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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는 진정 ‘한국의 트럼프’를 꿈꾸는가
홍준표는 진정 ‘한국의 트럼프’를 꿈꾸는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7.04.0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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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강함으로 위장한 무례의 정치적 노림수

[더피알=강미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또다시 역대급 인터뷰 영상을 낳았다. 이번엔 JTBC 뉴스룸에서다. 홍 후보는 마치 앵커와 사담(私談)을 나누듯 ‘아무말잔치’를 이어갔다. 

‘홍럼프(홍준표+트럼프)’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였겠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꾀하는 연예인을 떠올리게 했다.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 화상 인터뷰 중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방송화면 캡처

홍 후보는 4일 JTBC 뉴스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손석희 앵커에 대한 딴지로 질문의 핵심을 피해갔다.

“본인(김진태 의원)이 친박 아니라고 해도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가지 양태가 친박이라면 사람들은 친박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거 오랜만에 만나가지고 좋은 얘기 하지 뭘 자꾸 따져사요. 그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으세요.”

계속되는 불편한 얘기에 홍 후보는 삿대질과 함께 반말까지 섞어가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김진태 의원이 친박이 아니라는 홍 후보의 주장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께 맡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자꾸 말씀하시니까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거 봐, 보고 이야기하잖아. 보지 말고 이야길 하지, 해야죠. 그냥 작가가 써준 거 말고 편하게 얘기합시다. 오랜만에 만났잖아요. 그쵸?”

‘자격 시비’가 나오자 앵커를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현재 홍 후보는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무자격 후보라고 유승민 후보가 몇 번씩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론을 말씀하지 않으시면…”

“이 방송 이외에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잘못 알고 있다, 그 이야기를 한 적이 있죠. 지금 손 박사(손석희 앵커)도 아마 재판 중일걸요? 그렇죠? 손 박사도 재판 중인데 거꾸로 방송하면 되냐 내가 이래 물을 때 어떻게 이야기하시겠습니까. 그래 얘기하면 안되죠.”

홍 후보의 이같은 막무가내 화법은 한 달 전 SBS 8시뉴스에서도 연출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김성준 앵커 역시 홍 후보의 자격 논란을 언급하다 ‘봉변’을 당했다.

“소속된 자유한국당에서 재판 문제 때문에 당원권 정지가 돼 있는 상황을 풀어야 (대선후보 선출 관련) 해결이 될 텐데, 만약에 안 풀어진다면 당을 떠날 생각이 있으세요?”

“그건 아마 정리가 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자꾸 별로 기분이 안 좋은 질문만 하는데 우리 김본부장은 박근혜 대표한테, 박근혜 대통령 비판하다가 짤렸다가 언제 들어왔죠? 언제 들어왔지? 거 지난 번에 앵커 짤렸잖아.”

심기 불편을 반말 멘트로 응수한 홍준표식 싸움의 기술은 국민이 지켜보는 방송뉴스를 ‘다방토크’로 만들어버린다. 한 당의 대통령 후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언행이다.

홍 후보는 이전부터 공개석상에서 습관적 반말과 거침없는 표현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막말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는 (그의 노림수대로) 어느 측면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꼭 닮아 있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는 트럼프의 대선 전략을 분석하는 칼럼에서 “트럼프는 대중은 논란을 사랑한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리고 논란은 공짜 홍보를 낳는다는 점을 활용, 끊임없는 이슈파이팅으로 결국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건방지고 싸움 걸기 좋아하고 지기 싫어하는 자신의 실체를 여과 없이 구축했다”며 일관된 PI(President Identity)를 성공요인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홍 후보 역시 ‘공짜 홍보’를 노리고 ‘스트롱맨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나올 이야기”조차 거부하는 계산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5분여 남짓한 인터뷰로 하루가 지나도록 포털 실검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보니 홍 후보의 전략은 일견 성공한 듯도 하다.

하지만 강함으로 위장한 무례는 대화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이다. 할말 한다면서 막말하는 홍 후보의 스타일이 가뜩이나 부끄러운 ‘셰임(shame)보수’의 낯을 더 뜨겁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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