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마켓데우스’가 돼라”
“인공지능 시대 ‘마켓데우스’가 돼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3.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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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마케팅 서밋 2017’…테크 혁명과 마케팅

[더피알=안선혜 기자] 일본 껌 브랜드 클로렛츠(Clorets)는 인간 CD(Creative Director)와 인공지능 CD가 만든 각각의 광고를 온라인에 공개해 선호 투표를 진행했다. 창의와 기획, 전략을 요하는 커뮤니케이션 분야도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눈앞으로 다가온 인공지능(AI)의 시대, 마케터들에게 던져진 과제는 무엇일까.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지털 마케팅 서밋 2017’에서 키노트에 나선 황보현 HS애드 CCO는 “정연한 논리를 따르는 AI가 궁극에는 창의도 구현할 수 있다고 보지만, 정의 자체를 바꾸고 판을 뒤집는 창조적 통찰력은 인간에게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정답만을 찾을 때 사람이 내놓는 때론 엉뚱하고 파괴적인 오답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협업에 있어서도 AI는 ‘1+1=2’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인간의 1+1은 이따금 마이너스가 되기도, 혹은 상상 이상의 폭발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황 CCO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다보면 창의성에 있어서도 인간을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도 “세상을 이끄는 건 용감한 오답이나 질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은주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1980년대 슈퍼컴퓨터가 나왔을 때 두려움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누구나 휴대폰에 슈퍼컴퓨터를 갖고 다닌다”며 “새로운 기술 앞에 두려움이 있을 순 있지만, AI 역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공지능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 인간은 피조물에서 창조주가 되고 있다”며 “마케터들 역시 마켓데우스(시장의 신)로 진화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 아마존이 시도하는 무인 매장 등 마켓 이노베이션은 일어나고 있기에, 인구절벽 등 인류가 처한 현실 앞에서 효율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는 싸우는 능력은 없지만, 손오공에서 금고아를 씌워 제어하듯 AI에게 우리가 금고아를 씌워 자신감 있게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에 머신도 인간이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지 예측해야 한다. 마켓데우스는 결국 사람을 깊이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00달러로 쌓은 레고 세상

레고의 소셜미디어 글로벌 전략을 발제한 라스 실버바우어 레고 글로벌 수석책임도 “소셜미디어에서 최대한 이익을 얻어내려면 사람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실버바우어 수석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아닌 자기 제품 광고만 하는 식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고객을 아예 내버려두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는 텅 빈 바가 아니기에 내버려진 고객은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서 채가기 십상”이라며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습성을 기억하고 고객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고가 소셜미디어에서 추구하는 전략 역시 ‘서로 같이 구축(Building Together)’하고 ‘창작의 자부심(Pride of Creation)’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단 100달러 예산으로 시작한 캠페인에서는 레고 블록으로 조지(George)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어디에서든 조지와 함께 인증샷을 찍어 올리도록 했다. 100달러라는 전체 예산은 우승자에게 모두 투여됐다.

수천개의 사진이 SNS에 올라왔고, 고객들이 만들어낸 다양한 스토리들이 넘쳐났다. 조지는 스페인, 할리우드, 상하이 등 세계를 종횡무진했고 호주에서 캥거루에게 키스를 받기도 했다. 친구의 결혼식에 조지를 데려가 함께 결혼을 시켜주자 조지의 전 여자 친구가 등장하는 등 웃픈(웃기지만 슬픈) 스토리도 등장했다.

실버바우어 수석은 “단기적 제품 판매도 필요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브랜드를 구축하고 친밀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며 “실시간 데이터를 만들고, 고객과의 아주 가깝고 친밀한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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