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를 외치는가
그는 왜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를 외치는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2.1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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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인터뷰] 반항 꿈꾼 PR인, 종착지는 ‘착한’ 큐레이션

[더피알=안선혜 기자] 업계 현황 자료를 공유하거나, 트렌드 및 이슈를 소개하기도 한다. 가끔은 AE들의 넋두리도 다룬다.

광고계에 페이스북(이하 페북) 커뮤니티 ‘내가 광고회사 힘들다 그랬잖아’가 있다면 PR계에는 ‘내가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가 있다.

▲ '내가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 페이스북 페이지.

이곳 운영자는 ‘페북에서라도 소심하게 반항하는 모 홍보회사(또는 인하우스) 팀장’이라 자신을 소개하고 있지만, 광고회사 커뮤니티가 업계 종사자들의 불편·부당한 경험을 대변하는 대나무숲처럼 이용되는 것과 달리 업계 정보공유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운영자 본인이 겪었던 시행착오들을 주니어, 혹은 업계 입문을 꿈꾸는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이 되풀이해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페이지 운영을 시작했다고.

리얼한 사이다성 발언은 없을지언정 업계 다양한 소식과 PR인들이 참고할만한 뉴스 등이 8~9년차 PR인의 필터를 거쳐 큐레이션되고 있다. 반항을 꿈꾸며 시작했지만 ‘착한’ 페이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운영 1년째에 접어들며 초기 고수했던 신분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지만, 여전히 본인의 정체는 비밀에 부쳐두고 싶다는 ‘내가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 주인장과의 서면 인터뷰다. 물론 익명을 전제로. 

▲ 운영자의 신분은 비밀에 부치고 있다.

‘내가 홍보회사 힘들다 그랬잖아’ 페이지는 왜 만들게 됐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PR업계도 가볍거나 무거운 여러 정보를 알 수 있는 채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고,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 분들에게는 ‘현실’을 알려줘서 본인 앞에 생길 ‘문제점’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공유의 장’이 되었으면 했다.  또한 이 업을 널리 널리 알려 여러 시선의 간극을 줄여보고 싶었다.

언제부터 시작한 건가.
2016년 4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아직 1년이 안 됐다.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 주변 홍보인들 가운데서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내용을 공유하기도 할텐데 그럴 땐 어떤 느낌인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운영하다보니 공개되는 부분도 있어서 ‘비밀리 운영’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포기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일부러 공개하지는 않는다;;;; 페이지가 주변사람들에게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느낌은 없다. 그냥 많이 공유되어서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생각만 있다.

페이지명은 ‘힘들다고 그랬잖아’이지만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고단함이나 어려움보다는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뉴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최초 페이지를 개설할 때는 ‘PR지식 및 경험에 따른 유관자와 비유관자 사이 시선의 간극 감소’가 목표였다. 간극을 줄이려면 현재 업계의 상황을 많이 노출해야 하는데, ‘힘든’ 상황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페이지 운영 중에 하게 됐다.
또한 타 홍보회사의 어려움이나 문제점을 언급하게 되면 정보성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에게는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게 된다. 무리해 가면서까지 그런 정보를 올릴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업계 변화 또는 흐름 등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바꾸게 됐다.

주로 정보나 소식은 어디에서 얻나. 뉴스를 선별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면.
온·오프 미디어를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도 정보를 얻고 있다. 의미가 있겠다 싶은 내용들은 별도로 모아놨다가 엮어서 글을 올리기도 한다. 업계에 관한 정보는 단연코 ‘더피알’에서 많이 얻는다. 선후배, 고객사도 좋은 정보처다.

언제까지 페이지를 운영할 생각인가.
아직 1년도 채 안되었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으나 이 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안 계속 할 것 같다.

운영 시 애로점은 없나.
사실 ‘운영’이라는 말을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애로사항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PR유관자와 비유관자 간 콘텐츠 선호도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교집합성 정보를 찾는 것에 약간 부담이 있다.

페이지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때는 언제인가.
이 페이지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가시적으로 알게 될 때이다. 가령 취업준비생(잠재적 유관자)로부터 문의 등이 오는 경우가 그렇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PR하는 사람으로서 길을 걷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떤 홍보인이 되고 싶나.
PR전문가로서의 꿈을 계속 갖고 있다. 이미 많은 선배 분들이 열심히 밭을 갈고 계시기 때문에 그 뒤를 이어 좋은 씨를 뿌려보고 싶다. 열매는 후배 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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