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광고는 짧은 순간…옆사람을 감동시켜야”
“결국 광고는 짧은 순간…옆사람을 감동시켜야”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5.19 15: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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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주년 인터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더피알=서영길 기자] 난데없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고 물으며 나타나 “경희야 넌 먹을 때가 제일 이뻐”하고 고백하더니 요즘은 닭 튀기는 소리로 “오늘은 치킨이 땡긴다”며 유혹한다. ‘어? 풋! 꿀꺽’의 시퀀스로 혼을 쏙 뽑아놓는 그들.

내놓는 광고마다 빵빵 터지고, 크리에이티브의 진수를 보여주며 성장한 배달의민족이다. IT 스타트업계 신화를 쓰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에게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캐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먼저 광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런 치킨 광고, 떡볶이 광고 처음 봤습니다.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최근 IPTV나 영화관에 3초 정도의 짧은 광고가 많이 나오잖아요. 핫한 것 같아 여기에 광고를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많이 하는 말이 ‘제약이 창의성을 만든다’는 거예요. 단 3초에 짧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것은 일종의 제약이죠. 거기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특유의 위트도 담아야 하고요. 그러다 보니 굉장히 원초적이고 본능에 호소하는 광고가 나오게 됐어요.

또 기존 시즐(sizzle·소리로 소구하는 광고기법)광고와의 차별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짧은 시간이니까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원샷으로 화질과 음질을 최대로 높여 시청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영상에 우리만의 정서를 담아 ‘오늘은 치킨이 땡긴다’는 카피를 넣은 게 성공적이었죠. 더피알에서도 기사로 소개해 주시기도 했죠? 잘 봤습니다.(웃음)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런 배민스러운 광고에 대한 대표님의 전략이나 접근법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습니다.

배민의 광고 아이디어는 다 해보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다양하고 많아요. 그래서 일단 광고가 만들어지면 현장에 내놓고 반응이 좋으면 늘리고 아니면 곧바로 빼는 식의 민첩함으로 승부를 합니다.(웃음) 다른 기업들을 보면 분기·반기·연간 단위로 대대적 캠페인을 기획하고, 효과가 있든 없든 일단 계획됐으니까 집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저희는 짧게는 주 단위로 호흡을 가져가면서 기민하게 움직이는 일종의 게릴라 방식을 꾀하고 있어요.

초창기엔 B급이나 키치 정서에 주목하셨던 것 같은데, 당시와 비교해 지금은 어떤가요? 빅모델이 사라졌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류승룡씨 광고는 서비스를 론칭하며 브랜드를 알리고 시장 우위를 다져야 하는 시기에 적합하게 만들었던 거고요. 이후 브랜드가 발전해가면서 여러 변화를 주고 있고, 브랜드도 일관성을 지키며 고객들에게 지겹지 않게 하려는 과정 중에 있어요. 무엇보다 배민 브랜드는 그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하는데서 그 힘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변화 없이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순 없죠. 저희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벌써 7년차를 맞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 잘 구축해 온 브랜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어요.

벌써부터 다음 광고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비밀이겠죠?

현재로서는 다음 광고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지는 않아요. 당분간 ‘오늘은 OO이 땡긴다’ 시리즈를 유지할 예정이에요. 말씀드린 것처럼 반응이 시들해지면 또 곧바로 빼고 다음 것 가야죠.(웃음) 물론 브랜딩 측면에서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B급 문화, 키치 정서는 지속적으로 깔고 갈 생각입니다. 다만 고객이 지겨워하면 안 되니까 계속해서 변화를 따라잡고 교감하면서 변형을 줄 예정이에요.

배민 특유의 브랜딩이나 마케팅, 광고를 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전략은 뭔가요.

지금까지 구축해 온 저희만의 색깔 즉, ‘배민다움’을 유지하는 거예요. 사업 초창기부터 배민 사용자가 어떤 분들인지 확실히 인지하고, 이들의 감성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왔어요. 그것이 지금의 배민 브랜드를 구축하게 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배달음식 주문은 회사에서나 대학에서나 막내들이 하게 되잖아요? 그 관점에서 20~30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고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B급 문화로 브랜드 정체성이 만들어졌어요. 개인적으로 키치적인 B급 문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김봉진 대표 기존 사원증(왼쪽)과 황비홍 몸에 김 대표 얼굴을 합성한 ‘5주년 근속 기념’ 사원증. 우아한형제들 제공

O2O란 첨단 비즈니스를 하면서 흔한 외래어가 아닌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 같이 지극히 한국적 네이밍을 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사실 서비스명이나 회사명 둘 다 오랫동안 고심하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웃음) 단순히 스마트폰앱은 구글스토어나 앱스토어에 올려야 했기 때문에 일단 여섯 글자 이하의 입에 딱 붙는 편한 한글명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배달의민족의 경우 창업한 분들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가볍게 던지다 ‘이거다!’ 싶은 걸로 순식간에 결정한 케이스에요. 배달음식 하면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직관적이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배달민족이란 말이 우리 겨레를 지칭해 중의적인 의미로 딱 와 닿은 점도 있고요.

회사명 우아한형제들도 비슷한데, 제가 ‘용감한형제’를 좋아했어요. 패러디 차원에서 차용한 거죠.(웃음) 저희가 처음에 시작할 땐 사업 같은 거창한 게 아니고 ‘재밌게 같이 해보자’하는 접근이었기 때문에 팀명 같은 측면이 컸어요. 그러다 투자를 받고 회사를 설립하면서 일이 커진 거죠. 지금도 회사명은 만족스럽습니다.

경영자로서 요즘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어떤 건가요.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푸드테크 산업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이쪽 업계가 2010년 배달앱이 등장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은 저희들만의 영역처럼 여겨졌어요. 하지만 이젠 대형 포털 등도 이 영역에 진출하는 상황이잖아요?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핵심이 기술이라고 봐요. 최근에 회사 내부 구성원들과도 ‘미래와 경쟁하라’는 주제로 몇 주에 걸쳐 토론을 하기도 했고요.

그럼 최근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100억원 투자를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인가요.

맞아요. 방금 언급한 미래와 경쟁 차원에서의 투자입니다. 벌써 저희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이름도 붙였습니다. ‘배민 데이빗’이라고. 이 이름도 역시 하룻밤 사이에 지었죠.(웃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 영화 ‘A.I.’에서 따왔어요. 배달앱 업계로는 최초로 자체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통해 챗봇, 자연어 인식 같은 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기 위한 작업인데요.

이름은 단숨에 지었지만 고민은 오랫동안 해 왔어요. 이 프로젝트는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음식 주문과 관련된 수만 가지 우리말 표현을 익히도록 해서 이용자들이 더 쉽고 편한 방식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거예요. 사실 거대 기업들이 이미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규모 면에서는 상대가 안 될지 모르죠. 하지만 음식 분야에서 만큼은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공지능은 결국 데이터 싸움이 될 텐데, 저희에게는 음식 주문 관련해 이미 상당 기간 축적된 데이터가 있으니까요. 저희가 이 분야에서 나름의 실력이 갖춰지면 자체로 운영하거나, 경우에 따라 타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 4월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도 업계 이슈였습니다.

그 부분은 꼭 인공지능 분야에만 국한된 건 아니고요. 저희가 작은 혁신을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큰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 왔잖아요. 그런 면에서 김상헌 대표님이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저희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배민문방구 진열대(사진 위)와 사무실 벽면에 적혀있는 문구들.

이쯤에서 넘치는 똘끼(?)와 강한 드립력으로 무장한 배민 직원들을 안여쭤 볼 수 없겠는데요.

저는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사람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찌 보면 소소하더라도 자기만의 톡톡 튀는 개성, 매력을 가진 사람이요. 이런 분들이 저희 배민다움과 핏(fit)이 맞거든요. 반면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거나 배려와 협동성이 부족하면 곤란해요. 개성을 가졌다는 것과 타인을 배려하며 생활한다는 게 배치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경영 석학 피터 드러커가 한 말처럼 ‘회사는 평범한 사람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이라는 데 동감합니다. 뛰어난 한 사람의 스타보다 여럿이 이뤄내는 팀워크를 중시해요. 능력이 어느 수준 이상이면 성실한 사람이, 재능이 많은 사람보다는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 더 중요하죠.

직원들 중 최근 ‘아주 칭찬해~’ 하셨던 분이 있다면.

제가 개인 칭찬은 잘 안 해요. 성인이라면 누군가의 칭찬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에게 “성인이 됐다면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고 얘기해요.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스스로 책임지는 훈련, 그게 중요하죠.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그 고래는 결국 ‘훈련이 잘된 고래’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잘 조련된 고래의 삶을 살 것이냐, 자기 삶을 주도하는 조련사의 삶을 살 것이냐의 문제인 거죠.

물론 마음으로 항상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있어요. 자신을 좀 희생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원이 제일 고맙고 예뻐요. 그들은 그 존재감이 공기(분위기)로 느껴져요. 그래도 칭찬은 잘 안 해 줍니다.(웃음)

명함의 이름 앞에 따라붙은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도 재미있네요.

지적자본론이라는 책이 있어요. ‘디자인은 이제 부가 가치가 아니라 본질적 가치가 됐다’는 것이 핵심 내용 중 하나에요. 이미 만들어진 것을 더 보기 좋게 하는 게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에 신경 써야 한다는 거죠. 저는 우아한형제들을 이끌면서 디자이너로서 저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넣게 됐고요. ‘디자인하는 경영자’가 아닌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것이 중요해요. 이게 저에겐 제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김봉진 대표는...
2011~현재 (주)우아한형제들 대표, 2008~2010 nhn(현 네이버) 디자이너, 2003~2005 네오위즈 디자이너, 2002~2003 이모션 디자이너

젊은 감성과 새로운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특별한 건 없고요, 일단 TV 예능 프로를 많이 봐요.(웃음) 다른 한편으로는 회사 안에서 직원들과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어울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을 갖는 저만의 오래된 방식이 있는데, 어떤 일을 할 때 정의하기부터 시작하는 습관이에요. 처음에 사전적 의미찾기, 다음엔 자기만의 해석내리기, 그리고 반대말을 통해 그 말의 깊은 뜻 헤아리기. 이런 3단계 사고방식을 거치며 생각을 가다듬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사안을 볼 수 있는 지평이 열리죠. 낯설게 바라보고, 나만의 의미 부여도 해보고, 또 뒤집어서 생각해보고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배민다운 브랜딩에 성공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디즈니, 레고, 앱솔루트 보드카, 애플과 같은 브랜드를 좋아해요. 공통점은 오랫동안 일관되게 자기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온 브랜드라는 점이죠. 어떤 브랜드를 마주하거나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유의 색깔이 명확하게 연상되는… 좋은 브랜드를 보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적 측면들 말고도 ‘재미있다’ ‘스마트하다’ 등의 형용사가 붙는 거죠.

이 브랜드들의 또 다른 특징이 해당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회사에 입사를 한다는 점이에요. 저희 우아한형제들도 배달의민족 브랜드나 코드가 좋아 여기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준비해 들어오는 분들이 적지 않아요. 이러면 ‘인터널 브랜딩’ ‘인터널 마케팅’ 측면에서도 큰 강점을 갖는 회사가 되는 거죠.

앱 서비스 외에도 다방면에서 배민다움으로 유명한데요, 제품과 딱 맞아떨어지는 카피나 서체개발, 신춘문예 등이 대표적이죠. 왜 이런 일들을 하는 건가요.

저희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체가 그런데요, 지금은 배민 아이덴티티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요소가 됐어요. 실제로 한나체, 주아체 등이 사회 각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고요. 제가 달성하고 싶은 것은 배민이 무엇을 만들거나 어떤 이벤트를 벌이든 저희 로고 없이도 배민임을 알 수 있는 ‘배민다움’을 완성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랜드도 사실 ‘페르소나’, 즉 인격체가 되어야 하는데 저희는 ‘막내’들이 좋아하는 페르소나가 되고 싶었고, 그분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거죠. ▷관련기사 바로가기

우아한형제들에서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한나체.

배민 스타일을 통해 업계에서는 드물게 팬클럽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자랑 타임 드리겠습니다.

제가 외부에서 고객들을 만나면 일반적으로 ‘서비스 잘 사용하고 있어요’ 같은 말을 들어야 하잖아요. 근데 신기하게도 ‘어머, 저 배민 팬이에요’라는 말을 많이 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팬클럽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지난해 몇몇 분들이 ‘배짱이’라는 팬클럽을 만들어 주셨어요. 배짱이는 ‘배민을 짱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뜻이에요.(웃음) 순수한 마음으로만 뭉친 개성 가득하고 열정 넘치는 분들이죠. 사실 기업이 소위 ‘애플빠’ 같은 팬덤까지 생겨나는 경우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배짱이 분들께 더 감사해요. ▷관련기사 바로가기

브랜드도 팬덤이 필요한 시대인데 어떻게 팬 관리를 해야 할까요.

특별히 재밌거나 의미 있거나 소속감을 느낄만한 요소가 없으면 팬덤은 좀처럼 생겨나지도, 움직이지도 않잖아요? 어떤 회사들을 보면 마케팅 이벤트를 하며 ‘이번 기회에 꼭 우리 회사를 알려야겠다’라고 진지하게 접근해요. 그러면 오히려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저희는 좀 더 가볍게 접근하는 편이에요. 결국 브랜드가 추구해야 할 마지막은 ‘러브마크’라고들 하잖아요. 고객들은 처음에는 기능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지만, 그런 것들이 고도화될수록 이성보다 감성으로 선택하게 되거든요. 조금 더 감성에 호소되는 브랜드, 그래서 고객과 사랑에 빠지고 결국은 열렬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 그게 모든 브랜드가 원하는 바가 아닐까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각광받는 지금, 경쟁력 있는 마케터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가 궁금합니다.

광고의 목적에는 사업상 전략적 방향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경우도 있고, 긴 호흡으로 소비자와 교감하며 페르소나를 형성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너무 분석적으로만 가다 보면 이런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는 감성을 놓칠 수 있어요.

결국 광고는 짧은 순간입니다. 이성적 판단이 배제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공감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숫자나 데이터 보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 또 나에게 소중한 이들을 어떻게 감동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감성적 측면의 광고도 잘 하는 것 같고요. 저는 마케터가 데이터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감성에 대한 야성’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내 트랙회의실.

최근 새 사무실로 입주하며 공간 디자인에도 특히 공을 들이신 것 같습니다.

클래식한 공간에 들어서면 괜히 근엄해야 할 것 같고 옷매무새도 한 번 가다듬게 되고, 반대로 캐주얼한 카페에 가면 앉은 자세도 편해지고 말도 더 자유롭게 하게 되잖아요. 의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공간이 주는 무의식적 반응이죠. 사실 그 사람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데, 장소에 따라 마음가짐이나 행동방식이 지배를 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공간을 창의적으로 만들면 구성원의 창의성도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새 사무실은 창문너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이 내려다 보여요. 이런 점에 착안해 혁신적인 스포츠 선수들을 모티브 삼아 각 층을 테마가 있게 디자인했어요. 저희 구성원들이 스타트업 정신을 잃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의 영감을 받도록!

올해, 또 앞으로 배민의 방향성은?

올해 모토가 ‘비욘드 치킨(Beyond Chicken)’이에요. 배달음식 하면 짜장면, 치킨, 피자, 족발 등을 주로 생각하는데, 배달음식이 성행하는 지역들을 보면 다양하고 고급스런 음식 또한 즐기고 싶어 하는 니즈가 많아요. 저희 외식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모바일 반찬가게 배민프레시와 같은 서비스로 음식을 더욱 고급화·다양화 하고, 이를 통해 음식 시장 규모 자체를 더 키우는 것이 목표에요. 그 과정에서 업계를 계속해서 리드하는 것도 배민의 올해 방향입니다.

마지막으로 창간 7주년을 맞은 더피알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더피알은 일반인 독자들은 물론 홍보나 광고, 마케팅 업계 종사자들에게 실무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매체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현장의 생생하고 다양한 정보와 조언 많이 부탁드리고요, 저희도 힘껏 응원할게요. 창간 7주년 많이 많이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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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이2기 2017-05-22 18:28:02
역시~~봉대장님~^^
저는 배짱이이며 잠실에서 족발집을 하고 있는데요~
저도 배민에 입사하고싶어욧~~~ 자영업1호 현장 모니터링요원으로 취업 시켜주세요~~아직 그런 실무적 그리고 창의적인 직원이없자나요~!? 현장의 생생한 정보통이 되고싶습니닷~^^(진심)
오늘은 족발이 땡긴달~~~~ㅋㅋㅋㅋㅋ