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야 산다, 브랜드 임계점
넘어야 산다, 브랜드 임계점
  • 신현일 (thepr@the-pr.co.kr)
  • 승인 2017.01.13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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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두 개의 M/S를 최고 온도로 믹스하려면

[더피알=신현일]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 즉 임계점이란 단어는 광화문 촛불집회에서도 종종 나오곤 했다. 평화적 시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끈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이 자칫하면 임계점을 넘을 수도 있다는 기사들이다. 물이 끓어 기체로 바뀌는 100도 시점부터가 임계점이다.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현재까지 임계점을 넘지 않고 평화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어떤 상태가 바뀌는 힘의 작용점이란 의미를 마케터 입장으로 보면 ‘고객들이 브랜드에 반응해주는 그 순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새해 그 어느 때 보다 암울한 경제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각인되고 회자되며 팬이 될까라는 고민에 ‘브랜드 임계점’이란 화두를 던져보고 싶다.

M/S vs M/S

연말을 지나 연초가 됐지만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디지털마케팅에 한 줄기 희망을 갖고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에 목매달고 한번이라도 자사의 제품과 광고를 노출하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푸시(push)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 있다. 필자 또한 한 기업의 브랜드매니저로서 이 상황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다. 아니 가장 스트레스 받는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최근엔 기업 내에서 디지털마케팅이라 불리는 활동들이나 해당 팀들이 기업의 브랜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퍼포먼스 마케터나 디지털 마케터란 타이틀을 가진 분들의 KPI가 기업의 마케팅 주요 목표(KPI)가 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조직 내에서 마케팅 주요 목표는 대략 네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판매 및 매출 증대, 신규 고객확보 및 리텐션 개선,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제고이다. 앞의 세 가지 목표는 수익과 자산 확보를 목표로 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마켓셰어(M/S)와 연관이 있다. 반면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제고는 고객들의 머릿속에 우리 서비스와 브랜드가 얼마나 깊이 강하게 인식되고 있느냐의 마인드셰어(M/S)와 관련이 있다.

두 M/S중에 어떤 것이 먼저고 더 중요하냐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질문이다. 기업의 규모와 업태에 상관없이 21세기 마케팅 환경에서는 둘 다 중요하다.

그리고 두 개념을 분리해 인식하고 최적화 된 M/S 믹스 활동을 하기 위해 내부에서 해당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 목표와 정의가 혼재돼 사용되다 보면 내부조직 간의 갈등과 비효율적 마케팅활동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모바일과 SNS 시대로 넘어오면서 ‘퍼포먼스’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고 퍼포먼스 자체가 하나의 변별력 있는 브랜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떼어놓고 이야기하면 팥 없는 붕어빵이 되는 형국이다.

브랜딩은 질적인 성장을, 퍼포먼스는 양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되 끊임없는 상관관계를 만들어야 제대로 된 마케팅 프레임을 구축할 수 있다.

‘처럼’ 말고 ‘다움’

브랜드 임계점이란 개념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물을 끓게 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과 일정 온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격, 제품, 판매 채널과 프로모션을 통해 일정 온도까지 도달이 가능하지만 정말 물이 끓어서 (좋은 의미로) 고객들의 마음까지 끓게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높은 상기도와 기억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딩 메시지와 그에 따른 활동이 필요하다.

메시지의 전달은 영상부터 오프라인 프로모션, 콜라보 제품출시, 브랜디드 콘텐츠까지 그 영역은 굉장히 광범위해졌고 오히려 과거보다 낮은 비용으로 브랜딩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고 본다. 결국 우리만의 색깔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메시지로 전달하느냐가 더욱 중요한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브랜딩 성공사례로 연일 이름이 거론 되는 배달의민족도 초기 배고픈 마케팅을 했다. 이벤트 상품으로 눈을 치우는 서까래를 주고, 소녀시대 얼굴 시리즈를 다 모은 비타 음료를 상품으로 내거는 등 가격보다는 기업의 이미지와 그들다움을 잘 표현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승부했다.

결국 ‘누구처럼’ 보다는 ‘우리다움’을 위해 모든 기업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일정 기간, 일원화된 메시지 전달을 통해 고객들이 인지, 인식, 선호의 단계까지 이를 수 있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기업의 마케팅 계획에서 최근엔 당장 결과나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케팅만을 선호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경영기획을 담당하는 부서나 매출압박을 받는 마케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지가 퍼포먼스 위주로 펼쳐지겠지만, 분명 물이 끓지 않고 미지근한 상태로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애플, 나이키, 코카콜라, 파타고니아, 프라이탁, 디즈니, 벤츠… 이런 브랜드들을 우린 그레이트 브랜드(Great Brand)라고 칭한다. 이름만 들어도 그 이미지가 연상되고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임계점을 넘어 각기 다른 색깔의 그릇에 담겨 제대로 끓고 있는 브랜드들이라는 것이다. 꼭 기업의 규모와 아이템이 대단하고 멋져보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은 어떤 냄비에서도 100도가 넘으면 끓기 때문이다.

 

신현일

브랜드컨설턴트에서 디지털의 매력에 빠져 현재 IT기업 브랜드매니저로 서바이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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