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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이야? 광고야? 장르의 벽이 허물어진다
예능이야? 광고야? 장르의 벽이 허물어진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10.10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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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대면 커뮤니케이션 통한 자체 바이럴, 친숙한 포맷으로 몰입도↑

[더피알=안선혜 기자] “광고를 보면 ‘소비자’가 되지만 콘텐츠를 보면 ‘팬’이 된다는 말처럼, 이제는 기업이 광고가 아닌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 유튜브가 올 상반기 인기광고 순위를 발표하면서 곁들인 설명이다.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가운데서 볼만한 콘텐츠가 되기 위한 노력은 장르의 벽을 허무는 중이다. 부쩍 늘어난 예능화된 광고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니스프리 '플레이그린 페스티벌' 방송 화면, 마리텔 콘세브의 토니모리 영상, 기아차 쏘울 바이럴 영상, 인터파크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화면.

개그우먼 박나래와 개그맨 양세찬·양세형 3인이 서바이벌 배틀을 벌인다. ‘K3 판매왕’ 자리를 놓고 펼치는 대결이다.

총 5주에 걸쳐 진행되는 배틀에서 가장 많은 표를 획득 한 우승자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만큼 이들 3인은 혼신의 힘을 다한다. 쫄쫄이 옷을 입기도 하고, 거리에 나서 게릴라 시승 유세를 펼치는가하면, SNS 홍보전에도 열을 올린다.

마치 예능프로그램과 같지만 ‘K3’이란 단어에서 짐작하듯, 이는 기아자동차가 진행한 온라인 캠페인 영상이다. 광고모델로 섭외된 3인의 사전 미팅자리까지 코믹하게 소개하면서 대세로 자리 잡은 리얼 버라이어티적인 요소를 담았다.

이처럼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을 그대로 가져와 광고에 접목 시키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15초 혹은 30초 광고는 모바일 시대엔 길디길다는 요즘 광고계의 통념을 깨고, 그보다 훨씬 길지만 내러티브(이야기의 자연스러운 연결)를 살린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시도다. 무엇보다 예능의 코믹함과 친근감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영상에 보다 오래 잡아두는 데 유용하다.

온라인 방송, 오프라인 스킨십

‘프로불참러’ 캐릭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개그맨 조세호를 기용한 쏘울 신형 바이럴 영상도 예능형 콘텐츠다. ‘조세호의 기네스 도전기’를 타이틀로, 그가 직접 쏘울을 몰고 12시간 안에 11건에 달하는 경사(慶事)에 참여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프로불참러란 별명은 조세호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재욱 결혼식 때 왜 안왔냐”는 김흥국의 타박에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며 억울해하던 표정과 멘트가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 붙여졌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무래도 예능 스타일로 광고를 제작하다보면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조세호 씨나 양세형 씨 같은 분들은 무게감 보다는 대중에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들 예능형 광고는 주로 온라인용으로 제작되지만 연예인 모델이 오프라인 상에서 일반 소비자들과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갖는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쏘울 광고의 경우 경사에 참여했던 이들이 조세호를 봤다는 목격담을 인증샷과 함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자체적인 바이럴도 만들어졌다. 기존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자연스럽고 친근한 노출이 이뤄진 셈이다.

다만, 일반인과 스킨십을 갖는 광고들의 경우 대형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건 성립하기 어렵다. 스타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로 촬영 현장을 제어하기 힘들어지면서 광고 진행이 어려워질뿐더러,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는 게 광고업계 실무자의 설명이다.

꼭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예능 형식의 광고는 이제 일반화됐을 정도로 쉽게 접할 수 있다. 전훈철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대표는 “장르의 벽을 뛰어넘는 현상은 광고계에서는 늘 있어왔다”며 “흔히 TV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히트를 쳤다하면 광고에서 바로 카피되곤 한다. 일례로 최근에는 ‘마이리틀 텔레비전’을 굉장히 많이 따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마이리틀 텔레비전(마리텔)에서 ‘김느 안느’로 호흡을 맞추며 남다른 입담을 선보였던 김성주·안정환 콤비를 기용해 동일한 콘셉트로 바이럴 영상을 제작했다. 브랜드 메인모델은 아니지만 지난 봄 시즌 새로 출시한 제품을 위한 얼굴로 활약했다. 

에이스손해보험도 가수 장윤정을 내세워 마리텔 형식으로 신규 보험상품을 광고했다. 역시 보험사 전체를 대표하는 모델이 아닌 특정 상품에 한정했다.

바이럴 영상의 경우 장기간 보다는 이슈에 따라 단타성으로 집행할 때가 많고, 예능 형식 광고들은 B급 코드나 코믹함을 강조하기 때문에 전체 브랜딩보다는 신상품 소개 등 이벤트성 프로모션에 활용되는 분위기다.

브랜드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방송사

광고가 예능 등 TV 프로그램 포맷을 많이 차용하게 되면서 아예 방송사가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최근 온스타일 ‘매력TV’팀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영상을 제작했다.

이니스프리가 해마다 야심차게 기획하는 ‘플레이그린 페스티벌’을 위한 영상으로 배우 한예리, 래퍼 그레이(GRAY), 슈퍼주니어-M 헨리가 셀럽들의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페스티벌 준비 과정을 보여준다. 매력TV의 콘셉트 그대로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이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그린라이프를 보다 진정성 있게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는 ‘리얼리티’ 포맷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각기 손수건으로 헤어밴드를 만들고, 보틀을 재활용해 실내조명을 제작하며, 페스티벌에서 진행할 사진전을 기획하기도 한다. 3인의 셀럽이 실제 영상 기획부터 페스티벌 현장 이벤트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게 특징적이다.

마리텔 등 1인 방송 콘셉트가 주목받으면서 부쩍 라이브방송을 시도하는 일도 많아졌다. 주요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라이브방송 기능을 강화하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니스프리도 최근 마리텔로 인기를 모은 헤어디자이너 차홍을 섭외해 ‘제주용암해수 인텐시브 앰플 안티에이징 홍쇼핑’이란 이름의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다. 차홍이 특유의 긍정 캐릭터로 대중인지도가 높은데다 이미 인터넷 생방송 진행 경험이 있기에 적합한 순발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 호스트로 선정됐다.

홈쇼핑 포맷을 차용한 이날 방송은 제품 개발자를 직접 스튜디오로 불러 이야기를 듣고, 제품 애칭 공모를 비롯해 즉석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구성을 갖췄다. 5~30초 분량의 TV광고로는 제품의 효능·효과를 상세하게 설명하기 어려워 이같은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로 보는 즉석예능

인터파크투어도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장도연과 함께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나는 쇼호스트다!’를 내보냈다. 인터파크투어의 숙박앱 체크인나우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날 방송은 10월 8일과 22일에 열리는 서울 세계불꽃축제와 부산 불꽃축제 관련 상품을 실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준비된 수량이 완판될 때까지 방송을 계속한다는 콘셉트로 진행해 30여분 만에 종료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앞으로도 매달 테마를 갖고 1회씩 방송을 진행한다는 계획. 10월에는 단풍특집을 준비한다.

종합외식전문기업 놀부는 개그맨 김대범·김경진·최수락과 함께 페이스북 먹방 라이브 ‘오놀밤(오늘은 놀부와 노는 밤)’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개그맨 3인방이 놀부옛날통닭의 인기 메뉴를 맛깔스럽게 먹으며 치킨 잘 먹는 법, 내 인생에서 가장 매웠던 치킨 등 치킨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생방송 도중 직접 주문 전화를 받거나 각종 게임을 하며 벌칙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는 경우 정성적 측면은 추가 분석이 필요할 테지만, 일단 댓글이나 좋아요 등 정량적 수치는 압도적이다. 

실제 놀부는 평소 게시물에 이용자 반응이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이번 라이브 방송 때는 3000여건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회사 측에서 단 상당수 답변을 제외하더라도 평시와 비교가 안 되는 급증이다. 인터파크투어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중 84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며 평소 대비 상당히 많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숫자의 증가는 이용자들의 참여가 활발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 현상이다. 다만 관계의 지속이 아닌 일회성 이벤트로 머물지 않도록 추가적인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과 광고콘텐츠 사이

브랜드 콘텐츠가 점차 TV프로그램 포맷을 닮아가는 가운데, 역으로 TV프로그램은 브랜드 광고화되는 경향도 엿보인다.

지난 9월 시청자들의 열렬한 기대 속에서 방영됐던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편은 예능의 정극 도전이라는 시도로 호평 받았지만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영화를 입은 광고와도 같았다. 과도한 간접광고(PPL) 때문이다. 실제 장면 곳곳마다 복병처럼 PPL이 등장하면서 마치 광고를 보는 듯했다는 평가가 상당했다.

▲ <무한도전> 무한상사 방송 화면. 과도한 ppl로 뒷말을 낳았다.

비단 무한도전뿐 아니라 근래 상당수 드라마나 예능은 PPL로 인한 이슈에 휩싸이곤 한다. 방송사의 광고 실적이 저조해진 상황에서 제작비 충당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지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변이다.

이처럼 TV프로그램과 브랜드 콘텐츠가 결합되는 현상은 결국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채널이 분산되면서 TV 등의 전통매체가 과거만큼 광고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세분화된 타깃에 맞춰 보다 눈길을 끌 콘텐츠를 생각하다보니 플랫폼을 뛰어넘는 장르간 결합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전훈철 대표는 “이제는 크리에이티브 영역이 예전처럼 15~30초 콘텐츠로 압축해서 잘 만들자는 관점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크리에이티브로 확장됐다”며 “다변화된 환경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적절한 미디어를 선택, 각각의 특성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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