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디지털 핫이슈, 응답하라
언론계 디지털 핫이슈, 응답하라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7.05.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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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창간 7주년 77인 릴레이 인터뷰④] #저널리즘 #뉴스 #디지털_퍼스트
더피알이 창간 7주년을 맞아 77인이 참여하는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습니다. 더피알 공식 페이스북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지인을 태그(@)해 평소 궁금했던 점을 묻고 다음 사람을 지목하는 꼬리잡기식이었는데요.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들의 전문지식과 생각, 일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더피알 77인으로 지명되셨습니다 :) 요즘 미디어계에서 디지털 핫이슈는 뭔가요?

최진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중앙일보의 혁신입니다. 전통매체에게 큰 자극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디지털 아래 신문'이란 큰 방향이 뉴스조직 안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정환 좋은 저널리즘이 좋은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까? 근데 좋은 저널리즘은 뭘까?

이정환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권력을 감시 비판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게(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게) 저널리즘의 본령이라면 제 역할을 하는 언론은 필연적으로 자본 권력과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 권력에 맞서야 좋은 저널리즘이냐? 반론의 여지는 있겠지만 다른 건 다들 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기업광고는 기업의 치명적인 약점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합의를 전제로 이뤄지죠. 

기자들이 관행적으로 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지만 합의가 깨질 경우 처절한 응징으로 이어지고, 기자들 역시 애초에 기업을 감시·비판 대상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콘텐츠 환경의 변화와 시장의 작동 방식이 갈수록 좋은 저널리즘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언론은 수많은 타협과 거래를 통해 겨우 버티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생태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생존의 조건이 저널리즘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죠. 이미 뭍에 올라왔으면서도 타고 온 뗏목을 버리지 못해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고 뉴스 플랫폼도 다양해졌지만 그만큼 좋은 저널리즘에 대한 갈망은 더욱 강렬해졌습니다. 진실은 상대적이지만 권력의 반대편에 서서 진실의 본질과 실체를 드러내는 게 언론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방법이고 그게 좋은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저널리즘이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까.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좋은 저널리즘이 좋은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까? 근데 좋은 저널리즘은 뭘까?)을 한 번 더 @김성해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군요.

김성해 뉴스의 본질이 뭘까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한 번 정리를 해보고 있어요. 제가 보기엔 뉴스는 기본적으로 해방(emancipation), 참여(engagement) 및 확장(empowerment)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뉴스생태계가 기술의 발달을 통해 확장될수록 3E의 영역도 좋아지는 것 같고요. 

결국, 뉴스의 본질적 가치는 이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공동체에서 이를 수행하는 방식은 시장, 기술, 문화 및 정치 등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되어 온 것 같습니다. 19세기 이래 상업주의 모델이 정착된 것과 유럽의 경우 여전히 고급독자 중심의 모델이 공존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것 같고요.

그래서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해방, 참여, 확장’을 위한 뉴스를 어떻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소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만약 상업주의 모델로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교육이나 공중보건, 상수도 등에 적용하는 것처럼 '공적부조' 모델을 적극 검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보는 거죠. 

교육과 공중보건 등 대부분의 영역이 실제 '민영과 공영' 또는 '공익적 서비스'와 '민간 서비스'로 구분되어 경쟁하고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장기적으로 좋은 저널리즘이 괜찮은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조건부 예스'입니다. 현재와 같은 '정크뉴스'에 대한 취향이 지속된다면 양질의 저널리즘이 상업적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적죠. 국제뉴스, 경제뉴스, 탐사뉴스 등에 소요되는 인적자산과 금융비용을 충당해 줄 수 있는 '수익모델'은 한국에서는 힘들어 보이니까요. 

결국 해답은 고급독자를 위한 ‘양극화' 된 뉴스시장을 용인하는 것인데.. 이 경우, 뉴스격차 또는 제 표현으로 뉴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과 활용권을 뜻하는 뉴스권이 훼손되는 문제가 나오겠죠. 

공동체 차원에서 양질의 뉴스에 대한 '공적지원'을 보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그나마 가능한 해법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립고등학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과 같은 국민 인식의 전환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대안적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뉴스'를 교육이나 의료와 같은 '공익서비스' 차원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심영섭 박사님은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

심영섭 어려운 질문입니다. 뉴스는 이미 공익서비스인 듯합니다. 다만 경영은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하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문제에 봉착해 공공의 지원이 증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는 듯합니다.

마치 사립유치원이나 사립초중고, 사립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양의 외부효과를 위한 지원대상이 되듯, 신문도 동일한 지원을 하자는 얘기라고 생각해요. 현재도 언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지원은 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은 듯합니다.

다만 교육부가 사립학교에 대한 재원지원을 이유로 끊임없이 교육행정과 교육내용에 간섭하는 문제가 언론에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일 듯합니다. 그럼에도 언론을 공익서비스의 일부로 판단하여 지원할 필요는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의 조건이 필요해 보입니다. 

첫째는 지원대상은 시장에서 독점사업자가 아니면서 다양한 여론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언론사여야하고, 둘째는 자체적인 혁신과 새로운 경영전략 모색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이어야하며, 이러한 노력이 지원보다 선행되어야 할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사익을 목적으로 저널리즘을 악용하는 유사언론에 대한 시장에서의 퇴출구조가 어떻게 마련되느냐가 관건입니다. 

교육행정과 의료행정도 마찬가지지만 사익을 목적으로 공적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를 통제할 퇴출구조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정된 공공재원으로 감당할 수 없을 듯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재원이 가장 큰 문제가 되겠죠. 

재원의 안정성과 운영의 중립성, 그리고 성과에 대한 공익적 검증구조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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