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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곧 미디어다[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제3의 영향력자에 기대온 헬스PR, 본질에 다가서
  •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 승인 2016.11.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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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그동안 PR, 광고는 단지 ‘포장의 기술’일 뿐이라는 편치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되면서 숨기려고 해도, 숨길 것도, 숨길 수도 없는 ‘본질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실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것 보다는 제품(또는 서비스) 자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헬스케어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다른 어떤 영역보다 상품의 실체, 즉 치료 효과 등 제품 자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장이다.

   
▲ 헬스케어PR은 제3의 영향력자에 기대왔다.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헬스케어 마케터는 마케터가 활용할 수 있는 4P(Product, Place, Price, Promotion)라는 도구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특히, 제품(또는 서비스)은 국가의 강력한 관리와 통제를 받게 된다. 유통, 가격, 판매촉진도 역시 제한이 많다.

의사들의 의료 서비스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의료수가, 즉 가격이 정해진다.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는 진료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환자 유인 알선 행위를 금하고 있어 판매촉진 역시 제한된다. 전문의약품(ETC)의 경우 허가에서부터 판매 모든 과정에 걸쳐 까다로운 규정을 준수해야만 한다.

스스로 할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의사, 약사, 언론, 혹은 정책 입안 및 집행자인 국회와 정부 등 제3의 영향력자를 대상으로 한 이슈관리와 마케팅 활동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메시지를 통제할 수 있는 대중 광고보다는 전통적으로 대언론 PR을 통한 홍보활동이 병원과 전문의약품과 같은 헬스케어PR에 중심 역할을 해 온 이유다.

헬스케어PR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 TV, 신문 등 전통 미디어가 갖는 힘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온도차는 존재한다. 때문에 마케터나 커뮤니케이터들은 약해지고 있는 미디어 효과를 상쇄하기 위한 또 다른 해법을 찾아 나섰다. 그 해법은 제품(서비스) 자체를 중요한 미디어 채널로 활용하는 시도다.

미디어가 된 의료 서비스

병원이 판매하는 상품이 ‘의사’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의사는 병원의 상품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일 뿐 실제로는 ‘서비스’ 자체가 상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 사람의 소비자가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는 의사를 비롯해 모든 병원의 스텝, 의료기기, 구성 요소들이 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의 기술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 역시 ‘의술(醫術)’이라는 기술적 서비스 외에 친절, 환경, 편의, 안전 등 추가적인 서비스 혜택을 받길 원한다.

최근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디자인’ 역시 결국 병원의 핵심 제품(상품)인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예전의 소비자 만족(CS) 교육의 수준을 넘어 병원의 상품인 서비스 전체 과정을 혁신해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마케팅적 시도다.

예를 들어, 고려대병원의 경우 응급실 환자들의 중등도를 레드(Red), 옐로(Yellow), 블루(Blue), 그린(Green) 등으로 구분하고 의료진들이 그에 맞는 색깔 조끼를 착용하게 하는 서비스 디자인을 선보였다. 응급실 폭력의 원인 중 하나가 진료 순서와 관련해 함께 있는 환자들의 상태에 대한 상대 환자들의 몰이해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착안한 시도였다.

이 시스템에 따라 중증환자는 레드존, 경증환자는 옐로존, 대기나 상담환자는 그린존, CT 촬영 등 검사를 요하는 환자는 블루존에 배치했다. 확연히 눈에 보이는 구분에 환자 불만과 응급실 폭력은 줄어들었다.

   
▲ 고려대병원은 응급실 근무자의 옷과 공간을 색깔로 환자들의 상태를 구분한 서비스 디자인으로 응급실 폭력을 줄였다. 필자 제공

흥미로운 사실은 병원의 서비스 차별화 열풍은 결국 병원의 핵심 제품(Product)인 의료 서비스 자체를 미디어화하고 채널화한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을 병원이 인지하고 있든 없든 관계없이 각 병원의 의료 서비스는 그 자체가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다.

SNS로 대변되는 개인 미디어의 등장은 우리에게 서비스와 상품의 실체가 중요해졌음을 일깨워줬다. 아무리 PR을 잘 해도 개인이 모두 미디어인 시대에 실제 현장에서의 서비스나 실제 경험한 상품이 PR한 것과 같지 않다면 관계망을 통해 거짓은 금방 들통 나게 된다. 반대로 병원의 핵심 상품인 서비스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게 된다면, 서비스 체험자들이 스스로 매체가 돼 PR을 해 준다.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유일한 장소이자,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찾아야 하는 곳인 병원, 그리고 의료 소비자 각자가 소유한 개인 매체(스마트폰)는 병원이라는 장소야말로 최고의 미디어 채널이 되게 만들었다.

의약품, 제품 포장 마케팅 적극 활용

제약 업계에서도 제품 자체를 미디어화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 시작은 제품 포장과 용량의 변화에서 시작되고 있다. 주로 예술접목과 소형화, 두 가지로 대변된다.

전문의약품은 소비자가 아닌 처방권자인 의사에게 선택권이 있기에 제품 포장에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지만, 일반의약품(OTC)일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진통제 펜잘은 수년 전부터 제품 케이스에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아델 브로흐 바우어의 초상’이라는 명화를 사용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투박한 의약품 포장에 신선한 시도로 평가 받고 있다.

소화제 활명수는 2012년부터 매년 제품 포장에 디자인을 접목한 특별판을 발표한다. 올해는 출시 119주년을 기념해 카카오프렌즈가 이를 축하하는 모습을 담은 ‘활명수 119주년 기념판’과 119 구급차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2016 까스활명수 특별박스’를 선보였다. 매해 활명수 스페셜 판은 대부분 완판되고, 해당 제품을 모으는 마니아층까지 생겼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제품에 반한 소비자는 스스로 SNS에 이를 공유하기도 해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제품이란 미디어가 또 다른 미디어로 전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상처치료제 후시딘 포켓형의 1회용 제품(왼쪽)과 어린이를 위한 소화제 꼬마활명수.

소포장과 낱개 포장 의약품들 역시 비슷한 기능을 한다. 상처치료제 후시딘은 포켓형의 1회용 소포장 제품을 내놓았다.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S’도 휴대와 복용의 편의를 높이는 시도를 했다. 소화제 활명수 역시 꼬마활명수와 여성용 미인활명수 등으로 타깃층에 맞는 용량과 디자인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중심의 사회 구조가 해체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약의 사용 용량도 줄어들고 있고, 활발한 레저 활동은 휴대가 간편한 소형 의약품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또한 약을 휴대하거나 먹는 사람들은 ‘아픈 사람’이라는 부정적 통념을 갖기 쉬운데 예쁘고, 실용적이고, 간편하게 휴대 및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약, 또는 약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낙인(Stigma)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품은 곧 미디어다. 다른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이지만 변화가 더딘 헬스케어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제품은 가장 확실한 실체이자 홍보 수단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야 말로 본질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진실 아닐까.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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