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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말고 게임하세요”일상으로 들어온 쉬운 나눔, 차별화된 홍보·실질적 참여 효과
승인 2016.09.27  12:24:22
박형재 기자  |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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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박형재 기자] 게임을 하고 그냥 걸으며 이웃을 돕는 ‘쉬운 기부’가 확산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간단한 참여만으로 나눔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기부는 돈이 많아야 하는 것’이란 편견을 없애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 '아프리카 빨간염소키우기' 게임.

“잠깐만요, 지금 바쁘세요? 30초만 시간 좀 내주세요. 이 사진 보이시죠. 아프리카 탄자니아, 케냐 아이들입니다. 더러운 물을 마셔 전염병에 걸리는 등 지금도 고통받고 있어요. 지하수개발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고자 합니다. 도움의 손길을 주세요. 부담되시면 월 3만원부터 차근차근 기부하시면 됩니다.”

“‘아프리카 빨간염소키우기’ 게임에 참여하세요. 미션을 모두 달성하면 실제 염소가 식량위기를 겪는 아프리카 가정으로 보내져요.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염소를 키워주세요. 모링가, 콩, 밀을 심어 염소에게 먹이로 주세요. 아기염소와 놀아주고 정기적인 접종을 하여 어른염소로 키우세요. 6레벨부터는 염소 젖으로 치즈와 버터를 만들어 보세요.”

첫 번째 사례는 지하철 역사 등에서 흔히 마주치는 국제구호단체의 기부금 모집 활동이다. 두 번째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 중인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캠페인을 게임을 통해 구현한 것이다. 어떤 방식이 기부 독려에 더 효과적일까?

게임 속 염소·나무, 현실에서 무럭무럭

게임을 활용한 쉬운 기부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게임 트리플래닛3는 게임에서 나무를 심으면, 실제로 내 이름이 적힌 나무가 생긴다. 방법은 단순하다. 나무 요정을 잡으러 다가오는 오염물질 괴물들을 공격해 전멸시키는 디펜스 방식이다. 게임 속에서 가상의 나무를 심거나 나무 요정을 지키면 그 횟수만큼 나무를 기부할 수 있다.

   
▲ 스마트폰 게임 '트리플래닛3'.

나무 심는 비용은 기업 후원금으로 마련된다. 게임 중 사용되는 아이템에 후원기업의 로고 등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기업을 홍보하고 후원금을 받는다. 트리플래닛은 게임을 통해 전 세계 12개국, 120개 숲에 58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한 문제 풀 때마다 10톨의 쌀이 모이는 퀴즈게임도 있다. 프리라이스(Free rice)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서 만든 게임으로 퀴즈를 풀면 쌀이 기부된다. 문제는 영어단어의 동의어를 찾아 사지선다형으로 출제된다. 게임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쌀이 모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틀린 문제는 반복해서 풀 수 있어 학습 효과도 뛰어나다. 

강아지 키우기 게임인 파피홈은 유기동물센터를 운영하며 동물을 구조, 보호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와 강아지를 보살펴 입양을 많이 보내는 것이 목표다. 훈제달걀, 통조림, 과일 등을 사용해 동물을 유인한 뒤 포획하고, 장난감으로 놀아주면서 친밀도를 쌓으면 좋은 가정으로 입양 보낼 수 있다. 사용자가 게임에서 키우는 동물 사료를 구입할 경우 일정금액이 유기견센터 등에 기부된다.

기업들도 스마트한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발달장애아동, 실어증 환자 등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는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My First AAC’를 개발했다. AAC란 의사소통 장애를 감소시키고 원활한 대화를 가능케 하는 도구를 의미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발달장애인들은 일반인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용 등의 문제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가 없었다”면서 “게임 기업의 특성을 살려 4종의 소프트웨어를 개발·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르고 걸으면 OK~ ‘생활 기부’ 확산

일상생활을 하는 것만으로 기부가 이뤄지는 쉬운 기부도 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시청역 등 서울지역 16곳에는 ‘기부계단’이 설치돼있다. 시민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면 이용자 1명당 10원씩 적립돼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 걸어 올라가면 건강관리도 되고 이웃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 서울지역 지하철 16곳에 설치돼 있는 '기부계단.

스마트폰 앱 ‘빅워크’는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100m를 걸을 때마다 가상화폐가 적립돼 걷기 힘든 아동의 휠체어 지원, 의족 제작 등에 사용된다. 빅워크는 기부뿐만 아니라 건강관리도 책임진다. 앱을 실행한 뒤 걸으면 시간과 거리, 칼로리의 소모량이 표시되며 이동경로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을 5분만 참으면 깨끗한 물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캠페인도 있다. 유니세프 ‘탭 프로젝트(TAP PROJECT)’는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시작 버튼을 누르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면 기부가 시작된다. 중간 중간 물 부족 실태를 알리는 문구가 화면에 나오고, 단지 5분만 기다리면 하루 분량 생수가 기부된다.

백혈병이나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아이들을 위한 머리카락 기부도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 속 기부다. 20~25cm 이상 머리카락을 미용실에서 자를 때, 혹은 빗질 중에 빠진 머리카락들을 30가닥 이상 모아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 등에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재단은 머리카락을 모아 독한 약물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아이들에게 가발을 선물한다.

   
▲ 강아지 키우기 게임 '파피홈'.

진입장벽 낮추고 각인효과 높이고

보통 ‘기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느 기관에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방법을 잘 모르거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일지 몰라 고민하다 생각을 접는 경우도 있다. 게임, 걷기 등 일상으로 들어온 기부는 이같은 후원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거리모금은 구호단체 인력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기부자가 부담을 많이 느끼지만, 게임의 경우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특히 실제 기부가 이뤄지는 과정을 게임스토리로 녹여내 자세히 설명할 수 있어 캠페인 목적을 손쉽게 전달할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빨간염소는 건조한 날씨에도 소량의 먹이만으로 생존할 수 있어 아프리카에서 키우기 쉽고, 아이들에게 신선하고 영양 높은 우유를 제공한다”면서 “게임 사용자들이 배경설명을 보고 조작법을 익히는 과정에서 염소를 보내는 이유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을 보내는 게 아니라 염소라는 눈에 보이는 현물을 보내기 때문에 ‘내가 이걸 보내서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있구나’가 명확히 보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다른 기부활동에 비해 차별화된 홍보가 가능하고, 가상체험을 통해 저희 기관을 알게 된 분들은 나중에 기부를 할 때 세이브더칠드런을 떠올리는 각인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쉬운 기부 확산은 게임의 원리를 적용해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 참여를 유도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큰 역할은 ‘동기부여 강화’인데 단순히 “기부하세요” 하기 보다는 재미있는 게임 요소를 접목해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소비자의 참여에 비례해 기부를 제공하는 사회공헌 게임은 기업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소비자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멀리서 지켜보는 것을 넘어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김형택 마켓캐스트 대표는 “게임을 통한 기부는 사용자들이 직접 돈을 지불하지 않는 만큼 부담 없이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기업과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좋은 마케팅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부 참여를 늘리기 위해 게임성을 강화하다 보면 자칫 이게 기부인지, 게임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며 “기부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참여 유도, 단계별 보상 등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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