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갈라진 3·1절 대한민국
둘로 갈라진 3·1절 대한민국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3.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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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탄핵 찬반으로 촛불·태극기 엇갈려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98주년 3·1절

[더피알=이윤주 기자] 대한민국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됐다. 98년 전 한마음 한뜻으로 일제 억압에 항거했던 3·1절이 이념 갈등의 장으로 변질됐다.

1일 서울 도심에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집회와 반대하는 집회가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열렸다. 특별검사팀 수사가 전날 마무리된 데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날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과 탄핵에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양측 모두 행진 방향을 청와대 쪽으로 잡아 충돌이 우려됐지만, 다행히 큰 마찰 없이 종료됐다.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탄핵 결과에 상관없이 이념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한소리를 냈다. 

▲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가 촛불과 태극기로 뒤덮였다. 뉴시스

▷중앙일보: ‘대한독립 만세’ 98주년 … 갈라진 민심, 쪼개진 광장

중앙일보는 “98주년 3·1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창하는 두 개의 각기 다른 집회가 열렸다. 한민족의 역사적 기념일에 두 개로 갈린 민심을 목도하는 건 괴롭다”며 “해방 이후 남과 북으로 쪼개진 것도 억울한데 이번처럼 남과 남이 둘로 갈라져 소 닭 보듯 싸우고 있는 모습을 유관순 열사가 본다면 얼마나 개탄스러울까”라고 비관했다.

중앙은 “이날 광장에서 3·1 만세운동에 참석했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밝힌 치과의사 정모씨가 한 말은 울림이 있다. ‘지금 상황은 1945년 얄타회담에서 한반도 신탁통치가 결정된 이후 국내 여론이 찬탁과 반탁으로 갈려 결국 한반도 분단으로 이어질 때와 비슷하다’”며 “‘이렇게 대립하다 대한민국이 드넓은 광장에서 길을 잃고 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기우이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 3·1절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 그 걱정과 희망

경향신문은 “현 시국을 촛불과 태극기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건 올바른 평가가 아니다. 촛불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이 헌법질서를 무너뜨린 데 대한 시민의 분노에서 시작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 불평등·불공정·불의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폭발시킨 기폭제였을 뿐”이라며 “헌법을 유린한 피의자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탄핵 반대 집회를 이와 같은 반열에 놓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매주 이어지는 두 집회를 놓고 걱정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걱정할 것 없다. 탄핵이 인용되면 반대 세력의 반발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어느 정도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다.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수구세력의 반동과 퇴행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막을 수는 없다. 박 대통령 탄핵은 혼란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헌법과 정의와 역사와 미래를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일보: 두 개로 찢어진 국론… 부끄러운 3·1절

세계일보는 “나라가 혼란스러우면 정치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해야 정상이다. 중심을 잡아 국론분열을 막아야 할 정치인들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이들은 오전엔 정부 주관의 3·1절 기념식에 얼굴을 내민 뒤 오후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따로 참석했다. 어느 누구도 찢어진 나라를 통합하기 위해 자제해야 한다고 지지자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며 “ 3·1정신은 분열과 갈등의 장막을 걷어내고 국민화합을 이루는 데 있다”고 봤다.

세계는 “98년 전 3·1운동 때 선열들은 달랐다. 정파 종파를 초월한 33인의 국민대표들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오로지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하나가 돼 헌신하고 희생했다. 나라 기둥이 썩고 있는 줄 모르고 정쟁에 매몰돼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암담하다”며 “모두가 법치와 이성으로 나라의 혼란상을 빨리 끝내고 조속히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3월 2일 사설>

국민일보 = 검찰, 朴 대통령과 우병우 수사 제대로 마무리하라 / 중국의 야만적인 사드 보복 규탄한다 / 수출 호조세이지만 지나친 낙관 경계해야

경향신문 = 3ㆍ1절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 그 걱정과 희망 / 위안부 피해자 두고 3ㆍ1절 기념사 할 자격있나 / 트럼프의 국방예산 증액이 부추기는 불안

동아일보 = 탄핵심판 이후의 나라 위한 행동에 나설 때다 / 중국, 韓美 사드 대응에 ‘북한 카드’ 휘두를 참인가 / 보수 품격 떨어뜨린 홍준표, 제 허물부터 보라

서울신문 = 탄핵 이후 대한민국을 생각하자 / '준단교'까지 거론한 이성 잃은 중국 언론
/ 새로운 길 선택한 삼성, 글로벌 도전 이겨 내야

세계일보 = 두 개로 찢어진 국론…부끄러운 3ㆍ1절 / 나라 존망이 걸린 안보 앞에서 '사드 균열' 안 된다 / 수사 종료한 특검, 기업총수 '출금 해제' 서둘러야

조선일보 = 촛불ㆍ태극기, 앞으로 열흘만이라도 집회 중단을 / 中의 저급한 對韓 공세 이겨내야만 한다 / 北, 화학무기 없다면 금지조약 가입해 사찰받으라

중앙일보 = 집회 전날 지지층 결집 부추긴 박 대통령 / ‘대한독립 만세’ 98주년 … 갈라진 민심, 쪼개진 / 탄핵 찬반 선동이 3·1절 정신과 무슨 관계 있나

한겨레 = 재판관 집 주소까지 공개하는 비열한 '테러 선동' / 한-중 사드 갈등, 파국은 피해야 한다 / 재벌의 '경영 쇄신'보다 시급한 '상법 개정'

한국일보 = 둘로 쪼개진 3ㆍ1절, 정치권 편승 말고 통합 나서야 / 법위반 혐의 12개나 되는데 끝내 반성 없는 박 대통령 / 악화일로 소득 양극화, 구조적 해법 서둘러라

매일경제 = 3ㆍ1절에 두 동강 난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 / 中, 인민일보까지 동원해 '준(准)단교' 운운하다니 / 새만금 개발 고삐조여 미래 30년 성장동력 만들자

한국경제 = 기업 때리고 뜯어먹는 풍조, 이참에 확 바꾸자 / 복지가 아니라 국방비를 늘려야 할 상황이지 않나 / 쪼그라든 M&A에 대한 공정위의 한가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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