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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홍’으로 3막 1장 열었습니다”[인터뷰] 홍상현 홍PR 대표

[더피알=강미혜 기자] 광고회사 PR팀으로 출발해 대기업 홍보임원을 거쳐 PR컨설팅 분야에 발을 디뎠다. 오랜 세월 홍보 한 우물을 파며 누구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또 다른 출발선에 선 설렘과 긴장감은 베테랑도 피해갈 수 없다. 홍보인생의 3막 1장을 열어젖힌 홍PR의 홍상현 대표. 그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 "마케팅과 세일즈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다 실질적인 PR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 이윤주 기자

대기업 홍보임원에서 신생 PR회사 대표로 변신한 지 일 년 남짓. 경영자로, 실무자로, 파트너로, 또 스승이자 학생으로 1인 다역을 소화하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홍 대표는 제일기획과 효성그룹, 대교그룹 등에서 20년 넘게 PR인으로 외길을 걸었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국내와 해외를 넘나들며 체득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비즈니스의 뜻을 품고 홍PR을 설립했다. 같은 PR이지만 속한 조직과 포지션에 따라 각기 다른 PR의 기능과 역할을 해낸다.

“제일기획 시절 큰 전략 아래 화려한 PR을 담당했다면, 대기업 홍보실에선 총수 PI나 오너 관련 홍보를 주로 했습니다. 지금은 마케팅과 세일즈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보다 실질적인 PR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현재 4~5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홍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홍PR은 특이하게 오피스가 없다. 신생회사의 경영적 판단도 작용했지만, 지식컨설팅 특성상 물리적 공간을 떠나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모든 것이 합쳐지는 지금과 같은 융합 시대엔 홍보만 잘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 이종 간 시너지가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앉아서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기보다 무빙 콜라보레이션(moving collaboration)을 꾀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봤어요.”

이에 따라 홍 대표는 신사역 부근 스튜디오, 홍대입구에 위치한 출판회사, 판교에 있는 리서치회사 등에 사무공간을 두고 수시로 오가며 그들과 긴밀히 협업하고 무빙 오피스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인연   홍 대표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 조직위에서 군 복무를 했을 정도로 홍보와 연이 깊다. 직(職)으로써 홍보 1막은 1989년 제일기획 입사와 함께 그려졌다.

삼성그룹 사외보와 대학생 대상 전문지 <인재제일> 출판물을 담당하다 본격적으로 PR의 맛을 알게 된 건 세계 1위 독립 PR회사 미국 에델만과 협업하면서다.

   
▲ "앉아서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기보다 무빙 콜라보레이션(moving collaboration)을 꾀하고 있다." 사진: 이윤주 기자

당시 홍 대표는 삼성그룹 홍보담당 차·부장, 임원 등 3계 직급에 대한 글로벌 미디어 트레이닝을 맡아 진행했다. 매회 약 스무명의 홍보담당자를 소집해 에델만 뉴욕 본사 및 워싱턴, 제일기획의 일본 파트너인 하쿠호도사에서 PR교육을 진행하며 자연스레 선진PR 시스템을 익혔다.

“1990년대만 해도 대형 광고회사 안에서 PR인력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매출과 수익이 중시되는 광고회사 특성상 100억~200억원을 수주하는 파트와 비교해 아무래도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죠. 민감한 사항을 다루면서도 PR업무는 클라이언트당 매출 10억원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PR을 업으로 삼은 일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제일기획이란 큰 계단을 밟으며 언론대응을 비롯해 제품이미지 제고, 마케팅 프로모션, 기업 CI, CEO PI 등 다방면에서 PR업무를 섭렵할 수 있었던 것도 특별한 행운이었다.

기회   2000년대 들어 삼성그룹에서 글로벌PR의 중요성이 커지며 홍 대표의 궤적은 해외로 뻗어나갔다. 삼성전자에서 해외홍보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실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게 된 것. 삼성그룹 해외지역 본사 체제에서 미국과 동남아, 중남미 등을 오가며 에델만, 버슨마스텔러, 웨버샌드윅, 케첨 등 유수의 글로벌 PR회사를 선정하고 협업하는 데 관여하며 실질적으로 글로벌 홍보를 펼쳤다.

“당시 해외출장이 참 잦았어요. 여러 국가를 누비며 에이전시를 선정하고 짬짬이 그 나라의 문화나 생활모습 등을 견학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즈음 외국어에도 꽂혀 영어 1급, 일어 2급, 중국어 3급 등 회화자격증도 취득했어요. 업무와 병행하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PR을 천직으로 삼는 데 있어 지금도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턴 아예 미국법인으로 옮겨갔다. 제일기획 선진사 파견근무프로그램을 통해 뉴저지에서 연수를 하게 된 것이다. 홍 대표는 삼성 본사와 현지 법인간 다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언론사 뉴욕 특파원들을 서포트했다. “지상파와 종편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앵커들 중 당시 특파원 출신들이 있는데요,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도 수시로 만나 서로 도우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현지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미국사회와 문화, PR을 두루 체험했다. 본사로 복귀한 후엔 수년간 쌓은 큰물에서의 실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G20 정상회의, 한국세계화, 금연홍보 등 굵직한 국가 홍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커리어를 탄탄히 했다.

변신   홍 대표는 20여년의 제일기획 생활을 뒤로 하고 2012년 효성그룹 임원으로서 홍보 제2막을 열었다. 이 시절 효성 최초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제작하고 CSR 활동을 기획하며 PR의 외연을 확장했다.

사회적 기업을 직접 운영해 보자는 내부 의견을 받아들여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효성굿윌스토어를 론칭하기도.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기증 받은 물품을 판매함으로써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효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후 홍 대표는 대교그룹으로 적을 옮긴 뒤 2015년 퇴사해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대중국 PR에 뜻을 품고 중소기업청 주관 중국 창업교육을 이수했으며, 중국 성도에서 수주간 여러 비즈니스를 개발한 뒤 그해 11월 홍PR의 문을 열었다.

홍PR은 역량이나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 PR 지원에 포커싱하고 있다. 일찍부터 대기업들이 내·외부 전담 조직을 갖춰 전략적으로 PR활동을 전개하는 데 반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홍보 문외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껏 국내외에서 쌓은 커리어와 역량을 십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홍 대표는 “작지만 구체적인 성공스토리를 만들면서 중소기업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려 한다”며 “이를 통해 PR 수요자의 외연 확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PR인생 3막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참모로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이윤주 기자

교학   홍 대표의 유별난(?) ‘홍보사랑’은 가족 에피소드에도 묻어난다. 다름 아닌 두 아들을 통해서다. 큰 아들 영어이름은 ‘리처드(Richard)’이고, 둘째는 ‘다니엘(Daniel)’이다.

재미있는 건 PR회사 에델만의 창립자 이름이 다니엘 에델만(Daniel Edelman)이고, 그의 아들이자 현재 에델만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가 바로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이라는 점이다. 세계 PR계를 움직인 거물들의 이름을 딴 작명 센스를 아들들에게 발휘한 것이다.

“에델만은 저에게 PR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깨쳐준 회사입니다. 당시 경험들이 제 홍보 경력의 주춧돌이 되었기에 에델만 회장처럼 90세까지 왕성히 활동하는 글로벌 홍보맨이 되고 싶은 마음을 아들들에게 투영한 것이라고나 할까요(웃음).”

홍 대표는 지금도 더 나은 PR을 위한 배움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광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신문방송 박사과정을 이수하면서 틈나는 대로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토론한다. 지난 9월부턴 서울대에서 ‘PR론’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중국 속담에 ‘배우는 것은 물을 거슬러서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멈추면 퇴보하는 것이다(學如逆水行舟 不進卽退)’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PR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이 말을 명심해 더욱 더 공부하기를 멈추지 말아야겠죠.”

홍 대표는 PR인생 3막은 경영에 도움이 되는 참모로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그동안엔 큰 회사의 후광효과를 많이 보기도 했는데요, 이제부턴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함)의 자세로 PR의 가치를 높이고 PR인 위상 강화에 일조하려 합니다.”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업하면서 PR 전도사를 꿈꾸는 홍 대표의 멋진 스토리를 기대해 본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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