)와 뮤지컬리(musical.ly) 같은 앱들은 라이브스트리밍 기능에 추가로 스티커 기능, 음악 믹싱, 립싱크 등의 재미 요소를 더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일반 소비자들은 추가 장비 없이 휴대하면서 바로 촬영, 편집, 송출할 수 있는 모바일 앱 형태를 선호하며, 전문분야의 개인방송을 시작한 사람들은 더 좋은 품질의 장비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으로 구입하는 고프로(GoPro) 카메라는 라이브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아이폰에서 고프로 앱과 페리스코프 앱을 연동해 라이브스트리밍 촬영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스케이트 보딩, 서핑, 스쿠버 다이빙 등 스포츠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사용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모바일앱에서 소비되는 라이브스트리밍 방송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 53%, 뉴스 41%, 음악 콘서트 38%, 가까운 친구들의 방송 30%, 스포츠 이벤트 29%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일상생활의 즐거움, 재미요소, 코믹한 내용을 즐겨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2020년까지 라이브스트리밍 광고시장을 300억달러 규모로 예상하는 조사기관도 있다.

그렇다면 라이브스트리밍을 활용해 비즈니스 영역에서 어떤 부분들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을까?

라이브 비즈니스 영역과 주의점

작년 가을 페리스코프를 활용해 ‘BMW M2 Live Launch’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자동차 브랜드가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라이브 방송한 첫 사례였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5000명의 페리스코프 뷰어, 6만5000건의 ‘하트’(좋아요), 3000명의 소셜 팔로어 추가, 4만8000건의 소셜 인게이지먼트(토털 캠페인 임프레션 : 21.6MM)를 기록했다.

탑샵, 랄프로렌, 구찌, 버버리, 캘빈클라인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도 2016년 하반기에 페리스코프를 활용한 라이브쇼 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한 패션쇼가 아닌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 모델들이 활동하고 생각하는 관점들을 일반 대중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 고프로 카메라로 찍은 사진. 사진: 공식 홈페이지

브랜드를 제외한 라이브스트리밍 비즈니스 영역을 이야기한다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부분은 이미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MCN 사업일 것이다. ▷관련기사: “인플루언서 마케팅, 브랜딩 넘어 커머스로”

현재까지 알려진 유튜버를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을 팔로어하는 고객과 소비자들은 이미 녹화된 영상 보다는 좀 더 친밀도가 높은 생방송, 살아있는 콘텐츠를 원한다. 이에 따라 보이고 들리는 모든 것이 간접 광고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페이스북이 라이브스트리밍에 관심을 갖고 후발주자로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페이스북은 다른 채널들이 갖고 있지 않은 기능들을 조사하고 페이스북 반응을 통해 테스트, 개발, 연구를 거듭한 끝에 페이스북 라이브를 론칭했다. 트위터가 인수한 페리스코프는 방송 후 24시간만 존재하다가 없어지는 휘발성 콘텐츠인 반면, 페이스북 라이브는 생방송 후 자신의 타임라인에 고정되어 삭제하지 않는한 계속 보관 할 수 있다.

또한 페리스코프는 트위터와 별개의 앱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트위터 사용 고객을 끌어들이기 힘들지만, 페이스북 라이브는 같은 플랫폼 안에서 하루 이용자수 10억명이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화면. 사진: 페이스북 뉴스룸

게다가 페이스북 라이브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훨씬 큰 확장성을 갖고 있다. 다른 협력사들에게 추가 기능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API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는 15개의 개발사들과 라이브비디오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페이스북 360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10개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추가 프로덕션 리소스(Production Resources) 기능을 만들고 있다.

모바일을 비롯해 다양한 소형 촬영장비들이 계속 늘어나고,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 역시 웹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가고 있다. 쉽고 편한 UI & UX 구조를 갖고 있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고 있다. 이미 많은 팬과 팔로어를 보유한 사람들은 기본적인 준비 과정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담는 내용,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 그 요소에 따라 단발성 이벤트로 그칠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채널로 갈 수 있을지가 나뉜다. 철저한 프로그램 기획과 전문가의 조언에 따른 테스트 과정을 거쳐야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페이스북 라이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실제 실행시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라이브 생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진솔한 내용과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다. 브랜드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강한 호감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생방송 진행 도중 나타날 수 있는 말 한마디의 실수가 브랜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예상 못한 사고를 항상 주의해야 한다.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강연회, 대담, 워크샵, 시사회, 개막식 같은 현장중계 ▲온라인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1인방송 ▲마리텔, 뉴스, 토크쇼, 신제품 쇼케이스, 온라인 쇼핑과 같은 스튜디오방송 ▲뉴스 특파원 보도, 스포츠 경기, 시민참여 방송 등과 같은 이원방송 ▲콘서트, 연극, 마술, 마임등과 같은 공연방송으로 나눠진다.

유형별로 기획 단계에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철저한 테스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밖에 사전홍보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광고매체 활용 여부도 기획단계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다.

라이브의 미래…VR·AR·홀로그램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이 주류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인터넷망의 속도와 연관이 있다. 5G 속도를 통해 콘텐츠의 한계가 단순 이미지, 텍스트, 동영상을 넘어 움직이는 3D영상과 4K 같은 고화질 영상, 실시간 생방송까지 끊김없이 즐길 수 있는 데이터 속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라이브스트리밍 시장에서 새롭게 화두가 될 요소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이다. 현재 같은시간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생방송을 오큘러스나 VR해드셋 같은 장비를 통해 360도로 볼 수 있다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들까.

▲ 이미지 제공: 한승재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는 스포츠 경기를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오픈된 공간의 홀로그램 부스에서 상영하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실시간 영상을 가상공간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이미 준비 중이고, 올해 하반기 중요한 행사를 홀로그램 라이브 생방송으로 준비하는 기업들도 있다. ▷관련기사: ‘VR≠360도’…감성에 의존해야

기술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 생성 방식이 달라지고 시청하고 소비하는 방식 역시 점차 달라질 것이다.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영상콘텐츠 역시 시청자들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 시청자들은 이제 더이상 편집되고 다듬어져 빈틈없이 꾸며놓은 광고 영상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말과 행동이 다른 기업들의 광고는 사람들의 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

약간은 부족하고 어색해도 거짓없고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와 나아갈 방향,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더 듣고 싶어한다. 사람냄새 나는 그런 생방송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한승재

웨버샌드윅 코리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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