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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안긴 ‘오보의 멘붕’[기자토크] 이 시대의 P.T. 바넘에 당하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고백컨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보기 좋게 한방 먹었습니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은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비단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한 호불호 때문이 아닙니다. 예상을 뒤집은 대선 결과에 ‘오보의 멘붕’을 겪을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 클린턴의 압도적 우세를 점친 미 유력 언론들이 줄줄이 흑역사를 남겼습니다.

<허핑턴포스트>의 경우 대선 개표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초’에 불을 붙여 녹아내리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중계했는데요, 판세가 요동치자 급작스레 중단해야 했죠.

   
▲ 미 대선 개표 라이브에서 '트럼프 초'를 태운 허핑턴포스트.

국내 언론들도 황당과 당황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혀 예측을 못한 우를 어떤 말로도 변명할 길이 없다. 미리 준비한 여러 기사들은 다 물거품이 됐다”며 “내가 이럴려고 국제에디터가 됐나 자괴감이 인다”고 토로했습니다.

<시사인>은 “지난주 금요일 마감한 478호 ‘클린턴 내각 누가 누가 입성하나’ 기사는 바로 잡을 수도 없게 되었다”며 오보를 내게 된 데에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더피알>도 트럼프발 사과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11월호에 미국 대선주자의 캠페인 전략을 소개하며 ‘트럼프 필패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한 칼럼을 특집으로 내놓았는데요.

   
▲ (왼쪽부터) 한겨레 국제에디터 페이스북 글, 더피알 11월호 특집 커버, 시사인 페이지 공식 사과.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국가대표급 선수가 골키퍼 없이 페널티킥을 찼을 때’와 같다고 판단, “막판에 발이 접질려 ‘똥볼’을 차거나 선수가 갑자기 쓰러지지 않는 이상 킥은 골망을 흔들게 돼있다”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똥볼’을 오보로 받게 되었네요.

그나마 다행인 건 대반전의 드라마를 쓴 트럼프 덕분에 해당 특집이 함의하는 바가 더욱 커졌다는 점입니다.

당초 기획의도를 뒤집어서 19세기 중반 ‘세기의 서커스맨’ P.T. 바넘의 PR전략과 전술이 21세기 도널드 트럼프로 어떻게 부활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미 현지에서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가 수정원고 작업 중입니다.

이럴려고 밤새서 마감했나 하는 자괴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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