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계 워킹맘은 안녕하십니까
홍보계 워킹맘은 안녕하십니까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5.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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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우스-에이전시 원더우먼 스토리…‘사내눈치법’ 여전, 공사(公私) 분리 힘들어
 

[더피알=이윤주 기자] 강한 여자가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 엄마가 되면 강해진다고 했던가. PR분야에 몸담은 워킹맘들을 취재하는 내내 든 생각이었다.

“제가 하는 일이 커뮤니케이션인데 오히려 내 아이는 케어 못해요” “기자와 술자리 후 해롱해롱한 채 아이를 볼 수 없잖아요” “육아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디지털 감(感)이 떨어질까 겁나요” 등등 고민은 다양했고 또 현실적이었다.

10% 속 1%

A씨가 근무하는 대기업 홍보팀은 여성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출산 후 회사로 돌아온 직원은 A씨가 유일하다. 홍보업무의 특성 때문에 육아휴직 후 복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내 모든 부서에 세대갈등이 있지만 특히 홍보는 윗분들(임원)과의 생각 차가 유독 심한 것 같아요. 아직도 저녁에 기자와 술자리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홍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아이를 돌보는 엄마 입장에선 저녁 약속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무의 연장선상이지만 별도의 시간을 빼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일을 잘해도 출산을 앞둔 직원은 인사고과가 바닥이다. 그러다보니 남성에 비해 승진도 더디다”고 토로하는 A씨는 무리하게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관둔 후배도 있다고 했다. 워킹맘으로서 터프한 홍보업무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일에 있어서도 오로지 실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대기업에 근무하는 B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회사생활에서 가장 큰 허들은 ‘애 엄마는 언젠가 그만 둘 사람’으로 인식하는 거예요. 여성이란 수식어를 떼고 인정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사내 분위기가 자발적 퇴사를 불러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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