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의 행복이 곳곳에…‘초딩 카피라이터’가 본 서울 중구
만원의 행복이 곳곳에…‘초딩 카피라이터’가 본 서울 중구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11.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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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명소 광고 포스터 제작, ‘솔직·풋풋’ 카피로 시선강탈

[더피알=이윤주 기자] 초등학생들이 서울시 중구의 전통시장과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카피라이터로 변신했다. 아마추어 느낌이 물씬 나는 편집이지만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알리려는 진정성은 프로 못지않다.

황태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는 모습과 주인아저씨를 등장시킨 그림은 신중부시장 ‘영창상회’ 광고다. ‘대관령 가지말고 명태·황태는 영창상회로!’라는 카피가 눈에 띈다. 여기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술 드신 아빠, 해장국으로 명태가 직빵’이라는 문구를 더했다.

▲ 청구초 6학년 4반 '만원? 들고와!' 작품(왼쪽)과 광희초 6학년 2반 '코디의 완성은 대성가방' 작품. 사진= 이윤주 기자

정동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을 광고한 팀은 ‘배재학당’을 이용해 4행시를 지었다. ‘재학당은 밌는 스토리와 당의 유물들을 장 만날 수 있어요.’

대성가방점 광고의 경우, ‘코디의 완성은 대성가방’이라는 카피와 ‘싼가격’ ‘다양한 가방’ ‘학생들도 탐내는 신상 가방’ ‘20년 그 자리’라는 특징을 내세우기도. 이처럼 아이들의 시각에서 중구 곳곳의 모습이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는 홍보물로 탄생했다.

해당 작품들은 중구청이 지난 4월부터 관내 7개 초등학생 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내 꿈은 카피라이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졌다.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초등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전통시장만을 대상으로 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구 러시아 공사관, 덕수궁, 구세군역사박물관 등 정동 역사문화시설 6곳도 포함됐다. 

최윤경 중구청 교육체육과 주무관은 “최창식 중구청장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보자는 제안을 먼저 했고, 교육체육과에서 중부 관내에 전통시장이 많으니 광고와 접목시켜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 '내 꿈은 카피라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중구청 제공 영상 캡처.

해당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중구의 역사와 전통이 담긴 장소를 발로 뛰어 직접 홍보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초등 6학년 교과서에 실린 ‘광고’ 단원을 배우는 교과과정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참가자들은 현장탐방에 앞서 광고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아이디어 구상부터 인터뷰까지 광고기획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소화해 광고포스터를 완성했다.

실행 초기에는 시장 상점들의 협조가 안 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전언. 하루에 서너 학급이 한 가게에 계속 방문을 하다 보니 장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최 주무관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계속 질문하고 방문하니까 귀찮아하는 상인들도 많았다. 그런데 3년째 하다보니 아이들이 전통시장에 와서 활기도 넘치고 좋다면서 먹을 것도 챙겨주신다. 몇몇 상인은 시상식에도 참여했다”고 전했다.

‘내 꿈은 카피라이터’ 작품들은 오는 8일까지 중구청 1층에서 진행되는 전시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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