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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공전략 ②]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라카우보이·플레이보이 기질로 미국인들 향수 자극…한 번 뱉은 말 결코 주워담지 않아
  •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 승인 2016.11.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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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의 대선 승리 과정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PR인들에게도 큰 교훈을 줍니다. 19세기 중반 ‘세기의 서커스맨’ P.T. 바넘의 PR전략과 전술이 21세기 도널드 트럼프로 어떻게 부활했는지 7가지 공통점을 통해 살펴봅니다.

1. 대중은 논란을 사랑하고 논란은 공짜 홍보를 낳는다.
2.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라.
3. 비즈니스는 사기이며 뻔한 거짓말도 계속하면 진짜가 된다.
4. 대중은 속아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5. 대중은 야바위에 몰린다. 순회공연의 힘을 믿어라.
6. 위기에 몰리면 또다른 쇼로 위기를 탈출하라.
7. 대중을 지루하게 만들지 마라.


[더피알=임준수]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대중은 논란을 사랑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리고 논란은 공짜 홍보를 낳는다는 점을 활용, 끊임없는 이슈파이팅으로 결국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이미지 메이킹 관점에서도 트럼프는 바넘과 닮아 있다.  

공통점2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하라

<도널드 트럼프 만들기>의 저자 데이빗 케이 존스톤은 트럼프가 능숙한 것은 오직 두 가지 뿐이라고 했다. 하나는 자신이 미다스의 손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빼먹는 기술이다.

PR을 실체(reality)와 공중 지각(perception)의 조정이라는 관점에서 트럼프는 일찌감치 대중들에게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 도널드 트럼프의 아이오와주 카운실블러프 선거 유세 모습. AP/뉴시스

80년대에 그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돈으로 맨해튼에 큰 빌딩을 짓는 일과 플레이보이 짓에만 몰두했다. 이를 통해 건방지고 싸움 걸기 좋아하고 지기 싫어하는 자신의 실체를 여과 없이 구축했다. 바로 카우보이적 기질이다. 카우보이와 플레이보이에 연정을 느끼며 살아온 미국인들에게 분명 어필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그의 카우보이적 행태는 법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약자를 제물로 삼아 이득을 취하는 것이며, 플레이보이적 기질은 어떤 여자라도 동의 없이 유린할 수 있다는 성적 약탈자 행태로 변모했다.

트럼프는 비열한 카우보이건 추악한 플레이보이건 상관없이 자신은 절대 지지 않는 남자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갔다. 협상을 해도 지지 않고 반드시 더 챙기고 일어나는 이미지, 고소고발 당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세상에 알린 것이다.

이에 대해 NBC방송은 다큐멘터리 ‘80년대 도널드 트럼프는 어떻게 도널드 트럼프(의 이미지)를 만들었는가’에서 사람들이 트럼프를 공격하면 할수록 트럼프가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경선을 거치면서 트럼프는 대중들에게 자신은 표를 구걸하기 위해 입장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심었다. 설령 논쟁을 통해 굳어진 것일지라도 뭔가 진짜 자기다움, 요즘 말로 진정성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를 막기 위해 벽을 쌓겠다고 말해 히스패닉 표를 많이 잃었어도 끝내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사진은 멕시코계 남성이 트럼프의 NBC TV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모습. AP/뉴시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를 막기 위해 벽을 쌓겠다는 발언으로 히스패닉 표를 많이 잃었어도 지지기반인 블루컬러 백인남성들을 위해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불법 이민자뿐만 아니라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잘 나가는 히스패닉에도 시비를 걸었다.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의 대표 앵커인 호르헤 라모스에게 질문권을 주지 않고 ‘유니비전으로 돌아가라’며 회견장에서 몰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또 대선 본선 캠페인 중에는 히스패닉계 연방법원 판사가 자신에게 편파판정을 했을 것이라는 인종주의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지만 결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저 사람은 표를 구걸하기 위해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논란이 계속되고 그의 언론 노출이 많아지면서 트럼프에 대해 잘 몰랐거나 띄엄띄엄 알던 사람들도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훨씬 잘 알게 됐다. 카우보이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해 말 바꾸기, 겁박하기, 조롱하기, 깐죽대기, 졌어도 졌다고 깨끗이 인정하지 않기 등 인격이 의심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목도했다. 공화당 경선 당시에는 그가 대부분 남자 후보들을 상대했기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런데 클린턴과의 세 차례 TV토론에서 그의 인격과 여성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차 토론에서 클린턴이 말하는 도중 몇 차례 마이크에 입을 갖다 붙이며 “틀렸어”라고 깐족댔고, 2차 토론에선 클린턴 주변을 서성거리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마지막 토론 때에도 클린턴 발언 중 느닷없이 “저런 역겨운 여성 같으니(such a nasty woman)”라고 한 장면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 대선 2차 토론에서 위협적 분위기를 만든 트럼프 모습(왼쪽)과 이를 풍자한 SNL의 한 장면.

이에 NBC방송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는 토론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혐오감을 웃음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2016 대선전의 진정한 승자로 꼽히기도 했다.

SNL의 시청률은 전년 대비 20% 올라 기록을 세웠고 트럼프로 분한 헐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았다. 모두가 SNL이 잘 풍자한 트럼프의 이미지를 즐겼지만, 당사자는 웃지 않았을 뿐더러 트위터에서 SNL을 물어뜯음으로써 ‘복수의 킹’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대선 보름여를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율은 약 61%에 달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진흙탕 싸움을 할수록 자신은 불리할 게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선거전 내내 ‘불법자 힐러리(Crooked Hillary)’를 입에 달고 살았다.

트럼프가 믿었던 것은 자신은 ‘미친개’가 돼도 전통적 공화당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자기에게 표를 던져줄 것이지만, 생각이 많은 리버럴(진보주의자, 민주당원)들이나 생각이 별로 없는 흑인들은 힐러리에 때가 더 많이 묻을수록 투표장에 안 나올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판단이었다.

대선 11일을 앞두고 연방수사국 (FBI)국장이 별정 수사건에서 나온 이메일로 재수사를 할 것을 흘렸을 때, 트럼프 캠프가 환호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때 리버럴 진영은 정말 폭탄 맞은 벌집의 형국이었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현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S.I. Newhouse School의 PR학과 교수다. PR캠페인과 CSR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효과에 관한 연구를 하며, The Arthur Page Center의 2012-2013년 Page Legacy Scholar로 선정되었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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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국 대선#힐러리#임준수#캠페인 디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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