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조성미 기자] 담배를 피며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 뒤로 어디선가 콜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흡연자들은 깜짝 놀라 두리번거리고 연기에 괴로워하는 사람을 발견한다. 이윽고 길거리에 설치된 옥외광고판 속에서 난 소리임을 알고 황당해하면서도 미안함을 나타낸다.
스웨덴의 제약업체가 설치한 이 광고판은 센서를 통해 흡연자의 담배연기를 감지해 영상을 재생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국내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복지부의 이번 증언형 금연광고는 미국의 팁스(Tips)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2012년 집행된 팁스 광고에는 흡연으로 인해 실제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는 51세의 여성이 등장한다. 후두암으로 인해 목에 구멍이 뚫려 있어 말을 할 땐 기계음 같은 소리가 난다.
담담한 말투로 자신을 소개한 주인공은 목에 난 구멍을 막고 틀니와 가발을 착용하는 등 매일 아침을 시작하는 일과를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일상 모습을 통해 흡연의 공포를 리얼하게 전달, 캠페인 이후 금연 결심자들이 56만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가장 효과적인 금연 광고는 흡연의 폐해와 피해자를 직접 내세우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복지부의 이번 광고는 슈퍼맨이 등장하고 경쾌한 배경 음악 등의 톤앤매너가 위협소구를 전달하기에 충분하지 못하고 정교함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약 8개월간 준비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너무 극단적인 위협소구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너무 강하면 거부반응이 있을 것이라 예상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통상 2개월 정도 광고를 집행하고 성과를 측정하는데, 3주 방영된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집행된 금연광고 중 가장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인터뷰 요청 등 미디어의 관심도 높다”고 전했다.
금연광고 반응은 민원전화를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는데, 이번 광고의 경우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는 의견과 너무 혐오스럽다는 반응으로 갈려 당초 의도했던 바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번 금연광고를 2월까지 송출한 후 3월에 평가해 다음 단계를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