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보단 진심으로 승부
논리보단 진심으로 승부
  • 주정환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04.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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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PT, 이렇게 성공했다]에델만코리아

PR회사들의 PT 경쟁은 가히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경쟁 PT는 그야말로 냉정한 승부세계다. PR회사마다 최고의 정예 인력들을 전진 배치시켜 노하우와 열정을 단 하나의 목표에 쏟아 붇는다. 이에은 업체 간 첨예한 경쟁 상황 속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또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삼기 위해 ‘홍보 PT, 이렇게 성공했다’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첫번째 PT 성공사례로 최근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PR 대행 프로젝트를 수주한 에델만코리아의 PT 성공 노하우를 소개한다.

통계의 꽃으로 불리는 ‘인구주택 총조사’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가 오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실시된다.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 동원되는 인력은 11만9000명(공무원 6000명, 조사요원 11만3000명)으로 우리나라 영토 내에 상주하는 모든 내 외국인과 주택을 모두 조사한다. 총 소요예산은 1808억원.

특히 이번 조사에는 인터넷조사 비중을 30%(560만 가구)까지 늘려 E센서스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인구총조사와 주택총조사는 각각 1925년, 1960년 시작한 이래 5년마다 조사, 통계를 해 왔다. 올해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가 오프라인을 통한 조사로는 마지막으로 실시된다.
 


“조사원들에게 미디어트레이닝 시킬 것”

지난 4월 6일 통계청에서 인구주택총조사 광고와 PR을 대행할 업체를 선정하는 PT가 열렸다. 입찰 예산 규모는 약 100억원.

제일기획과 프레임, 이노션과 인컴브로더, 대홍기획과 KPR 그리고 SK M&C와 에델만코리아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해 뜨거운 수주전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고업체와 PR대행사가 컨소시엄한 통계청 입찰에서 PT 경쟁의 최종 승자는 SK M&C와 에델만코리아. 에델만코리아는 이번 통계청 입찰 수주로 4월 말부터 올 12월 말까지 인구주택총조사 홍보를 전담 진행한다.

“가정과 주택을 가진 전국민을 대상으로 PR 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또 총 조사원이 10만명이 넘는 만큼 진행과정에서 예기치 못할 상황들도 발생할 수 있구요. 지난 2005년 조사 결과를 보면 국가 정책 입안의 기본이 되는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작업에 조사관련 기사 중 12%가 부정적인 기사였습니다. 나쁜 일을 수행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이번 PT 수주전에서 승자가 된 에델만코리아 박기환 이사의 소감이다.
박 이사는 PT 과정에서 지난 조사 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사원 파트장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을 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한다. 한국체육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한 만능 스포츠맨으로 남다른 열정과 성실함으로 무장한 그는 에델만코리아로 부임한 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이전에 몸담았던 PR대행사에서도 경쟁 PT에 참여해 5연승까지 챙긴 승부사다. 에델만에서만도 벌써 2연승이다.
 


제안서 20, 질의응답 30, PT 50

이번 PT에서 성공 확률은 1/4. 만만치 않은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에델만코리아가 PT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마음을 비우고 했습니다. 공공 비즈니스 영역에서 PT는 제안서를 잘 쓴다고만 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또 PR 부분만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요. 갑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사전 조사하고 아이디어도 100여개씩 내고 또 자체적으로 엄선해 압축시키고 하는 과정 속에서 경쟁력이 생긴 거죠.”

경쟁 PT는 그야말로 냉정한 승부세계다. PT 준비를 위한 작업 도중 어려운 일들이 속출하지만 많은 PR인들이 한 목소리로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은 바로 제안서 작업. 특히 경쟁 PR회사와 제안서로 힘을 겨루는 경쟁 PT는 PR회사 직원들의 피를 말리는 작업이다.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벌이는 스포츠 경기와도 같다.

박 이사는 경쟁 PT의 세계는 올림픽보다 더 냉정하다고 말한다. 최선을 다한 과정이나 노력에 대해 동정이나 격려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끔은 휴일도 반납하고 제안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노고에 대한 보답은 이기는 것 밖에는 없다. 즉 제안서는 그것이 설득되고 경쟁 회사를 이길 때만이 의미와 보람이 있고 이긴 뒤에야 제안서의 매력과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통계청 PT 경쟁에서 에델만코리아의 승부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프리젠테이션을 잘 해야 합니다. PT란 아나운서처럼 매끄럽게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시간 안에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제안서를 잘 작성했다고 해도 PT를 잘못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제안서는 당연히 잘해야 하는 기본인 셈이죠.” 박 이사는 PT에서 제안서의 중요성이 50% 그리고 제안서 작성이 20%, 그리고 질의응답을 30%로 꼽는다.

“프리젠테이션 제안서의 핵심은 바로 언행일치 입니다. 심사위원들은 프리젠터가 제시하는 제안이 실제로 잘 수행할 수 있을까 마음 속으로 냉정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언행일치는 신뢰감이 쌓여야 합니다. 그것도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말이죠. 그 짧은 순간에 신뢰감을 쌓으려면 단 한가지 바로 진심 전달밖엔 없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는지 아닌지 또 기본적으로 열정이 있는가의 여부는 제안서를 보면 금방 아니깐 말이죠.”

박 이사의 가장 큰 장점 또한 바로 프리젠테이션 능력이다. 강력한 추진력과 신뢰 그리고 열정을 담은 그의 PT는 심사위원들에게 이해를 넘어 감동을 전달하는 힘을 가졌다. “PR만 50년 이상 하신 저명한 PR인이 PR을 한 마디로 ‘honesty’ 라고 하더군요. 진실을 알리는 것. 진심을 얘기했을 때 미디어는 분명히 반응한다는 겁니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진심입니다. 그래서 첨예한 경쟁 PT 상황에서는 논리보다 진심이 이깁니다.”
통계청 PT에서 에델만코리아가 수주를 성공 시킨 비결 중 하나도 바로 이 같은 박 이사의 ‘감동 PT’다.
 


“PR맨은 훌륭한 세일즈맨”

에델만코리아는 세계적인 PR회사 답게 교육시스템 또한 잘 갖춰져 있다. 박 이사의 에델만에 대한 자부심은 그래서 남다르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선후배의 모든 PT 정보나 자료를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R회사 중 유일하게 갑 사이트에서 전직을 선호하는 회사 중 하나라는 것. 그래서 직원들의 수준도 타 회사 보다 한 단계 높다고 그는 자부한다.

“에델만 전 임직원들은 모두 ‘에델만 유니버시티’ 강의를 듣습니다. 총 20학점인데요. 글로벌에서 미디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진행합니다.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폴이 함께 듣습니다. 과목은 PR 비즈니스의 각 요소인 협상전략, 소셜미디어 전략, 인플루언스 전략, 미디어 릴레이션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영상을 통해 강의를 진행합니다. 물론 영어로만 진행하죠.”

일에 대한 집중력과 근성이 몸에 밴 그에게 PR 에이전시 동료들에게 들려줄 조언을 물었다.
“PT는 운동과도 같습니다. 많은 대회 나가봐야 메달을 딸 수 있거든요. 그러려면 자신이 가진 클라이언트 업무에만 만족하지 말고 신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PT나 제안서를 잘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같이 작업 해 봐야 합니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든 아니든 말이죠. 그 과정 속에서 느끼고 배우는 게 정말 많기 때문입니다.”

박 이사는 과거와는 달리 결과에 욕심부리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라면 전략. 그래서 그의 승률 목표도 50%로 대폭 낮췄단다.

“PR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훌륭한 PR맨은 훌륭한 세일즈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도 통계청이 원하는 기사가 나올 수 있도록 영업맨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뛸 겁니다. 광고가 깊은 고민 속에서 나오는 영감이라면 PR은 마라톤입니다. PR은 마라톤처럼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마무리될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하는 작업이지요.”

 

박기환 이사 약력

에델만코리아 이사
IPR 이사
KPR 차장
JAVEZZ, 다이렉트 마케팅 디렉터
칼슨 마케팅 그룹 Relationship marketing 시니어 컨설턴트
adidas Korea 브랜드 PR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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