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 ‘가로 틀’ 벗는 광고들
모바일 시대, ‘가로 틀’ 벗는 광고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9.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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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변화·인터랙티브 등 메시지 따라 형식도 변화

[더피알=조성미 기자] 구글이 새로운 스마트폰 ‘픽셀’의 출시를 앞두고 세로광고를 선보였다. 가로로 길죽한 형태의 검색창이 점차 폭은 줄고 높이가 늘어나며 스마트폰 형태로 바뀌는 영상이다. 프레임 변화를 통해 PC에서 모바일로 디지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이 커뮤니케이션의 화법을 바꿔놓고 있다. 특히 모바일을 이용한 영상 시청이 급증함에 따라 광고도 모바일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형식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시각으로 크리에이티브를 구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기업광고 ‘나는 불꽃이다’에 세로 프레임 형식을 적용하며 다양한 형태의 화면 구성을 시도했다. 지금껏 TV용 광고들은 브라운관 형태에 맞춰 가로 형식을 띄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다양한 프레임 구성을 보여준 한화그룹 광고.

하지만 한화의 광고는 화면 중앙에 세로 프레임에 영상을 두고 좌우는 검게 빈 화면으로 둔다. 그리고 광고의 전개에 따라 검은 빈 화면에 스토리에 따른 문자 메시지를 표시하는 형식으로 공간을 활용한다. 마지막에는 세로 형태의 프레임이 양옆으로 넓어지며 고정돼 있다고 생각한 프레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광고를 제작한 한컴 관계자는 “광고 초반에 등장하는 다소 답답해 보이는 세로형 프레임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스마트폰 화면 비율이기도 하고 틀에 맞춰 살 것을 끊임없이 강요하는 사회의 압박과 부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광고 후반부 주인공의 의지가 고조되면서 갇혀 있던 화면은 모두 열리게 되는데, 이렇게 ‘전’과 ‘후’를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기법으로 보는 이에게 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화면 너머 시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광고도 있다. 생활가구 브랜드 일룸은 제대로 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가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가구를 만듭니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온라인 광고로 제작된 ‘가구를 배웁니다’ 편은 모델로 나선 공유가 ‘저와 같이 가구 배워보실래요?’라는 말과 함께 시청자에게 직접 말을 건다.

이에 대해 임효철 나인후르츠미디어 대표는 “여러 사람이 함께 TV를 시청하며 광고를 보던 것에서 이제는 모바일로 혼자서 영상을 보는 시대”라며 “다수가 아닌 1대 1로 너에게만 하는 이야기란 형식의 크리에이티브가 등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기술과 만난 크리에이티브, 어떻게 바뀌고 있나

화면과 현실을 넘나들다

광고가 화면 너머로 말을 거는 것을 넘어 화면 밖으로 진짜나온 이야기도 있다.

한 극장에서 벌어진 상황을 담은 이 영상은 영화 상영 직전 커플의 싸움으로 시작된다. 스크린 속 여자는 영화를 보러 온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집착 때문에 힘들다고 말한다. 그렇게 스크린과 상영관의 공간을 넘나드는 다툼이 이어지던 중 남자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가 버린다.

관객들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사라졌던 남자는 영화 스크린에 나타나 ‘집착이 아니라 밀착’이라고 얘기한다. 이렇게 현장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티브 광고는 극장에서의 상황을 영상으로 담아 온라인 바이럴 형태로 2차 가공돼 확산됐다.

해외에서도 다양한 형식의 인터랙티브 광고가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P&G의 남성용 그루밍 브랜드 ‘올드 스파이스’는 개인화된 80년대 8비트 스타일의 비디오 게임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 계정을 이용해 자신과 친구들을 닮은 아바타를 만들면 이 아바타들이 게임 사이사이에 등장해 흥미를 유발하는 참여형 광고 캠페인이다. 또한 게임 중간에 자연스럽게 제품 광고 메시지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장치도 넣었다.

▲ 광고를 위해 게임을 제작한 올드스파이스.

박종욱 SK플래닛 CD는 “이제 광고가 단순히 메시지 전달만을 위한 목적을 넘어 하나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소비돼야만 오디언스들이 반응하는 시대”라며 “세분화된 매체환경과 수많은 콘텐츠들에 노출된 상황에서 오디언스들이 자발적으로 소비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것도 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광고들이 계속 나오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철 대표는 “스킵하지 말라고 애원하고 유명인이 나와 주구장창 이야기한들 보는 사람들이 스킵을 하느냐 안하느냐는 콘텐츠가 재미있느냐 없느냐, 나에게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른다”면서 또한 “(모바일에 맞춰) 단순히 툴로써 세로형을 만드는 것보다는 세로형에 최적화된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형식보다는 그에 맞는 메시지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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