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블로그 소통’이 아쉬운 이유
기아차 ‘블로그 소통’이 아쉬운 이유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11.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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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게시판·댓글란 없어…현대차 블로그 반면교사로

[더피알=문용필 기자] 기아자동차가 공식 블로그를 새롭게 오픈했다. 소비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활발히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용자가 공개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된다.

기아차는 최근 ‘플레이 기아(play.kia.com)’라는 블로그를 새로 선보였다. 플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한편 함께 콘텐츠를 제작,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답변하는 ‘K에게 말해봐’ 메뉴가 개설됐다. 또한 시승기 등 고객이 만드는 콘텐츠로 꾸미는 ‘달려볼래’, 카탈로그 사진이나 고객이 직접 찍은 차량 사진을 공유하는 ‘K갤러리’ 코너도 있다.

▲ 기아차 공식 블로그에 마련된 'k에게 말해봐' 코너. 해당 사이트 캡처

하지만 블로그 운영목적에 비해 운영방식에 있어선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K에게 말해봐’이다.

게시판이 아닌 메일 형태를 취하고 있어 기아차와 이용자가 일대일(一對一)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은 보기가 어렵다. 게다가 실명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실제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려면 이름과 전화번호를 쓴 후 의견 작성란에 글을 남겨야 한다.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도 거쳐야 한다. 이벤트 당첨자 선정 및 경품배송 때문이라고 이유를 명시하고 있지만 동의를 거부하면 게시판 이용은 불가능하다.

블로그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쉽게 알 수 있는 댓글란도 없다. 페이스북의 ‘라이크(like)’ 기능처럼 하트를 클릭해 콘텐츠에 대한 호감도만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이나 LG전자 등 다른 기업들이 블로그에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일방적인 기업 소통 방식이 아닌, 고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는 기아차만의 소통방식”이라는 사측의 소개와도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다.

아울러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의 공식 블로그가 속 시원한 소통에 인색하다는 점도 기아차 블로그에 회의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자사 공식 블로그에 터놓고 얘기하지는 뜻에서 ‘토크 H(Talk H)’라는 코너를 개설한 바 있다. 오픈인사이드와 실시간 이슈, 오해와 진실 등 3개 세부 메뉴로 구성됐다.

그러나 자사 관련 루머나 오해를 바로잡는 실시간 이슈 코너는 현재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두 개의 메뉴 역시 업데이트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지난 6월 30일 이후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현대차 공식 블로그의 '오해와 진실' 메뉴. 해당 사이트 캡처

오해와 진실 코너 역시 4개월 간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6월 3일에 올라온 ‘투싼 내수-수출 모델 간 범퍼가 다르고 차별이 존재한다?’가 마지막이다. 올해 게재된 콘텐츠 수는 2~3개에 불과하다.

최근 불거진 ‘세타2’ 엔진결함 논란과 싼타페 에어백 결함 은폐 의혹 등 소비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품질 관련 악재에 있어선 ‘토크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세타 2엔진에 대해서는 공지사항 메뉴를 통해 사측의 입장과 향후 조치 등을 짤막하게 전달했다.

반면 ‘브랜드 스토리’와 ‘프로모션’ 등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는 코너는 비교적 업데이트가 잘 이뤄지고 있다. 여행, 웹툰, 문화 등의 메뉴도 콘텐츠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기아차의 공식 블로그도 ‘형제 회사’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 아니면 당초 목적대로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충실히 기능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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