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어…온전한 가치로 회귀해야”
“PR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어…온전한 가치로 회귀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6.09.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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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R학회-더피알 공동 세미나] ④PR의 가치와 철학
[더피알=강미혜 기자] 한국PR학회가 ‘경영자가 꼭 알아야 할 PR이슈’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더피알>과 공동 개최했다. 해당 세미나는 노 페이퍼(No paper), 노 랩톱(No laptop), 노 펜슬(No Pencil)이라는 이른바 ‘3無’ 콘셉트를 내세웠다. 학계와 업계를 넘나드는 현안에 관한 이야기를 기탄없이 풀어놓자는 취지에서다.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차기 PR학회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발언들을 핵심 테마별로 정리했다.

①경영자를 위한 PR이슈 ②PR계 현안
③김영란법과 PR ④PR의 가치와 철학

같은 PR을 말해도 저마다 생각하는 PR의 정의는 다르다고 본다. 이제는 큰 틀 안에서 PR인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탠다드에 관한 논의가 구체화돼야 하지 않을까.

▲ 이완수 교수

이완수 동서대 교수 : 얼마 전 미국학회에 참석했는데 그곳에서 저널리즘과 커뮤니케이션 학생들의 비율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전체 학생이 100이라면 PR전공자가 70~80명에 달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거다. 대학의 전공 판도는 사회의 산업 전망과 맞물려 돌아간다. PR과 PR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가 미국의 흐름을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 정부, 기업, 공공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스페셜한 PR인들을 많이 필요로 할 것인데 대학교육부터 좀 더 치밀하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바뀌면 관련 일자리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김영욱 이화여대 교수 : 미국에서 PR업을 선호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저널리즘 종사자들에 비해 임금수준이 훨씬 높다는 점이다. 거의 2~3배에 달한다. NGO를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PR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것도 PR영역 확대와 연결돼 있다. 한국도 PR의 영역이 더 넓어져서 기업 홍보팀, PR회사 종사자 외의 분야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속에서 PR의 기능과 역할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PR의 가치나 이론적 토대에 대한 의견도 듣고 싶다.

▲ 문빛 교수

문빛 한국외대 교수 : 제가 학생 때만 해도 PR실무자와 가장 많이 비교됐던 대상이 기자 또는 마케터였고, 그들과 어떻게 콜라보할 것인가가 논의의 주였다. 이제는 변호사들과도 업의 역할과 기능을 놓고 얘기가 나온다는 측면에서 일견 고무적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누군가와 자꾸 비교하는 것 자체가 PR만의 전문성이 특화돼 있지 않다는 방증이란 생각도 든다.

여러 변화 속에서 PR의 영역을 확장하고 프론티어로서 새롭게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하는 일들이 얼마나 전문화된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또 PR인 스스로가 업의 전문성을 심화·발전시키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앞으론 업계가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원들도 더 많이 영입해서 체계적으로 전문성을 구축하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관련 시스템도 정교하게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 PR의 제대로 된 가치를 인식시키는 차원에서 일반 공중들을 대상으로 퍼블릭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의 주체로서 역할 하는 것도 필요하다.

▲ 박기철 교수

박기철 경성대 교수 : 앞서 전종우 교수께서 변화의 시대라고 언급하셨는데 저는 PR이 회귀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PR이 홍보(弘報)란 말로 변환되면서 퍼블릭 릴레이션스(Public Relations)가 의미하는 온전한 생각들이 훼손됐다. 너무 전략 중심, 기능, 효과, 설득 쪽으로만 치우치고 있다.

다양한 공중들을 아우르는 PR은 하나의 분야로 특정할 수 없다. 사실상 모든 기업, 단체가 PR조직이다. 이 관점에서 홍보는 대행시킬 수 있어도 PR은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 인사이트(insight)는 사이트 안에 있는, 즉 눈에 보이지 않는 통찰이다. 시대를 꿰뚫어보는 통찰을 발휘하려면 지금의 홍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PR의 온전한 가치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 오창우 교수

오창우 계명대 교수 : 최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크게 깨우치는 사회적 이슈들이 많다. 사드 배치 관련 경북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따른 지역 간 갈등도 심하다. 4대강 사업에 따른 녹조 현상이 심각한 영남권 등에선 진실추구자로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개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PR의 역할이 많아진 만큼 PR의 지평도 넓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논의해왔던 PR만으론 산업도, 학계도 한계가 있다.

▲ 최명일 교수

최명일 남서울대 교수 : PR산업의 발전은 결국 사람에 달렸다. 사람이 하고 싶은 업으로 포지셔닝되려면 전공학생들부터 PR이 멋있고 흥미롭게 느껴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쉬운 예로 클라이언트에 갑질을 당해도 대부분의 회사가 참으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에이전시에 종사하는 입장에선 자존감이 떨어지고 일찍부터 자괴감에 빠져 업을 등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업계로 유입되는 인재의 폭이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PR업의 전문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PR업계 내에서도 멋있는 스타가 배출돼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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