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보려 해도 ‘최순실’에 묻혀버리니…
뭘 해보려 해도 ‘최순실’에 묻혀버리니…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11.0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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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러운 마케터들, 초대형 이슈에 정공법으로 승부수 던지기도

[더피알=조성미 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을 마주하며 분노하는 국민들 못지않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뭘 해보려고 해도 ‘최순실’ 키워드에 묻혀버리기 때문이다.

앞서 세월호나 메르스 등 나라를 뒤흔든 초대형 이슈 상황에서 기업들 역시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 요란한 마케팅 활동을 지양했었다. 국민정서에 반(反)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PR·마케팅 등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위축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중의 시선을 끄는 것 자체가 어렵다. 수주에 걸쳐 신문과 방송, 포털 등 모든 뉴스가 ‘최순실’로 도배되고 있는 까닭. 

▲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패러디한 동아오츠카의 페이스북 게시물.

한 홍보 담당자는 “모든 기사가 최순실 관련 내용으로 채워지다 보니 보도자료 내도 기사화되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며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마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어서 이슈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일단 튀자’는 심정으로 최순실 이슈를 타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정면돌파를 택한 사례도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봇물을 이루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패러디에 슬쩍 동참하는 식이다.

동아오츠카는 1일 자사 페이스북에 우주 한가운데에서 명상하는 모습의 오로나민C 이미지와 함께 ‘좋아요를 클릭하면 그런 기운이 온다 #온_우주의_기운을_모아’라는 게시물을 선보였다. 이는 지난해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 “간절하게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패러디한 것이다.

숙박앱 여기어때는 최순실 검찰 출두 모습을 패러디한 영상을 내놓기도 했다. 기자들에게 쫓겨 신발이 벗겨진 ‘콩순이(브랜드 캐릭터)’와 그가 신고 있던 신발을 클로즈업 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게시물로 이동합니다.)

기업발 이같은 패러디 게시물은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사회적으로 워낙 민감한 이슈이기에 풍자와 해학의 유희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한쪽에선 조롱식 묘사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개했던 패러디물을 내리는 일도 생겼다. G마켓은 지난달 21일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의 입시 관련 비리가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그를 향한 이대생들의 분노를 담은 대자보 내용을 패러디해 자사 트위터에 게시한 바 있다.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물은 정 씨가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과 연결 지어 승마운동 기구 및 최씨 모녀가 호텔방에 버리고 간 곰탕, 김, 커피믹스의 제품을 관련 상품으로 구성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며 큰 화제를 모았지만 일부 사용자들에게서 ‘불편하다’는 반응이 이어져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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