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터는 오바마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커뮤니케이터는 오바마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1.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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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오바마스러운 소통, 작별 과정에서도 빛발해

[더피알=서영길 기자] 우리는 대부분 만남과 첫인상, 시작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잘 보이려 애를 쓴다. 그러나 기억은 만남이 아닌 이별의 과정에서, 첫인상보다는 끝인상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될는지 모른다. 퇴임을 목전에 둔 오바마의 작별(farewell) 커뮤니케이션에 새삼 눈길이 가는 이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떠나는 뒷모습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그의 감동적 고별연설이 화제인 가운데 다양한 인사와 채널, 방식으로 ‘준비된 퇴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버락 오마바 대통령 고별연설을 알리는 공지가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오른쪽부터 오바마 대통령, 미셸 여사, 큰딸 말리아. 백악관 홈페이지 캡쳐

오바마는 그간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의 퇴임을 언급하며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해 왔다.

백악관에서 가족과 지내는 모습을 소개하고 부인 미셸과 함께 성탄절 메시지를 직접 찍어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리며 인간미를 드러냈다. 최근엔 고별편지를 통해 미국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물론 모든 메시지엔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넣어 아쉬움을 더했다.

이에 화답하듯 각계 유명인사들도 오바마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들을 언급하며 그를 추억했고, 온라인상에도 오바마가 백악관 환경미화원과 ‘주먹인사’를 나누는 사진이나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어린이와 장난치는 사진 등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연설을 위해 국민 앞에 섰다. 그를 보기 위해 운집한 2만여 군중들을 향해 오바마는 이별을 고했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이는 동시에 대통령으로서 8년간의 궤적을 자연스레 언급했다. 공과를 떠나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떠나는 리더를 향해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로 환송했다. 

미국에서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고별연설은 전통적으로 해온 관례 행사다. 오바마 또한 그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정치인이기에 철저한 전략에 근거한 연출된 행동이라거나, 자신이 몸담은 당의 정권 재탈환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재임 기간 내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민과 소통했고, 일상 그대로를 백악관 홈페이지나 SNS에 꾸밈없이 공개하며 인간적인 모습을 어필해온 그의 행적들에 비춰볼 때 마지막까지도 오바마답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남과 헤어짐이 한결같았기에, 오히려 헤어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차근차근 이별을 준비했기에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는 오바마의 마지막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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