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만난 크리에이티브, 어떻게 바뀌고 있나
기술과 만난 크리에이티브, 어떻게 바뀌고 있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9.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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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맞는 미디어 믹스 전략 강구돼

[더피알=조성미 기자] 미디어 환경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시청행태도 빠르게 변화했다. 광고를 만드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시청자 눈길을 붙잡아두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끝이 없다. 덕분에 어렵다는 이야기 속에서도 새로운 기술에 적응, 재미난 이야기와 신기한 볼거리로 무장한 크리에이티브가 주목받는 추세다.

광고가 TV의 틀을 벗어나며 가장 자유로워진 것이 바로 시간이다. TV 중심의 옛 환경에선 광고를 15초의 예술이라고 했다. 하지만 온라인의 시대로 넘어오며 15초 제약에서 벗어나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형 광고들이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길어진 이야기들은 조금씩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게다가 디지털 광고매체의 형식과 운영방식이 빠르게 바뀌면서 디지털 매체 전략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등 포털에서의 SMR(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재생 전에 노출되는 광고)은 15초 후 스킵(skip)이 가능하고 구글에서는 5초 후 건너뛸 수 있다.

과금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데 구글은 5초 동안 보고 스킵하지 않으면 30초 후부터 과금이 이뤄지고 30초 전에 빠져나오면 광고주에 비용을 물리지 않는 방식이다. 5초 안에 시선을 끌고 30초 안에 ‘어 이거 괜찮은 것 같아,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는 셈. 이런 이유로 기존 디지털 광고에서 각광 받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반면 포털은 15초 후 스킵을 넘는 순간 과금을 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의 시간적 여유가 없다. 최대한 빨리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에 디지털 광고보다는 오히려 TV광고 팩을 가져다 쓰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이들과는 좀 더 다른 양상을 띤다. 영상뿐만 아니라 기사나 이미지, 텍스트 등 다양한 형식이 혼재돼 있어 클릭이 아닌 스크롤을 통해 영상 재생이 이뤄진다. 유저들의 재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영상을 추천하는 설명이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한 순간이라도 흐름을 늦추면 그대로 이탈이 일어나기 때문에 가장 호응도가 높은 정보성 영상을 빨리 감기 형식 그리고 음성 콘텐츠를 시각화 시켜주는 작업 등으로 완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광고시장이 디지털 기반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IMC에서 세분화로 다시 가고 있다는 임효철 나인후르츠미디어 대표는 “예전엔 똑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채널에 뿌렸지만, 이제는 플랫폼별로 유저의 성격이 명확해지다보니 크리에이티브도 매체별 변형이 필요해졌다”며 “브랜드가 말하는 이미지나 TV의 보완재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채널을 어떻게 운영할지, 그리고 각 채널에 따라 크리에이티브를 명확하게 잡고 광고를 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5초? 15초? 찰나에 승부해야


무엇보다도 스킵 버튼이 뜨기 전에 승부를 봐야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TV를 통해 보는 15초 광고는 울며 겨자 먹기라도 그냥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는 5초 이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지 못하면 건너뛰기 당하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

마의 5초 벽을 통과 했다고 해도 바람 앞의 촛불 신세이긴 마찬가지. 시청자가 ‘재미없다’라고 느끼는 순간 광고를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근 번뜩이는 크리에이티브가 가지각색으로 동원된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스킵을 독려하는 대담한 화법을 적용한 카스 광고다. ‘부딪쳐라 짜릿하게’라는 브랜드 정신을 담은 TVC와 더불어 유튜브 광고를 통해 타깃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도 역발상으로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

이 광고는 ‘할 말 다 했으니까 SKIP’ ‘30초 넘으면 카스가 광고비 내니까 SKIP’ ‘많이 어색할 테니까 SKIP’ 등 재치 있는 문구로 영상을 그만 보라고 이야기한다. 아울러 전문 패션모델들과 화보를 촬영하는 듯 세련된 연출 뒤에는 말 못할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며 반전 재미를 더한다.

해당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의 강선규 프로는 “‘스킵 애드’라는 콘셉트가 정해진 후 카스의 주타깃인 20대의 관심사에 맞춰 ‘연애’란 소재를 이용해 지상파보다 표현이 자유로운 디지털에서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를 내놓았다”며 “실제로 한 달 동안 유튜브에서 집행된 스킵 애드는 높은 조회수는 물론이고 다른 소재에 비해 끝까지 시청한 비율도 높게 나타나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시간의 제약은 디지털 매체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재핑(zapping·TV를 시청할 때 광고나 흥미 없는 부분이 나오면 다른 채널 버튼을 눌러 흥미 있는 부분만을 연속해서 찾아가는 시청패턴)으로 인해 점점 더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집중하는 순간의 시선을 잡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바로 가상광고다. 기존 운동경기 중계에 한정됐던 가상광고가 지난해부터 지상파 방송의 예능과 드라마는 물론 스포츠뉴스로까지 확대되면서 짧은 순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 만화 속 세상과 진짜 세계가 이어진다는 드라마의 설정에 맞춰 스케치가 실사로 변하는 형식의 가상광고가 집행됐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광고모델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가상광고를 진행하는 것이다. 일례로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경우 주연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다수의 브랜드에서 광고모델로 활동함에 따라 가상광고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김우빈의 얼굴과 함께 맥심, 류케이웨이브가 나타나고 수지와 함께 더페이스샵, 온더바디 제품이 보이는 식이다.

여자주인공인 한효주가 모델인 화장품 브랜드 수려한의 가상광고를 배치한 MBC의 수목드라마 ‘W-두 개의 세계’의 경우 만화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드라마의 특성을 담아 연필로 스케치한 자동차가 실물이 돼 움직이는 형식의 가상광고도 선보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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