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의 네트워킹
홍보맨의 네트워킹
  • 문기환 (admin@the-pr.co.kr)
  • 승인 2011.01.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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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환의 홍보 한마디

SNS. 요즘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을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 네트워크를 형성해 주는 서비스를 칭한다. 정보 공유와 의사 소통을 하는 대표적인 1인 미디어로 사회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한 국제컨퍼런스에 가 볼 기회가 있었다. 이틀 동안 진행된 그 행사에는 유명한 국내외 연사가 초청되었으며 줄잡아 연인원 천 여명의 청중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런데, 컨퍼런스에 참석한 청중들은 연설과 토론을 열심히 듣는 것외에 휴식이나 식사 시간을 통해 자리를 돌아 다니면서 분주히 명함을 교환하며 인사를 나누는 등 이른바 네트워킹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쉽사리 목격할 수 있었다. 이렇듯,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계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네트워킹을 통해 친분 관계를 넓히고 있다.

기자 상대하려면 15년 정도 경험 쌓아야

그렇다면, 홍보맨과 언론인 사이의 네트워킹은 어떤가. 대기업에서 홍보책임자로 일하던 시절, 필자는 홍보실 신입사원은 반드시 최소 6개월이 지나야만 기자들을 상대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다른 업무에 비해 언론홍보 자체가 특별히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섣불리 상대하게 했다가 아직 발표해서는 안될 사안이 언론에 공개된다든지, 혼자 사무실을 지키다 걸려온 기자들 문의전화에 무심코 응답을 했다가 그만 회사의 공식 코멘트로 언론에 보도된 경우가 과거에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모든 직업에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모름지기 전문가로 불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세월이 필요한 듯 하다. 언론 홍보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필자 견해로는 소위 홍보전문가로 불리려면 최소한 10년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자를 상대하는 언론홍보의 경우 15년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초심자들이 실망할 것 까지는 없다. 전문가 레벨은 아니더라도, 홍보실에서 사람 대접을 제대로 받으려면 즉, 유능한 홍보담당자가 되기 위해서 라면 그 보다는 적게 걸리기 때문이다. 보도자료, 프레스킷 등 홍보자료를 작성하거나, 인터뷰, 기자회견, 기자간담회 등 각종 언론홍보 이벤트를 기획하고 주선하며 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 5년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아무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그 동안 수없이 경험한 실제 상황을 통해 스스로 체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보통 홍보실의 고참 대리나 과장 직급 수준인 5~7년차 언론홍보 경력직원이 홍보인력시장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것이다. 특히 언론기자들을 많이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대기업 출신들은 최고의 몸값을 자랑한다. 그들에게는 그 동안 축적되어온 기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덤으로 있기 때문이다.

전 직장의 후배직원이 점심시간에 맞춰 사무실로 찾아온 적이 있다. 그 직원은 필자 밑에서 홍보 업무 일을 열심히 수행하다가 3~4년 후, 불행인지 행운인지 그만 일 잘한다는 소문이 회사 전체에 나는 바람에 다른 관리부서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고, 현재는 그 곳에서 승진해중간 관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식사 후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며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직원은 필자에게 당시 생소했던 홍보 일을 배우고 또 이를 실행에 옮기면서 갖은 시행착오를 경험했지만 보람 또한 많아 지금도 그 시절이 그립다며 ‘홍보 업무를 계속했더라면’ 하는 속내를 굳이 숨기지 않으려는 듯 보였다.

기업에서 볼 때에도 한 명의 언론 홍보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선 10년 이상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관리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홍보 자질이 뛰어난 직원들이 ‘자의 반, 타의 반’식으로 다른 업무로 이동을 하는 경우를 때때로 본다. 이는 분명 회사는 물론 본인에게도 큰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문기환 khmoon@saturnpr.co.kr

새턴PR컨설팅 대표
前 (주)대우 홍보팀장 (1990~1999)
前 이랜드그룹 홍보총괄 상무 (2000~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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