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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도 열정페이로 결제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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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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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 홍보효과+참여자 스펙쌓기…미리 경험하는 ‘을’의 설움도

[더피알=장원철] 빠르게 흐르는 시간, 대학생들은 알찬 방학을 보내기 위해 자격증 공부나 대외 대학생 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 대학생 공모전이 있다.

소규모 자영업부터 시작해 중소기업·대기업·정부기관 등 다양한 기관 및 업체의 주최로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이 실시되고 있다. 관련 정보를 모아둔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현재 약 300개에 달하는 공모전이 대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다. 단순 기획형부터 마케팅·UCC까지 그 분야도 다양하다.

▲ 약 300개에 달하는 공모전이 대학생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주체가 여러 형식의 공모전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공고문을 잘 살펴보면 바로 ‘실효성’이란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공모전 심사 기준에 ‘참신성’과 ‘실현가능성’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이 두 기준은 심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생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주최 측의 의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학생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를 기업의 경영활동에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추어인 대학생의 아이디어가 프로의 세계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반짝이는 실현가능성을 뽐내봐

올해로 6회를 맞이한 S-OIL 마케팅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은 상금 500만원과 대학생 입사지원 우대 혜택이라는 탐나는 시상내역을 내걸었다. 특히 지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가 현재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 6회를 맞이한 에쓰오일 마케팅 공모전 포스터 일부.

첫 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객 유입 전략과 유지 전략을 활용하는 마케팅 방법을 제안했던 공모전의 아이디어를 실현, 주유 상품권을 제공함으로써 대학생의 아이디어도 현장에서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7년 공모전 수상자는 3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러한 참신성과 실현가능성을 지닌 아이디어의 발굴 외에 공모전을 통해 기업은 또 다른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다. 바로 홍보 효과와 회원 유치이다. 대학생들은 마케팅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기업과 제품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해당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즉, 20대 고객을 효과적으로 선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몇몇 공모전은 참가 지원을 자사 홈페이지 가입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규정을 세우는데, 이 경우 온라인을 통한 고객정보 확보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은 그 자체로 대학생 대상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학생들 입장에서는 크게는 1000만원에 달하는 상금과 소소하게 제공하는 경품이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해야하는 ‘텅장(텅 빈 통장)’ 속 가뭄에 단비로 여겨진다. 수상 실적은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활용되는 등 학생들도 공모전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서로가 얻는 바가 있다고 해서 꼭 합리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 공모전을 응모할 때 제출하는 정보 제공 유의사항을 살펴보자. 일부는 ‘당선작 혹은 출품작에 대한 일체의 권리는 주최사에 귀속되며 실제 작품제작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저작권에는 2차적 저작물 및 편집 권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대한 책임은 응모자에게 있다’는 규정을 제시한다.

보통 유의사항에 동의를 하거나 서약서를 따로 제출해야 응모가 가능한 구조에서 출품 작품에 관한 권리를 회사 측으로 넘기기를 강요받는 경우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당선작이 아닌 출품작에까지 이러한 규정이 적용될 경우 참가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일체의 권리 요구, 일체의 이의 거절

실제로 파크랜드는 ‘당선작’에 대한 편집권을 포함한 저작권을 주최 측이 갖고 저작권 분쟁 시 응모자가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부문별로 적합한 작품이 없는 경우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대상 300만원을 포함해 총 상금 1470만원으로 실효성 있는 대학생 아이디어의 권리만을 수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파크랜드의 대학생 마케팅 패션 공모전 포스터.

또한 대학생을 포함해 일반인까지 응모자격을 갖는 통일부의 통일문화센터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전의 최우수상 상금은 20만원이다. 기업 상금보다 낮지만 유의사항의 조건은 훨씬 더 까다롭다.

첨부돼 있는 안내문의 유의사항에는 ‘당선작에 대한 저작권, 사용권 등 모든 권리가 통일부에 귀속되며 향후 홍보물로 활용된다’고 적혀 있다. 당선작뿐만 아니라 비수상작에 대한 저작권도 역시 통일부가 가져간다. 참가신청서 항목 중 서약서에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은 통일부가 일체의 권리를 가져간다’고 규정해 뒀기 때문이다. 마지막 문구는 더 강력하다. 서약을 하게 되면 ‘일체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음’을 서명하라고 한다.

▲ 지난 1월 진행된 '통일문화센터 ucc 및 아이디어 공모전' 참가신청서에 포함된 서약서 내용.

공모전을 통해 대학생이 받게 되는 상금과 수상 실적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상금과 실적에 대한 합리성은 다른 문제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 공모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응모작에 대한 모든 저작권이 주최 측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이에 따르면 응모작의 저작권은 응모자에게 있고 저작권이 귀속되는 경우 충분한 대가를 지급해야한다. 당선작을 제외한 응모작은 사전 허락 없이 사용하면 안 된다. 이런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공모전에서 아직도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현실이다.

공모전을 진행하는 이들이 ‘열정 넘치는 청년이니까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청년의 톡톡 튀는 창의성과 실현가능성을 금액으로 책정하고 싶다면 기업과 기관은 보상에 대한 합리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해 보아야 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 청년이 보장 받는 사회, 권리가 인정받는 사회를 위해 기업이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바로 이러한 상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

brandis is...
도전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세종대학교 브랜드 전략 연구회. 캠페인 및 커뮤니케이션 사례 등을 마케팅을 배우는 학생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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