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공부하고 공유하는 ‘카만녀’에요
저 공부하고 공유하는 ‘카만녀’에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01.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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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현 타일 마케팅팀장

[더피알=조성미 기자] ‘안녕하세요 tyle.io의 김지현입니다.’ 평범한 인사말로 시작하는 메일이지만 쉽게 건너뛸 수 없다. 마케터들이 보면 좋을만한 페이스북 콘텐츠들이 정리돼 있기 때문.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도와주는 타일(tyle)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적 있다면 받을 수 있는 메일이다.

마케터로써 자사의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 다른 이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다. 하지만 세세하게 정리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는 자의반타의반, 매주 재미난 소식을 전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타일 마케터이자 ‘카만녀’로 활약하는 김지현 팀장을 만나봤다.

▲ 김지현 타일 마케팅팀장. 이윤주 기자

우선 타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디자인 AI 서비스입니다. 이미지, 텍스트, 로고 등의 요소를 어떻게 배치해야 가장 좋은 디자인이 나오는지 최적의 조합을 연구하고 이를 알고리즘으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카드뉴스 제작 툴’이라고 한정적으로 생각하시는데요. 콘텐츠 요소가 가장 적은 카드뉴스로 시작한 것일 뿐, 곧 동영상 디자인 툴도 제공하기 위해 테스트를 거의 마친 상태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웹자보, PPT 등의 콘텐츠도 제작 가능하도록 구현할 것입니다.

요즘 각 분야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관심을 끄는데 디자인 AI라는 것은 생소한데요?

간단히 설명하면 텍스트와 이미지를 넣으면 자동으로 텍스트의 배열과 이미지의 위치 그리고 적절한 필터를 적용해 최적화된 이미지를 제안하는 것이죠. 템플릿을 기본으로 하면 내용을 끼워 넣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요. 그러다보면 내용이 달라지거나 디자인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경우도 있었는데 타일은 말 그대로 디자인을 해주는 것입니다.

저희 서비스의 주 타깃은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있지만 디자인에는 자신 없고 툴을 다루지 못하는 이들이에요. 때문에 디자인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 모르면 모를수록 편리하게 느낄 수 있어요. 초보 마케터의 저작권에 대한 고민도 덜기 위해 산돌폰트, 게티이미지와 제휴해 소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역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가 가장 고민 아닐까요?

맞아요.(웃음) 디자인은 타일이 해결해주지만 내용을 담는 것은 마케터 스스로 해내야하죠. 게다가 채널에 맞는 어투를 사용하고 내용과 문구를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희 툴을 쓰는 이들을 대상으로 타일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교육을 하는데요, 30명 정도가 모이지만 대부분 자신의 작업물을 출력해 와서 질문하시기 때문에 첨삭지도로 1대 1 교육이 진행돼 호응이 높은 편이예요.

또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서 만든 콘텐츠들을 찾아보기도 하는데요, 좀 부족한 부분이 보일 땐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은 없는지 먼저 물으며 조언을 합니다. 그리고 채팅창을 통해 상담을 해드리기도 해요.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의 질문에 답하다보면 하루가 다 갈 때도 있어요.(웃음) 매일 30~40건의 상담이 진행되다보니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개발자들도 모두 수준급이 됐어요. 최근엔 마케터도 한 명 충원했습니다.

워낙 상담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아는 몇몇 분들은 상담이나 아카데미, 메일링은 유료회원에게만 제공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하시는데 저희는 모두에게 열린 소통을 하는 ‘친절한 전문가’를 지향하고 있어요. 결국엔 마케터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장벽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고요.

▲ 타일은 원하는 사진과 문구를 넣으면 맞춤 디자인을 제안한다.

요즘에는 어떤 것을 가장 어려워하나요?

음… 최근에는 아무래도 너무나 큰 이슈들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보기에도 평상시라면 더 큰 반응이 올 만한 콘텐츠도 묻혀버리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초조한 마음에 정치적·사회적 이야기를 갑자기 하면 시국을 이용하는 느낌이 들어 더 반감을 일으킬 것이고요. 사실 이를 타개할 방법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웃음)

김지현 팀장은 타일의 마케터이자 페이스북에서 ‘카드뉴스 만드는 녀자’ 이른바 ‘카만녀’로도 유명하다. 마케터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법부터 유통전략과 채널에 맞는 말투와 형식으로 소통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공유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10월 개설 이후 1년 만에 2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게시물별로 많게는 5000건, 통상 세 자릿수의 공유를 기록할 만큼 ‘꿀팁’ 페이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비스 활용법을 공유하는 타일의 페이스북 페이지 역시 2만명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등 소셜마케팅의 새로운 영향력자가 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계시던데요.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되, 화법이나 주제를 달리 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진득하게 읽는 특성이 있는 브런치는 콘텐츠의 형식과 디자인보다 어떤 내용을 담아야하는가를 주로 이야기해요. 특히 검색 유입보다는 공유를 통해 꾸준히 들어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타임리한 주제보다는 두고 볼 수 있는 것들을 정제해서 작성하죠.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는 채널 운영에 대한 팁을 제공하고, 메일의 경우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구성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점에서 시각적으로 사로잡을 수 있는 레이아웃이나 새로운 포맷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요. 블로그는 노출도가 떨어져 투입에 비해 성과가 나지 않아 요즘 좀 쉬고 있는데요, 꾸준히 해온 것이 있어 템플릿을 공유하고 저장하는 허브로 활용합니다.

각각의 콘텐츠를 만들려면 24시간 페이스북을 봐야할 것 같아요.

맞아요(웃음). 하루를 모니터링으로 보낼 만큼 많은 페이지를 방문해요.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좋아요를 눌러둔 페이지가 수천 개쯤은 될 것 같아요(웃음).

요즘엔 가능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고 안다니는 페이지에서 크리에이티브가 좋은 것을 찾고 있어요, 이렇게 정리해서 메일링을 진행하는 덕분에 메일을 열어보는 비율도, 메일을 타고 들어와 제작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예요. 이제는 개발자들도 제가 놀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주죠.

▲ 타일의 구성원들. 이윤주 기자

여러 곳에서 강의도 하시던데…

현재는 패스트캠퍼스를 통해 강의를 하고 있어요. 기업의 요청에 따라 사내강의를 나가거나 마케터를 꿈꾸는 취준생 클래스와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합니다.

저는 본래 좀 낯가리는 사람이에요.(웃음) 가끔 마케터 모임에 나가면 말도 안하고 뒤에 앉아있고 그랬는데, ‘굿닥’이 마련하는 야간자습에서 발표 요청을 받고 한 번 해보니 마케터들과 교류하는 것이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공부한 것들을 공유하지만 오히려 얻어오는 것도 많아요. 강의에는 이론도 있지만 소셜 채널 운영 실습이 진행되거든요. 수강생마다 영화·여행·책 등 주제를 잡아 페이지를 운영하는데, 저마다 서로 다른 벽에 부딪히곤 해요. 저도 사실 운영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모르는데 간접적으로 운영 노하우를 쌓게 되는 거죠. 또 실무자들은 실제 운영 중인 페이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례를 보는 것과 달리 그 너머의 것까지 얘기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생겨요. 강의라기보다는 서로 공유하는 장인 것 같아요.

소셜 마케팅과 관련해 인사이트를 갖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있는 그는 사실 3년차 직장인이다. 그것도 스타트업인 타일이 첫 직장이다. 대기업 등에서 관련 업무를 익히고 스타트업으로 발길을 옮겨 도전하는 커뮤니케이터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처음부터 홀로 부딪혀 짧은 시간 안에 나름의 성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또 다른 고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년을 준비하는 마케터로서 고민도 있으실 텐데요.

▲ 김지현 팀장. 이윤주 기자
많은 분들이 ‘카만녀’를 좋아해주시는 것은 뿌듯하지만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초창기에는 카만녀를 띄우는 것이 타일을 띄우는 것이었고, 1년이 안 된 서비스를 이만큼 알릴 수 있었던 것도 카만녀의 힘이 컸죠. 하지만 이제는 인지 단계를 넘어서 브랜딩을 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일원화를 이뤄야 한다는 고민이 있어요. 김지현, 카만녀, 타일 이 셋을 어떻게 어디까지 분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가 때이다 보니 내년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우선 전부터 ‘페이스북이 죽었다’란 얘기가 꾸준히 돌았죠. 하지만 저희는 3~4년 정도 더 내다보고 있어요. 페이스북은 이미 개인 채널이기보다는 마케팅 플랫폼이 됐잖아요. 이용자들도 친구의 일상보다는 재미난 정보가 무엇인지 찾기 위해 들어오고 또 페이스북도 맞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큰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소셜 마케팅에 민감했던 층에서 이제는 소상공인이나 농수산물조합 등도 가세하고 있어요. 저변이 확대된 것이죠. 그래서 2017년에는 콘텐츠가 좀 더 타깃팅 될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타일도 이를 자동으로 적용 가능하도록 하는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년에도 인간미 넘치는 서비스로, 그리고 진정성 있는 마케터로 꾸준히 나아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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