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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 이디야커피를 마신다?
만원짜리 이디야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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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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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스의 팀플노트] 이디야 커피랩 통해 본 브랜드 확장 전략

[더피알=브랜디스] 올 4월 이디야 신사옥에 새로 오픈한 ‘이디야 커피랩(Coffee Lab)’. 골드와 블랙 컬러의 고급스럽고 웅장한 문을 들어서면 500평이 넘는 규모의 매장이 펼쳐진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베이커리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꾸며졌다.

프리미엄 공간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최대 만원에 달하는 커피 가격을 보는 순간 다시 입이 떡 벌어진다. “이디야커피가 이렇게 비싸도 되는 거야?”

▲ 지난 4월 문을 연 이디야 커피랩 매장 모습. 이디야 홈페이지.

스페셜티 바람

이디야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이미지로 포지셔닝 돼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잔에 1000~2000원 하는 커피의 공세로 ‘저렴한 커피’의 자리를 빼앗겼다.

이디야 뿐만 아니다. 이미 국내 커피시장은 포화상태가 되면서 경쟁과열에 따라 많은 커피 전문점들이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를 모티브로 한 프리미엄 매장의 등장도 이 가운데 하나다.

앞서 언급한 이디야 커피랩을 비롯해 탐앤탐스 블랙 더 스토리지, 투썸플레이스 로스터리 카페, 할리스 커피 클럽 등 기존 매장과 달리 고급원두를 사용해 전문 바리스타의 솜씨로 커피 한 잔을 맛볼 수 있는 곳들이 속속 생겨났다.

이디야 역시 ‘커피연구소’라는 이름을 통해 자사 커피의 연구개발(R&D) 과정을 공개하고, 커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해 대중적 커피와 프리미엄 커피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을 마련, 커피를 마시면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 고객경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한다.

저가 이미지 털고 고급화 성공하려면

이디야 커피랩 등장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이디야 브랜드가 고급화로 노선을 바꾸는 게 아니냐고 오해하기도 했다. 사측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그런 설명만으로 이디야 커피랩의 특별한 실험이 완벽하게 통한 것은 아니다.

브랜드 확장 전략에는 가격의 변화를 통한 ‘수직적 라인확장’과 제품 범주의 변화를 이용한 ‘영역 확장’이 있다. 이디야 커피랩은 가격대의 변화를 준 수직적 라인확장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저가의 제품에서 고가의 제품으로 가는 상향식을 꾀한 것이다.

이처럼 가격 상향을 통한 수직적 라인확장 시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모 브랜드의 저가 이미지가 고스란히 옮겨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모 브랜드의 이미지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의 상황에서 다른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먼저 저가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에는 브랜드 수식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세계 최대 가방브랜드인 샘소나이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가 이미지가 낮다. 이 때문에 ‘샘소나이트 블랙 라벨(Black Label)’이라는 주문제작으로 이뤄지는 브랜드를 출시한 후 긍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 브랜드의 저가 이미지 극복이 힘들다면 개별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독일의 국민자동차 폭스바겐의 페이톤(Phaeton)은 저가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소위 ‘가성비’가 좋아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폭스바겐은 2002년 대형 럭셔리 세단 페이톤을 출시하게 된다.

그러나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저가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했고, ‘폭스바겐이 자기 뿌리조차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라는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이후 2014년 시장에 재진출했으나 결국 올 3월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 이디야 커피랩의 로고. 출처: 홈페이지

이디야 브랜드(X) 커피 연구소(O)

이디야 커피랩은 후자의 상황인 모 브랜드의 저가 이미지 극복이 힘든 경우에 속한다. 스타벅스나 탐앤탐스, 할리스가 4000~5000원대의 커피를 판매할 때 이디야는 2000~3000원대의 중저가로 밀고나갔다. 그리고 줄기차게 ‘가성비 좋은 커피’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생긴 저가 이미지가 이디야 커피랩에도 그대로 전이, 좋은 원두를 쓰고 유명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임에도 ‘이디야에서 이렇게 비싼 커피를 팔다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디야 커피랩이 폭스바겐의 페이톤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별 브랜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디야 프리미엄 매장에 방문했을 때 기존의 저가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도록 상호에서 ‘이디야’를 제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디야 본사 건물에 위치하며 기업의 정체성을 표출하는 매장으로써 ‘이디야’ 브랜드를 분리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커피랩’이란 이름이 주는 연구소로써의 정체성을 강조해 타사의 프리미엄 커피전문점과의 차별점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프리미엄 매장에서 고객은 나만의 커피를 만들 수 있게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르고, 전문 바리스타는 그 원두에 있는 다양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디야 커피연구소’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연구소에서 개발된 커피를 테이스팅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고객이 직접 R&D에 참여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내는 등 ‘고객경험’을 강조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brandis is...
도전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세종대학교 브랜드 전략 연구회. 캠페인 및 커뮤니케이션 사례 등을 마케팅을 배우는 학생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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