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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형주’ P&G, 감성광고전 결과는?[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리우올림픽 리뷰 ①P&G
19일(한국시간) 패럴림픽 폐막식을 끝으로 2016 리우올림픽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펼쳐진 글로벌 기업들의 캠페인 각축전과 그 함의를 연재합니다.

① P&G의 시간차 카피 공격
첫 출전 허쉬의 파격 변신
언더아머의 눈부신 앰부시 마케팅
④ 삼성의 갤럭시 선율 속 애플의 닮음
⑤ 코카콜라의 짜릿한 순간
⑥ 스포츠 축제로 러브마크 남기려면

[더피알=임준수] 4년마다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월드컵과 더불어 스포츠 스타의 탄생과 수성, 그리고 은퇴 속에 숨겨진 수많은 땀과 드라마를 보여주는 지구촌 축제이다. 마케팅과 홍보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브랜드 자산을 키우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며, 라이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캠페인전을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의 장이기도 하다.

▲ 2016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한 관람객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월드컵이나 미국 슈퍼볼 같은 대형스포츠 이벤트처럼 올림픽에서도 언제나 세를 과시하는 ‘대형주’들이 있다. 질레트, 올웨이즈, 타이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P&G와 나이키, 코카콜라, 비자, 삼성, 아디다스, 맥도날드 등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이 기업들은 올림픽 공식지정업체라는 독점적 배지를 달고 브랜드 올림픽에서도 강자의 면모를 과시한다. 이를 위해 팬들의 마음에 러브마크를 찍기 위한 ‘감성승부’를 펼치기도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에 벌어졌던 감성광고 경기에 메달을 수여한다면 P&G는 금메달감이다. 당시 P&G는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인의 환호를 받는 스포츠 스타를 키운 엄마들의 헌신을 2분짜리 영상에 담아냈다.

‘베스트 잡(Best job, 최고의 일)’이란 제목의 영상은 평균대 위에서 떨어지던 어린 딸을 지켜보며 마음 졸이던 엄마가 어엿한 성인 선수가 돼 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친 딸을 꼭 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적셨다.

광고의 완성도를 높인 것은 한 문장의 광고카피를 두 장면에 나눠 보여주는 ‘시간차 카피 공격’(한 문장에 끝날 카피를 끊어 보여줌으로써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문장이 완결되었을 때 감동을 배가시키는 설득 기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The hardest job in the world)’ 바로 ‘세상에서 최고의 일입니다(the best job in the world)’라는 두 마디에 엄마들은 힐링의 눈물을 흘렸다.

또다시 성공한 ‘시간차 카피 공격’

2년 뒤 P&G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베스트 잡’을 잇는 ‘땡큐맘(Thank you Mom, 고마워요 엄마)’을 선보여 또 한 번 세계인을 울렸다.

중심도 못 잡던 아이가 걸음마를 뗀다. 첫 번째 스케이트화를 신고 얼음판에서 미끄러지고 때로 넘어져 운다. 좀 더 성장해 처음 맞는 세계대회에선 실패로 좌절하고, 부상과 재활치료 등 숱한 인고의 시간과 과정을 거쳐 마침내 동계올림픽 무대에 서서 세계인의 환호를 받는다. 그 모든 순간들에 엄마가 있다. 올림픽 스타에 국한되지 않고 같은 과정을 거쳐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세상의 모든 엄마를 기리는 광고였다.

이 광고의 마지막도 역시 두 화면에 걸쳐 시간차 카피 공격이 이뤄진다. ‘For teaching us that falling only makes us stronger / Thank you, Mom.(넘어지는 것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 데 대해 / 고마워요, 엄마)’.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P&G는 땡큐맘 캠페인을 이어갔다. 주인공 중 한 명은 미국 여자 체조팀의 시몬 바일스.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수많은 기업이 후원했던 미국 체조계의 최고 기대주이자 떠오르는 스타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올림픽 4관왕에 올랐다.

광고는 줄곧 바일스를 비추지만 실상 주인공은 그의 엄마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최고의 엄마인지’라는 멘트로 시작한다. 바일스 엄마가 선택의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은 ‘딸이 꾸고 있는 꿈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들려준 뒤, ‘늘 딸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고 꾸는 꿈을 추구할 수 있도록 인도해 준 신께 감사한다’는 말로 맺는다. 그리고 P&G는 ‘엄마들의 자랑스러운 후원사’라며 브랜드 로고를 노출시킨다.

이 영상은 조회수 660만 이상에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왠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배경 이야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막연히 ‘딸이 원하는 것을 들어줬다’는 주장이 주는 감동이 덜하다. 실제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딸을 이용한 돈벌이라는 비아냥조의 의견도 나타났다.

임준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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