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머에겐 ‘청유형 메시지’로 다가서야
크리슈머에겐 ‘청유형 메시지’로 다가서야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11.0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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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영상’ 통해 제품력 인증, 재미·감동 코드 삽입

[더피알=문용필 기자] 광고와 PR 등 기업 커뮤니케이션도 경험 시대를 맞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소비자 불신의 주범이 됐던 일방적인 주입식 메시지를 벗어나 간접경험을 가능케 하는 접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공간마케팅이 트렌드라고 해도 장소 마련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공간 제약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가 가능한 미디어의 장점을 십분 살린 셈이다. ▷관련기사: 공간에 심는 경험마케팅, 라이프스타일로 침투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실험영상’이다. 제품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실험장면을 TV광고나 바이럴 영상에 담아 간접적으로나마 특징과 상황을 경험케 하는 기법이다.

국내에서 실험영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LG전자다.

카드 쌓기 세계기록 보유자와 저진동 드럼세탁기 위에서 카드를 높이 쌓는 기록달성에 도전하는가하면, 미국 암벽등반 챔피언을 모델로 기용해 청소기 흡착판으로 건물 클라이밍을 시도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의 강력한 흡입력을 영상으로 간접 경험토록 한 것이다.

패션가방 브랜드인 샘소나이트는 배우 안재홍이 출연한 실험영상을 통해 드릴로 흠집을 내거나 트랙터가 밟고 지나가도 원상태로 복구되는 자사 캐리어의 장점을 소개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오프라인 이벤트를 바이럴 영상으로 제작하는 케이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노스페이스는 몰래카메라 형식의 바이럴 영상으로 일찌감치 재미를 봤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피팅룸에 들어가 패딩 재킷을 입고 나오면 겨울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은 것.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소비자들은 얼음 깨기나 눈뭉치 던지기 등의 놀이를 즐기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경험했다. 지난 2013년 10월 공개된 이 영상은 당시 유튜브 상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LG전자가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바이럴 영상은 더욱 기발하다. 자사 TV를 마치 사무실의 창문인 것처럼 위장설치하고서는 구직자 면접에 나서는 내용이다. 진지하게 면접을 보던 구직자는 TV에서 운석이 충돌하는 영상이 나오자 기겁을 한다. 시청자들은 저렇게 놀랄 정도로 TV 화질이 좋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보다 생생한 경험의 욕구로 가상현실, 이른바 VR기술을 접목한 영상은 최근 광고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기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매장에 직접 와있거나 스타와 함께 있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이돌 스타 수지의 방을 테마로 한 빈폴 액세서리의 VR영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 수지 방을 360도로 보여주는 빈폴 영상. (이미지 클릭시 해당 영상으로 넘어갑니다)

VR기술을 광고에 색다르게 응용해 호평받은 사례도 있다. 현대자동차는 북한의 2D 위성지도를 3D로 구현, 이를 VR영상으로 제작한 후 구순의 할아버지에게 마치 차를 타고 고향에 방문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이들 영상의 공통요인은 제품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기존 광고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재미나 감동을 소비자들에게 경험시켰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단순히 재미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소비자를 수동적인 메시지 수용 존재가 아닌, 전문적 지식으로 무장한 크리슈머(Creative+Consumer)로 바라봐야 한다”며 “앞으로는 기업의 정보를 이들에게 제공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는 형태가 광고·마케팅 전략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방적 메시지보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청유형 메시지’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조언이다.

또한, 김 교수는 “경험을 통해 얻는 편익을 부각하거나 이를 놓쳤을 때의 회피경향을 바탕으로 (메시징)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소비자가 자신의 경험을 지키려는 심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의 메시징 코드는 ‘신뢰’였다. 그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검증 프로세스를 넓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일방적 메시지라고 해도 소비자들은 받아들이게 된다”며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의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 확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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