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뛰어넘는 ‘세로시대’ 과제
가로 뛰어넘는 ‘세로시대’ 과제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4.26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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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확보, 제작 방식, 답답함 극복해야

[더피알=이윤주 기자] 영상, 웹툰, SNS 등을 모바일로 소비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세로형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로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어플 직방은 아이폰 페이스톡 화면을 이용, 스타와 실제 화상 통화하는 느낌을 연출했다. 전체화면에 스타의 얼굴이 등장하고 전화 중이라는 아이콘이 뜬다.

또 다른 예로는 딩고뮤직의 세로라이브가 있다. 세로로 촬영한 영상에 뮤지션이 등장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주로 한 명의 뮤지션이 등장해 화면을 가득채워 몰입감이 높다. 최재윤 메이크어스 딩고스튜디오 총괄이사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동영상을 제작하고자 시도했다”며 “사이즈뿐 아니라 손에 넣고 보는 감성을 극대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로로 즐기는 웹예능도 생겨났다. ‘존잘러’는 ‘존재 자체가 잘난 스타들의 움짤 러쉬’의 줄임말로 팬들을 위한 맞춤 콘텐츠다. 캡처를 위해 자막을 최소화하고, 2~3분 동안 스타의 얼굴만 보여준다. 인조 속눈썹, 컬러렌즈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논다.

인물 얼굴이 곧 콘텐츠다보니 집중에 유리한 세로방향으로 기획했다. 모모콘 관계자는 “풍경화는 가로이고 초상화는 세로인 것처럼 인물 특성을 드러내는 데는 세로가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임 따라 콘텐츠 변신

세로 콘텐츠 제작에서 주의점은 적절한 콘텐츠 게재 플랫폼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이를 제대로 지원하는 인터페이스가 갖춰있지 않으면 의도했던 대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신현일 원스토어 브랜드매니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콘셉트가 세로라면 콘텐츠를 받아줄 수 있는 플랫폼이 뒷받침돼야 전달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세로시대를 연 플랫폼은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과 동영상SNS 페리스코프다. 이들은 스마트폰 최적화에 집중했고 세로영상을 기본 값으로 지원해오고 있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는 “수직적으로 생각하라(Think vertically)”는 말로 일찌감치 세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 스냅챗 홈페이지

이후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줄줄이 세로형 콘텐츠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세로영상을 시청할 때 탭해서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게 했으며, 그로부터 한 달 뒤 인스타그램 역시 ‘스토리 광고’를 도입했다. 기존 화면을 가득 채우던 스토리 기능에 광고를 덧입혀 이용자 몰입도를 높인 것이다.

다만 가로에서 세로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가장 큰 장벽은 ‘세로보기’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가로에 길들여진 사용자 중에는 세로 콘텐츠를 봤을 때 답답함과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제작방식과 다르다는 것 역시 걸림돌이다. 박성기 커뮤니케이션 에반젤리스트는 “미디어 소비환경이 TV와 컴퓨터 중심에서 모바일로 변화하면서 전용 영상을 제작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애초에 영상 촬영 전, 세로나 1:1 프레임을 맞춰놓거나 촬영된 장면 중 필요한 부분만을 끌어서 에디팅하는 작업을 추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PC와 모바일버전을 다르게 가져가려면 재가공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제작비가 올라간다. 또 세로 콘텐츠가 모바일에서만 쓰이는 것도 한계다. 몇몇 세로형식의 특수한 디바이스를 제외하면 적용할 수 있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가로 콘텐츠가 여전히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바일 화면이 지금과 같은 모양인 이상, 세로 콘텐츠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가로와 세로 프레임에 적합한 맞춤 콘텐츠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만들고 노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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