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핫브랜드] 아홉총수와 기업이미지
[주간 핫브랜드] 아홉총수와 기업이미지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12.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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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청문회’ 나란히 출석…전략적 대응, 여론·PI관리는 숙제로
‘주간 핫브랜드’ 코너를 통해 사회적으로 주목 받은 브랜드 관련 뉴스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신제품이나 경영혁신으로 칭찬 받은 기업부터 물의를 빚어 고개 숙인 기업까지 매주 주요 뉴스를 한눈에 보여줄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더피알>은 굿데이터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2016개 기업의 포털뉴스를 분석, 대중들의 반응을 종합해 화제성 순위를 매겼습니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재계 총수 9명이 국회에 나란히 출석했다. 지난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것이다. 재계 총수들이 대거 청문회에 선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평소 베일에 가려져 있던 재벌 총수들의 화법이나 면모를 엿볼 기회라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최순실, 총수 9명, 생방송 중계 등 화제성도 모두 갖춘 ‘빅 이벤트’였다. 이에 따라 삼성, 현대차, SK, CJ 등 각종 의혹과 연결된 기업들의 브랜드 화제성은 크게 상승했다.

▲ 재계 그룹 총수들이 ‘최순실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의원들은 최순실과 기업의 연결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질문들을 쏟아냈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금출연 배경을 중심으로 송곳 검증이 이어졌다. 총수들은 미르·K재단의 774억원 모금과 관련 “청와대의 요청을 현실적으로 거절하기 힘들었다”면서도 사면이나 경영 특혜 같은 대가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총수들의 답변은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는 기업의 핵심 이슈에도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해 ‘무능한 인물’로 비쳐졌다. 법적 논란이 먼저 해소돼야 여론 관리에 여유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부정적 기업 이미지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www.gooddata.co.kr) 브랜드 화제성 점수는 기업브랜드가 노출된 포털 기사의 클릭수, 댓글, 정보가치와 반응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입니다. (조사대상 2016개 기업, 데이터 정확도 94% 이상)

 사실상 ‘이재용 청문회’…전체 질문 67% 쏟아져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는 ‘총수 청문회’의 스포트라이트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되면서 기업브랜드 화제성 1위에 올랐다. 청문회에서 국정조사특위 의원들 질문 67%가 이 부회장에게 집중됐고 이 장면이 전국에 생방송됐기 때문이다. 삼성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많은 의혹을 사는데다 한국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상징성도 화제성 상승에 한몫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최순실 딸 정유라의 승마 활동에 78억원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최씨 측에 대한 지원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국조이슈와 더불어 미국 연방대법원이 7일 삼성과 애플이 충돌한 디자인 특허 최종심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는 기사도 많이 공유됐다. 삼성은 애플이 요구한 3억9900만 달러의 배상금을 모두 내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국정조사 정회 후 국회의무실에 들렸다 나오고 있다. 뉴시스

 고령의 정몽구, 청문회 도중 병원행

현대자동차(2위, 1↑)는 정몽구 회장이 6일 청문회 도중 건강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는 소식에 화제성이 상승했다.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진행됐는데 올해 79세인 정 회장이 장시간 자리하면서 불편을 호소한 것. 정 회장은 이날 오후 6시50분쯤 병원으로 가면서 조기 퇴장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피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환자코스프레가 국정조사에서도 통하네” 등 비아냥거림이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한편, 현대차는 ‘운전자 건강까지 챙기는 헬스케어 차량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20년 출시하는 커넥티드카에 운전자 심박수를 체크하거나 뇌파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을 장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기술이 활성화되면 운전자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차량이 판단할 경우 스스로 차를 갓길에 세우고 119에 신고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 ‘정유라에 말 제공’ 해명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국정조사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화그룹(3위, 52↑)은 8억원 상당의 말 두 필을 구입해 최순실 딸 정유라에게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화제성이 껑충 뛰었다. 청문회장에서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한화로부터 말 수입 관련 자료 요청을 했는데 2014년만 제외된 자료를 줬다”며 “제보에 따르면 한화가 네덜란드에서 8억3000만원 상당의 말 두필을 수입해 이를 승마협회 소속 마방에 두고 정유라가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한화갤러리아가 2014년 구입한 말은 ‘파이널리’라는 말 한 필”이며 “말을 정씨에게 줬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장제원 의원실 자료와 관련해선 “파이널리는 2015년에 폐사해 현재 보유 중인 말에 대한 자료 제출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성상납은 들어봤어도 말상납은 처음이네”라는 의견이 베스트댓글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얻었다.

● 朴대통령 ‘CJ 이미경 사퇴압력’도 공범

▲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국정조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사퇴하라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다는 수사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11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조 전 수석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하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추가 지목했다.

조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함께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VIP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강요미수)를 받고 있다. 손 회장은 6일 청문회에서 “조원동 경제수석이 저희 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 회사를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같은 내용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의 ‘이미경 찍어내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CJ그룹의 기업브랜드 화제성은 무려 115계단(4위)이나 상승했다. 이와 관련, 하태경 의원은 이 전 부회장이 ‘찍힌 이유’가 박 대통령을 풍자한 ‘여의도 텔레토비’라는 시사 풍자코너 때문이라는 의혹을 거론했다.

CJ를 향한 동정론이 더해지며 누리꾼들은 “손경식 회장 그나마 가장 성실히 답변하신 분”, “뭘 사든 CJ꺼 먼저 써야겠네요”, “대통령이 기업 인사권까지 갖고 있는 거였나” 등 비교적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SK, 대통령 독대 후 “80억 송금” 요구 받아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정조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SK그룹(5위, 40↑)은 최태원 회장이 청문회에서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요구 질문에 대해 “80억원을 추가로 요구받았다고 들었다”고 언급하면서 기업브랜드 화제성이 점프했다. 이는 사실상 박 대통령이 최순실 재단에 돈을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 2월 박 대통령과 최태원 회장의 독대 직후 최씨의 독일 회사인 비덱에 80억을 송금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실무진으로부터 사후에 들었지만 당시 제의받은 계획이나 이야기가 상당히 부실했고 돈을 전해 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예 공개적으로 액수를 불렀구만… 이래도 뇌물이 아니냐? 이래도 기업이 자발적으로 냈다고?”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미약품, 신약 수출 우려·늑장공시 소송 ‘이중고’

한미약품(11위, 73↑)은 7일 다국적 제약업체 얀센에 수출한 1조원대 신약의 임상시험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에 화제성이 급등했다. 한미약품은 “임상 환자 모집이 일시적으로 유예된 상태로 신약 임상시험이 중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한때 주가가 10% 넘게 급락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발생한 ‘늑장공시’ 관련 소송에도 시달리고 있다. 기업 관련 대형 호재와 악재를 시간차를 두고 발표해 불공정거래를 부추긴 의혹과 관련, 소액주주 202명이 소송을 제기한 것. (▷관련기사: 호재→악재,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에 맞서 한미약품은 소송 대리인으로 김앤장 볍률사무소를 선임했으나 여론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뻔뻔하다”, “부도덕한 기업은 망해도 싸다”는 등의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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